월드IT쇼 줄여서 WIS는 국내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IT전시회입니다. 봄에는 WIS가 있고 가을에는 한국전자전이 있습니다. 두 전시회가 봄, 가을에 개최되어서 IT 트렌드를 봄, 가을에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 전시회가 줄어들고 두 전시회 모두 2010년 경 스마트폰이 몰고 온 IT 강풍이 잦아들자 참가하는 업체도 줄고 기존 업체도 전시규모를 꾸준히 줄였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월드IT쇼가 아닌 동네IT쇼라는 비판적 시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전시회로 대체하다가 2021년 올해는 철저한 방역 하에 전시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신 IT 트랜드를 볼 수 있었고 신기한 기술, 신기한 제품 체험을 꽤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전시회였습니다. IT 최신 트렌드에 목이 말랐는데 갈증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4월 21일 ~ 4월 2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월드IT쇼
현재 코엑스에서는 월드IT쇼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사전예약을 해서 전 바로 입장이 기능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사전등록자도 일일이 이름 확인해서 입장했는데 이제는 카톡으로 온 입장권 QR코드만 대면 바로 입장권이 출력됩니다. 입구에서 체온 체크 및 비닐장갑을 제공하더군요.
평일에 시작해서 평일인 오늘 끝나기에 많은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꽤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코로나 이전보다는 적고 동시 입장객을 3천 명 내외로 제한하기에 적을 수 있지만 이게 오히려 쾌적한 관람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전시공간은 코엑스 1층과 3층 양쪽에서 다 합니다. 1층은 중소기업들 3층은 대기업 위주의 전시공간이 있었습니다.
비대면 주문, 로봇 서비스가 눈에 확 들어오다
2021년 월드IT쇼를 쭉 둘러보니 3D 프린터, 드론 같이 2015년 전후로 붐이 일었지만 훅 꺼진 3D 프린터 업체가 딱 1곳 봤고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2010년대는 3D 시대라고 할 정도로 3D TV, 3D 프린터 같은 3D 관련 기술이 많았지만 지금은 싹 사라졌습니다. 그게 바로 실용성 없는 기술의 한계입니다.
반면 비대면 시대에 실용성이 바로 증명받은 키오스크나 비대면 주문 서비스가 엄청 늘었습니다. 저도 집 근처 무인 카페아 무인 편의점 이용하면서 굳이 사람 필요 없겠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인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상품 판매가 점점 가능하다는 걸 많은 곳에서 증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도둑이 집어가면 바로 잡아낼 수는 없죠. 그러나 CCTV 강국답게 훔치면 여러 곳에 설치된 CCTV로 적발됩니다.
키오스크 주문과 간편 주문 서비스 업체들이 엄청 많이 보이더라고요.
무인 카페에서 사용하는 전동 커피 머신도 많이 보이고 무인 가판대도 눈에 들어오네요.
그러나 키오스크는 중노년층에게는 거북스러운 서비스입니다. 일단 키오스트 터치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롯데리아에 오랜만에 갔는데 나름 IT 마니아지만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거리게 됩니다. 일단 글씨가 너무 작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뒤에 사람이라도 서 있어봐요. 머뭇거리다 화가 나고 그냥 나와 버리게 됩니다.
이런 모습을 해결하려는 업체도 보였습니다. 이 업체는 일단 UI가 크고 음성 주문도 가능합니다. 기존 키오스크 UI를 20,30대가 만드는지 UI도 어렵고 무엇보다 음성 안내가 너무 떨어집니다. 음식 선택을 하고 그다음 버튼을 눌러야 화면이 넘어가는데 하단에 다음 버튼이 있을 뿐 깜박거리지도 않고 음성 안내도 없어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보이네요.
기존 냉장고 같은 무인 판매 냉장고도 있는데 기존 냉장고에 부착하는 시스템은 아니고 이 냉장고를 사야 하더라고요. 제품 선택하고 카드 결제하면 문이 열리는데 1개만 결제하고 2개를 집어가거나 다른 제품 집어가면 어떻게 막냐고 물으니 막을 순 없고 정산할 때 물건이 비거나 안 맞으면 CCTV 돌려서 찾아야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카드 사용자에게 연락이 가겠죠. CCTV가 모든 것을 감시함을 넘어서 증거로 남기니 나쁜 생각은 접어둬야 합니다.
2021 월드IT쇼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기술은 (주)일루베이션의 돼지 측정 기술이었습니다.
이 태블릿 같이 생긴 걸로 돼지를 찍으면 돼지 무게를 측정합니다. 이게 가능한 건 비슷한 크기의 돼지의 크기와 무게를 담은 데이터를 가지고 기계학습을 시킵니다. 그리고 이 정도 크기의 돼지는 이 정도 무게라고 태블릿 같은 기기에 무게가 뜹니다. 실제 무게와 95%에 가깝다고 하더라고요. 이는 돼지 데이터가 쌓이면 더 높아질 겁니다.
