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는 뉴스가 떴네요. 그동안 사업을 완전 철수하느냐 매각하느냐 등등의 말들이 많았는데 핵심 기술까지 이전을 요구하는 해외업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철수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안타깝고 아쉽기만 하네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 이제 한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삼성전자만 남게 되었습니다. 2015년 팬택에 이어서 2021년 LG전자까지 스마트폰 제조 강국의 이미지가 많이 사라질 듯합니다.
팬택이 사라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불법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단통법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팬택은 누가봐도 브랜드 파워가 강하지 않은 중소기업입니다. 따라서 가성비로 승부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출시 가격은 LG전자, 삼성전자와 동일하게 나오고 몇 달 후면 버스폰이라고 해서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으로 구입 가격을 낮췄습니다. 물론, 출고가 높여서 대규모 단말기 구입 보조금을 주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지만 저렴하지만 성능은 좋은 가성비 폰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스마트폰 불법 보조금을 금지하는 단통법이 발동되자 팬택 스마트폰은 싸게 구매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럼 바로 출고가를 확 낮춰서 대비했어야 하지만 꾸준히 고가의 스마트폰을 선보였습니다. 그렇게 점점 판매량이 줄다가 팬택은 법정 관리를 받다가 사라졌습니다.
LG전자와 팬택의 공통점 초기 스마트폰에 대한 A/S의 불만
2007년 미국에서 아이폰 1세대가 출시되었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세상 사람들은 쇼킹했습니다. 정전식 터치 스크린에 스와이프로를 하고 핀치 줌으로 화면을 확대하는 혁신적인 폰이 등장하자 세상은 요동쳤습니다. 이 스마트폰 물결이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삼성전자는 전지전능 옴니아라는 윈도우 모바일폰을 냈다가 쫄딱 망합니다.
이후 삼성전자는 빠르게 구글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갤럭시S를 출시합니다.
반면 LG전자는 일반폰 시절의 영광에 취했는지 다소 기이한 폰을 출시합니다. 2011년 아이폰3가 한국에 출시하기 전인 2009년 외모는 스마트폰처럼 보이는 일반폰인 아레나폰을 출시합니다.
이 아레나폰은 스마트폰이 아닙니다. 그냥 아이콘만 밖으로 많이 빼놓은 풀터치 일반폰입니다. 형태만 스마트폰처럼 생겼지 모든 것이 일반폰이라서 좀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이게 당시의 LG전자가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곧 다가옴에도 일반폰에 집착했던 LG전자. 이런 결정을 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진입 시기를 놓친 것은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의 스마트폰에 대한 오판 때문입니다. 당시 LG전자 사장인 남용 전 부회장은 외국인 임원을 많이 기용합니다. 내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외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는 이유는 LG전자가 글로벌 가전업체로의 발돋움하려는 시도로 보여졌습니다.
매킨지는 스마트폰은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조언을 했고 이를 철석같이 믿었던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 늦게 뛰어듭니다. 이 잘못된 판단 하나로 LG전자는 10년 내내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사업을 철수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여름 첫 삼성전자 스마트폰인 갤럭시S를 출시합니다. 그리고 빅히트를 칩니다. LG전자도 2010년 옵티머스Z, 옵티머스Q, 옵티머스 원을 출시합니다. 1년에 3개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자체가 쉽지 않음에도 3개를 출시했고 3개 모두 부실한 기본기에 모두 큰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이때부터 LG전자는 기본에 대한 집중보다는 다양한 폼팩터의 실험을 합니다. 옵티머스Q 같은 경우는 블랙베리처럼 물리적 키보드를 달았던 스마트폰입니다. 그나마 스마트폰 다운 스마트폰이 옵티머스 2X로 2011년 1월에 출시되었습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초기부터 LG WING까지 UI가 그렇게 뛰어나지 못합니다. UI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그러나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은 초기 LG스마트폰들의 만듦새가 좋지 못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A/S가 많이 발생했지만 A/S가 무척 나빴습니다. 이는 팬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마트폰 제조 초기이다 보니 A/S가 많은 질 것을 예상하고 A/S에 대한 대비를 잘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일반폰과 달리 수시로 O/S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스마트폰은 후속 O/S 업데이트를 확실하게 지원해줘야 하고 2년마다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당시에는 이 부분이 무척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LG전자는 최신 O/S 업데이트를 미적 거리다 많은 비난을 받습니다. 결국은 소비자의 원성에 못 이겨 O/S 업데이트를 약속합니다.
