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카메라가 결국 한국에서 철수했습니다. 충격적이라면 충격적이지만 예상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올림푸스는 카메라가 잘 팔리지 않습니다. 올림푸스뿐이 아니죠. 니콘도 그 잘 나가는 캐논도 예전만큼 카메라가 잘 팔리지 않습니다. 소니는 그나마 풀프레임 미러리스 판매량이 있어서 잘 방어하고 있는 듯 하지만 크게 보면 소니도 그닥 좋은 형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스마트폰 때문의 습격 때문이기도 하죠. 지금 카메라 시장에서 사라진 시장이 컴팩트 카메라 시장이고 스마트폰들이 광학 줌이나 고화소에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하이엔드 카메라나 심지어 미러리스 시장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지센서 크기 한계로 화질이나 자연스러운 아웃포커싱 등등 스마트폰이 넘보지 못하는 영역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은 계속 진화를 하고 그 속도가 빠릅니다. 반면 카메라는 진화를 하고 있지만 속도가 더딘 것이 문제이죠.
올림푸스 코리아는 2020년 6월 30일 오후 6시로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합니다. 가지고 있던 마일리지와 쿠폰도 사라집니다. 국내 사업을 종료하게 되면 A/S가 어떻게 될지 가장 궁금할 겁니다.
저도 오래전에 산 올림푸스 미러리스가 하나 있습니다. 거의 쓰지 않지만 A/S를 못 받으면 팔기도 어렵고 사려고 하지도 않을 겁니다.
[올림푸스한국] 국내 카메라 사업 종료 안내
오랫동안 올림푸스 카메라를 사랑해 주신 고객님들께 우선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동안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여러분들을 만족시키고자 노력하였으나, 한국 카메라 시장이 급격히 축소됨에 따라 아쉽게도 국내 사업 종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올림푸스한국 직영점과 이스토어의 영업이 2020년 6월 30일(화)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종료되며, 고객님께서 현재 보유하신 마일리지와 쿠폰도 2020년 6월 30일(화) 오후 6시까지만 사용 가능하오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제품 정보, AS 등에 관해 궁금하신 내용은 지금까지 와 마찬가지로 대표전화 1544-3200(1번) 및 홈페이지 1:1 게시판을 통해 문의해 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올림푸스한국은 향후 고객님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업데이트되는 소식이 있을 시 홈페이지와 SNS 채널을 통해 빠르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올림푸스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림푸스한국-
올림푸스 페이스북을 보면 이렇다 할 내용이 없네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후에도 해주겠다는 소리인지 아니면 같이 종료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방금 들려온 소식에 따르면 2026년까지 A/S를 해준다네요.
올림푸스 카메라가 한국에서 안 팔렸던 이유
올림푸스가 한국에서 철수하는 이유는 간단명료합니다. 안 팔리니까 철수하는 것이죠. 니콘도 캐논도 소니도 한국 시장에서 안 팔리면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꽤 팔립니다. 2019년 카메라 판매 순위를 보면 7위, 8위가 올림푸스 미러리스입니다. 유독 일본에서는 올림푸스 카메라가 잘 팔리더군요. 일본 소비자들은 상당히 보수적인데 미러리스 시장을 개척한 올림푸스에 대한 애정이 높은 것 같네요.
그러나 이것도 몇 년 전에는 1위였다가 7위, 8위까지 밀리게 되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도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인기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점점 인기가 떨어진 이유가 뭘까요? 그것도 간단하게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은 APS-C 사이즈 크롭 이미지센서를 사용하는 미러리스를 지나서 DSLR의 대체 카메라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캐논은 미러리스 시장에서 큰 실패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올림푸스, 삼성, 파나소닉, 소니 등등이 미러리스 시장으로 넘어가도 캐논과 니콘은 카메라 시장의 양대 산맥이라서 DSLR을 고집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미러리스가 작고 가벼움을 무기로 승승장구하면서 진화를 하자 캐논도 서서히 미러리스를 내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EOS M1, EOS M2는 큰 실패를 봅니다. 그나마 EOS M3가 쓸만하게 나왔고 EOS M50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물론 소니 미러리스가 장악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은 소니가 선두권이고 이제 막 캐논이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캐논은 올해 다양한 캐논 풀프레임 미러리스인 고성능 미러리스인 EOS R5와 보급형 모델인 EOS R6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렇게 캐논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중심축도 DSLR에서 미러리스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올림푸스는 지금까지도 마이크로 포서드 이미지센서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진은 이미지센서 크기가 사진 화질에 가장 큰 영향을 줍니다. 센서의 기본 단위인 포토다이오드 사이의 거리가 넓을수록 전기적 간섭도 적고 빛을 받아들이는 양도 많아서 노이즈가 적습니다. 또한 아웃포커싱 능력도 좋습니다.
물론 올림푸스는 기술력이 좋은 회사로 5축 손떨방을 가장 먼저 넣고 각종 편의 기능을 가장 먼저 선보인 업체이기도 합니다. 미러리스 시장도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처음으로 만든 시장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시스템만 고집하다가 시장 트렌드를 놓쳤습니다.
이렇게 올림푸스 카메라 판매량이 떨어지자 올림푸스 주주들은 의료 광학 시장만 빼고 카메라 제조업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고 한국 시장 철수를 넘어서 올림푸스 카메라가 아예 생산을 중단할지도 모릅니다. 올림푸스가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선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삼성이 이것저것 다 따져보니 카메라 사업이 큰돈을 벌지 못한다고 판단해서 이미지센서 제조업을 키운 것처럼 올림푸스도 뭘 만들어도 상위 1,2 업체만 남고 다 사라질 시장에서 살아 남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한국 시장은 고사양을 추종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큰 이미지센서를 사용한 카메라들을 좋아하고 사진 결과물이 뛰어난 사진을 좋아합니다. 스펙이 좋은 카메라를 좋아하는 구매자들이 많다 보니 이미지센서가 작은 올림푸스 카메라는 더 인기가 없었습니다. 아쉽고 아쉽네요. 메이저라고 하기 어렵지만 자신만의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많이 선보였는데요. 올림푸스 홀에서 신제품 구경도 하고 좋은 강연도 많이 들었던 일들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