이게 왜 필요한가 물어보니 돼지를 출하할 때 저울에 올리려면 3명 이상의 사람이 돼지를 저울 위로 올라가게 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많이 든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걸로 찍으면 바로 돼지 무게를 알 수 있고 1명이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고 하는데 부디 널리 멀리 퍼져서 전 세계 양돈농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지금은 돼지 데이터만 있지만 소도 측정이 가능한 기술이라고 하네요. 지금 실제로 돼지 양돈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기술입니다.
일락이라는 스마트 화분 센서 '식물 이야기'도 흥미로운 제품이었습니다. 요즘 베란다에 작은 정원을 꾸며 놓았는데 식물이 생각보다 키우기 쉽지 않더라고요. 물만 주면 자랄 줄 알았는데 식물 죽이는 이유 1위가 물을 너무 많이 줘서 뿌리가 섞어서 죽는 과습입니다. 문제는 과습과 물 부족 때 나오는 현상이 비슷할 경우가 많아서 물이 부족한 건지 넘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식물마다 물량과 주기도 다르고요.
'식물 이야기'는 화분에 꽂으면 일조량, 온도, 수분, 염류농도를 측정해서 식물에 적당한 흙 상태인지 스마트폰으로 알려줍니다. 식물 인식은 할 수 없고 대신 600여 종의 식물 데이터에서 내가 기르는 식물을 선택하고 측정하면 그 식물의 최적의 온습도를 알려줍니다. 식물 자꾸 죽이는 분들에게 필요한 제품이네요.
1인 미디어 책상도 보이네요. 이번 WIS에서는 생각보다 유튜버 관련 제품들은 많이 안 보였습니다.
MS사의 AR을 넘어서 MR 체험기기인 홀로렌즈2 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더라고요.
월드IT쇼의 주인공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3층은 대기업 전시공간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가전업체들이 출전을 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가 등판했습니다. 감히 말하지만 2021 월드IT쇼의 주인공은 아이오닉5였습니다.
전 평생 차를 살 생각이 없을 정도로 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서울에 살면 그냥 대중교통이 더 편리하죠. 차에 관심이 없지만 이 차는 다릅니다. 보자마자 와~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요즘 현기차들 보면 디자인 퀀덤점프를 했는지 얼핏보면 외제차로 느껴집니다. 오히려 BMW가 택시같이 느껴질 정도로 디자인들이 엄청납니다. 이 디자인 혁명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이오닉5'와 '스타리아'입니다.
아이오닉5는 현대자동차가 만든 전기차입니다. 외모는 현대자동차의 첫 자체생산 차량인 '포니'를 오마주 했다고 하는데 그 이상의 멋진 디자인이네요.
픽셀 디자인의 헤드라이트를 비롯해서 흠잡을 곳이 없는 전기차입니다.
실내 계기판하며 여러모로 봐도 미래에서 온 느낌의 차입니다. 사이드 미러도 유리가 아닌 카메라로 외부를 촬영해서 내부에서 보여줍니다.
이미 유튜브에서 충분히 봤지만 실제로 보니 천장의 썬루프는 개방감을 극대화시켜주네요.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서 이렇게 전면 보닛을 열어보면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 물건 넣고 다닐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5에 관심이 쏠리다 보니 미래의 자동차이자 궁극적으로는 절대적인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인 넥소가 찬밥 신세네요.
이통사도 참가했습니다. LG U+는 전통적으로 이런 전시회에 참가를 안 합니다. SKT와 KT가 참가를 했는데 솔직히 이통사의 기술들은 4G LTE 때가 보여줄 것이 많았지 5G는 소비자를 위한 통신망이 아닌 iOT나 자율주행차량 즉 오지도 않은 미래를 위한 기술입니다. 따라서 콘텐츠 부족으로 5G 이통망 사용하는 분들 불만이 아주 많습니다.
그나마 5G 잔치는 사라졌네요. 자기들도 5G에 대한 불만을 아나 봅니다. 대신 AI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래픽 카드 같이 생긴 SKT의 X220 칩은 AI 기계학습용 칩입니다. 응? SK하이닉스가 아닌 SKT가 하드웨어를 만든다고요? SKT는 AI 칩을 만들어서 국내외에 판매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단 생산 설비는 없고 설계만 해서 생산업체인 파운드리 업체에 맡긴다고 하네요.
흥미로운 서비스는 5GX 클라우드 게임서비스였습니다. 구글 스타디어처럼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다른 점은 SKT와 엑스박스가 손을 잡고 하는 서비스라서 엑스박스 게임을 위 사진처럼 엑스박스 콘솔 위에 모바일폰을 연결하고 엑스박스 게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화면 영상은 서버에서 실행되고 그 실행 화면 영상을 5G망을 통해서 실행합니다. 따라서 엑스박스나 무거운 게임도 스마트폰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 신박하네요.