이때 LG전자 스마트폰 이미지는 크게 나빠졌습니다.
그럼에도 빼어난 디자인의 LG G2, G3, G Pro의 호평을 받다.
LG전자 스마트폰은 많은 시행착오로 계속 적자 상태였습니다. 이에 구몬무 회장이 LG계열사를 총동원해서 만든폰이 옵티머스G입니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과 협력해서 꽤 근사한 폰이 나옵니다.
여기에 옵티머스라는 이름도 떼어버립니다. 사실 이 옵티머스라는 이름은 무척 촌스러웠습니다. 당시 인기 영화였던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에서 따온 듯한(실제로 트랜스포머의 PPL로 LG폰이 등장합니다) 옵티머스를 떼고 LG G2가 나옵니다. LG G2는 혁신적인 디자인이었습니다. 보시면 상하 베젤이 무척 얇게 나와서 갤럭시S 시리즈보다 좋았습니다.
드디어 LG전자가 자신만의 디자인 스타일을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는 LG G3에서 정점을 이루고 G Pro2까지 이어집니다.
LG G2, G3, G Pro의 인기에 힘입어서 LG전자 MC 사업부는 드디어 영업이익을 흑자를 냅니다. LG G2가 나오던 2013년 하반기에 서서히 인기를 끌어 올린 후 2014년 여름에 출시한 G3가 힘을 더해서 2014년 LG전자 MC사업부는 약 3천억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합니다. 이때 LG전자는 무척 자신감이 높았습니다.
스크레치에 강한 휘어진 G플렉스를 출시하는 등 기술력까지 겸비해서 승승장구하는 것 같았는데 LG G4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그리고 이후 영업이익을 2017년 1분기 1억을 빼고 낸 적이 없게 됩니다. 2017년 1분기 1억 도 큰 의미가 없어서 2015년 2분기부터 2021년까지 6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합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긴 어두움의 시작의 출발점 LG G4 그리고 G5가 결정타
LG G2, G3, G Pro의 큰 인기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무엇보다 디자인이 깔끔하고 아주 좋았습니다. 여기에 OLED 디스플레이의 문제점을 파고든 IPS LCD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부각한 점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LG전자가 놓친 것은 기본기였습니다. G3부터 고장이 많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LG G4는 고장이 참 많이 난 폰이었습니다.
저도 2년 동안 사용하다가 메인보드 교체를 받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G4의 메인보드 불량에 큰 화가 났습니다. LG전자는 초기에는 부정하다가 결국 리콜 결정을 내립니다. 이외에도 LG G4는 디자인에 대한 신경을 좀 더 쓰고 고도화하지 못하고 후면 가죽 커버라는 다소 엉뚱한 발상을 합니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케이스를 사용하는데 가죽 커버라뇨? 내구성에 습기에 약한 점이 있음에도 엉뚱생뚱한 스마트폰을 출시합니다.
게다가 잦은 고장과 전체적으로 제품 완성도가 문제가 많았습니다. 배터리는 너무 빨리 닳고 발열도 심했습니다. 겨울에는 손난로 대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뜨거움은 사용자 만족도를 크게 떨굽니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점을 알고도 산 이유는 1/1.26인치의 큰 이미지센서를 사용해서 출시 당시 국내외에서 올해의 스마트폰 카메라로 선정된 점을 높이 샀고 사진 결과물은 무척 좋았습니다.
LG G4가 출시한 2015년 2분기부터 적자가 늘어가기 시작하더니 2015년 LG MC 사업부 영업이익은 -1,196억원을 기록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시 흑자 전환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2016년 출시한 LG G5는 LG 스마트폰에 거대한 실패를 가져옵니다. 이 당시만 해도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아주 혁신적인 기능에 전 세계 IT마니아들은 열광을 했습니다.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 음악 플레이어 모듈 등등 모듈을 갈아끼면 카메라 강화폰, 음악 플레이어 강화폰 같이 스마트폰 기능을 모듈만 갈아껴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나오려면 생태계 구축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서드파티와 함께 만들어야 하죠. 그러나 LG전자가 만들겠다는 모듈마저도 나오지 않고 망합니다.
이 LG G5의 혁신은 혁신을 위한 혁신으로 기술과시적인 사례로 사용할 만큼 실용성보다는 기술 과시성이 강했습니다. 이때 LG G3의 인기 비결을 분석하고 기본에 충실했다면 적자는 안 봤을 겁니다. UI도 뛰어나지 못하고 A/S는 점점 안정화되었지만 제품 불량과 짧은 배터리 사용 시간 등등 기본기가 탄탄하지 못한 상태에서 혁신만 외칩니다.
제대로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 뛰기 시작함을 넘어서 날려고 노력하다가 엎어집니다.
이런 혁신 지상주의는 일반폰인 핸드폰 시절 그러니까 호시절의 LG전자는 다양한 폼팩터, 다양하고 예쁜 디자인폰을 많이 선보였고 꽤 잘 팔렸습니다. 이렇게 디자인만 예쁘고 독특한 기능 넣으면 잘 팔린다는 관습이 박혀 버립니다. 이런 일반폰 성공 방정식을 손 안의 PC인 스마트폰에 넣으려고 하니 맞지가 않습니다. 스마트폰은 무거운 O/S가 들여가기 때문에 O/S 최적화와 UI에 큰 신경을 써야 했지만 LG전자는 꾸준하게 UI가 불편하고 아쉬웠습니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걸 귀담아 듣지 않고 우리는 이런 엄청난 하드웨어 기술이 있다는 걸 세상에 알리는 것이 목적인 폰 같았습니다.
LG G5가 내놓은 결과물은 처첨했습니다. 2016년 3분기 LG MC사업부 영업이익은 무려 -4,256억이고 2016년 전체는 1조 2천억의 적자였습니다.
LG 스마트폰 중 최고의 폰은 LG V30
LG G5의 큰 실패로 인해 대표가 바뀌는 일이 일어나고 자주 일어났습니다. 수많은 가전 신화를 만들었던 분들이 새로운 사장으로 배치되었지만 결과만 보면 다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LG전자가 제대로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는 스마트폰은 LG V30입니다. LG V30은 A.B.C.D를 강조했습니다. LG전자는 G5에 대한 시장의 쓴소리를 잘 듣고 그동안 간과했던 기본을 다시 돌아봅니다. 그리고 오디오, 배터리, 카메라, 디자인 이 4개의 기둥을 탄탄히 세웁니다.
여기에 혁신인 듀얼 카메라를 넣어서 세상에 선보입니다. LG V30은 지금까지 경험한 LG 스마트폰 중 가장 좋았습니다. 성능, 디자인 모두 꽤 좋았고 무엇보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엄청 길어서 외장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머니에게 드려서 사용할 정도로 오래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네요.
그럼에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2017년 LG MC 사업부 영업이익을 -7,242억으로 크게 줄입니다. 비운의 스마트폰이라고 할까요? LG V20, V30은 꽤 좋은데 소비자들은 LG G4, G5를 경험하고 나서 LG전자 스마트폰을 쳐다도 안 봅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서 오로지 삼성전자 스마트폰만 바라봅니다. 이 당시 경쟁하던 삼성 갤럭시S, 노트의 디자인이 워낙 뛰어나고 엣지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점도 큰 타격이었습니다. 그런대로 두 회사가 비슷하다가 삼성 갤럭시S 시리즈가 디자인의 퀀덤 점프를 해서 달아나 버렸습니다. 갤럭시S4 대일밴드 디자인일 때 잡았어야 하는데요.
이때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샀으면 좋으련만 한번 떠난 고객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변화 없는 디자인의 LG V 시리즈, V시리즈와 닮은 G시리즈 정체성을 잃다
이후 LG V40, G7, G8이 나오지만 V30의 아류라고 느껴질 정도로 큰 변화도 혁신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비슷한 디자인을 V30~V50S까지 꾸준히 이어오면서 디자인에 대한 변별력을 구현하지도 않았습니다.
계속 지적되는 UI 개선은 점점 좋아지긴 했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녔습니다. 변하지 않은 디자인도 문제였지만 LG전자는 오디오 및 영상 특화폰인 V 시리즈와 휴대성이 좋은 G시리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시리즈가 초기에는 디자인이 달랐는데 G7부터 점점 비슷해집니다. 디자인뿐 아니라 특징적인 기능도 비슷해집니다.
이렇게 자기 복제와 같은 모습과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LG V30, V40, V50을 연속적으로 사는 분들이 없고 갤럭시 시리즈, 아이폰도 디자인 변화가 크게 없기에 큰 문제점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판매량이 저조한 스마트폰이면 기본기를 바탕으로 디자인적인 변화를 시도해봤음 어땠을까 하네요.