KT는 전시회에 참가는 했지만 소개할 것이 없어서 패스하겠습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1억 6천만원 짜리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가 선보였네요. 마이크로 LED TV는 아주 작은 LED를 서브픽셀로 활용한 TV입니다. 길거리에 수 많은 전광판들 가까이서 가면 큰 LED가 박혀 있는 걸 알 수 있죠. 대형 전광판에서는 큰 LED를 사용해도 멀리서 보기에 잘 모르죠. 그러나 집에서 사용하려면 LED가 작아야 합니다.
색재현력, 밝기, 저전력 및 크기를 내가 원하는 만큼 키울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위 TV도 100장 넘는 LED 모듈을 모자이크처럼 이어 붙였습니다. 가격은 1억 6천만원이지만 구매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네요. 가격이야 대량 생산하면 내려가겠지만 경쟁 디스플레이가 많아서 대중화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올드한 기술인 그러나 최근에 백라이트 빛의 강도를 부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넣어서 뛰어난 명암비를 갖춘 LCD TV인 삼성 네오 QLED TV가 더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나 LG전자나 LCD 패널 수급을 국내회사가 아닌 중국 BOE로 납품받고 있는데 독과점 체재에 돌입하자 공급가를 크게 올려서 곤혹을 겪고 있다고 하죠.
BOE는 중국 국영 기업에 가까운 기업으로 세금으로 적자를 수년 동안 메웠는데 반도체 시장처럼 시장이 정리되고 경쟁자들이 줄자 독점 시스템에서 수익을 내고 있네요.
삼성전자보다는 LG전자가 대형 4K 빔프로젝터 TV에 열중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도 빔프로젝트 TV를 선보이고 있네요. 빔프로젝트는 강연장에서나 사용하는 걸 넘어서 요즘은 이렇게 하단에서 위로 쏘는 방식으로 협소한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화질도 좋아져서 사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물론 어두운 방에서 봐야 하는 시인성은 문제지만 대형 화면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백색 가전은 기술 발전을 할 것이 없을 정도로 고도화가 끝이 난 상태입니다. 이에 컬러 마케팅으로 판매를 돌파하려고 하고 있네요.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의 겉면의 색을 내가 원하는 색으로 바꿀 수 있는 맞춤형 가전 디자인이 비스포크입니다. 20가지 색에서 200개가 넘는 색을 고를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그램, 오브제 제품들을 주로 선보였습니다.
오브제도 색깔 마케팅을 하고 있네요. 가전도 프리미엄 가전들이 늘고 있는데 오브제 시리즈는 디자인에 보다 강점을 둔 LG 가전 브랜드입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하면서 주가가 올랐습니다. 그만큼 스마트폰 사업이 만년 적자를 기록했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스마트폰 대신 로봇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LG 클로이는 산업용 및 상업용 로봇 브랜드인데 이걸 이용해서 우리 주변에서 로봇을 공급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전제품과 달리 우리 생활 주변에서 볼 수 없어서 자주 만나긴 어렵고 경쟁업체도 많아서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안 보입니다.
대신 전기자동차나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전자기술을 이용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 법인을 만든다고 하죠. 마그나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로 전기차의 동력 전달장치인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전기차는 엔진차보다 제조가 간편합니다. 중국이 자동차 엔진 만드려고 그렇게 노력을 해도 안 되기에 그냥 전기차로 선회한 이유가 다 있습니다.
그래서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신생업체도 자동차 만들잖아요. 최근 LG전자와 마그나 합작 법인이 애플 카 생산할 수도 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네요.
최근에 열풍이 불고 있는 응답속도 빠르고 명암비 좋아서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OLED 모니터도 선보이고 있네요.
로봇 클로이 중에는 범용 로봇들이 있네요. 바리스타 로봇인데 보시면 사람의 관절 모양이라서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핸드드립 커피도 내릴 수 있습니다. 최근 바리스타 로봇이 등장해서 화제인데 이것도 보수적으로 보면 잠시 이슈가 될 뿐 로봇이 사람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커피가 단지 맛으로 먹나요? 그 카페 분위기와 사장님과의 친분 등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죠.
그럼에도 로봇이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특히 로봇 의존도가 한국은 아주 높습니다. 이미 생산공장 라인에는 많은 로봇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LG 클로이 로봇 사업을 잘 이끌어 LG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었으면 하네요. 전자 기술 뛰어난 한국. 그 최전선을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코로나 시대라서 혁신적인 신기술을 많이 볼 수는 없었지만 코로나라는 걸 감안하면 이 정도로 감격스러웠습니다. 부디 가을에 열리는 한국전자전은 예전처럼 활력 넘치는 전시장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