중국 스마트폰 보세요. 디자인도 예쁘고 혁신적인 기능 그러나 실용적인 기능 탑재하면서도 가격은 중저가 대에 아주 잘 내놓고 있습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폰들이 성능에 혁신까지 갖추면서 LG전자 스마트폰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기 시작합니다.
돌아보면 LG전자가 G5의 실패 이후로 급속하게 자신감을 잃고 추락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나마 정말 잘 만든 LG V30마저도 외면 받은 건 너무 아쉽고 아쉽네요. G5 자리에 V30이 들어갔어야 했는데 무척 안타깝네요.
LG G8을 봤을때 LG전자가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고 느껴졌습니다. 기술 과시적 혁신을 선보이지 말라고 했지 혁신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닌데 혁신이 아닌 오래된 기술을 다시 꺼내 든 것을 보면서 속으로 긴 한 숨이 나왔습니다.
그러다 다시 꺼내든 혁신이 LG WING입니다. LG가 다시 혁신적인 폼펙터 제품을 선보인다고 수차례 말했고 종착지는 롤러블 폰이었습니다. 그러나 종착지에 도착하기 전에 LG 스마트폰 열차는 멈췄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LG전자 MC 사업부의 스마트폰 누적 영업적자가 무려 5조입니다.
이러다 보니 백색 가전 등에서 번 돈을 MC 사업부가 다 까먹고 있었죠. 그럼에도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왜냐하면 스마트홈의 메인 허브이자 리모컨 역할을 LG전자 스마트폰이 하니까요. 그럼에도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다는 건 누적 5조 적자에 대한 부담은 물론 스마트폰 직접 안 만들어도 기존 가전제품들이 안 팔리는 것도 아니고 스마트홈보다는 전장 그러니까 자동차 속에 들어가는 전기로 돌아가는 부품에 눈길을 돌립니다.
LG전자 스마트폰이 안 팔린 이유
정리해보면
1. 매킨지의 잘못된 컨설팅으로 스마트폰 진입이 늦었다.
2. 혁신만 추구하다 기본기를 놓치다. G4, G5가 LG스마트폰 이미지 다 버려 놓다.
3. LG V30 기본기 탄탄한 폰이 나왔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뭘 해도 안 팔리기 시작하다
4. 자신감이 떨어진 듯한 변하지 않는 디자인 V, G 시리즈의 변별성이 사라진다.
이 중에서 G4 특히 G5는 두고두고 아쉬운 제품이고 이 G5가 안 나왔다면 이렇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게다가 옵티머스 뷰 시리즈는 4 : 3 화면비로 지금은 어색할 수 있지만 SNS를 자주 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좋았던 폰입니다. 키보드가 넓어서 오타도 덜 났고요. 이런 좋은 제품은 너무 쉽게 포기한 것도 아쉽네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한국 자국폰은 삼성전자 폰 밖에 없네요. 뭐 근 미래에는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시대가 되면 한국의 중소기업이 휴대폰처럼 스마트폰을 만드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그러나 중국이 워낙 혁신, 가격, 성능, 디자인 모든 면에서 좋아서 쉽지는 않을 겁니다.
어떤 시장이나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야 합니다. LG전자 가전제품이 잘 팔리는 건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기 때문이고 서로 경쟁하면서 진화하는 공진화가 두 회사 모두 세계적인 가전회사가 됩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초기부터 경쟁이 된다고 할 수 없고 아이폰이라는 경쟁자가 있기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국내 경쟁자가 다 사라진 것도 삼성전자에게 좋지 못합니다. 이런 걸 잘 아는 삼성전자는 아이폰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가성비를 높이는 전략을 펼쳤고 그게 지금 잘 먹히고 있네요.
LG전자는 오히려 앓던 이를 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장 사업부가 큰돈을 벌고 있는 사업도 아니고 미래도 불투명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새로운 먹거리, 새로운 신사업을 잘 찾아서 또 순항하길 바랍니다. 스마트폰 사업처럼 과거의 영광에 취해서 현재 위치와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려면 고위층 인사들부터 생각을 경쾌하게 바꿨으면 합니다.
젊은 회장님이 취임했으니 보다 유연한 조직으로 새로운 사업 잘 이끌어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