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첫 선거를 체험했습니다. 20대 초반 나이가 다 그렇듯 정치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마침 문민정부가 들어서서 더더욱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수록 정치가 내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알면 알수록 정치에 관심이 많아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정치가 내 일상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뼈저리게 느끼면 느낄수록 정치에 더 관심이 많아지고 선거도 꼬박꼬박 하게 됩니다.
수많은 선거를 했습니다. 총선, 대선, 지방선거를 경험했지만 이번 선거만큼 하기 싫은 선거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사는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들 모두가 찍기 싫은 후보였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 국회의원 후보는 총 4명이 나왔습니다. 가관이라고 할 정도로 인물이 없네요. 역대 선거 중에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선거입니다. 그러나 내가 선거를 안 하면 최악의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기에 선거를 했습니다. 다른 지역은 저와 다르길 바랍니다. 여당도 야당도 제가 사는 금천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네요.
4월 10~ 11일 사전투표일
코로나 19 사태에 선거를 연기할 줄 알았지만 전쟁통에도 선거를 했다면서 그대로 밀어붙이네요. 전쟁통에 전염병이 돌았나요? 모든 것이 연기되고 있는데 선거는 그대로 진행되네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대로 진행하는 것도 좀 짜증 나긴 하네요.
4월 15일 선거를 하려다가 사람이 덜 몰리는 사전선거일에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오늘 선거를 했습니다. 몇 번의 선거를 통해서 알았지만 선거 당일날 가보면 줄이 100m 더 길 때가 많았고 선거하는데 30분 이상 걸린 적도 많았습니다. 전염병 감염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라면 사전 선거를 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오늘 했습니다.
사전선거는 4월 10~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어디에서나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있는 근처에 있는 사전 투표소에 가셔서 선거를 하시면 됩니다. 준비물은 신분증만 들고 가면 됩니다.
사전투표소는 4월 15일 당일 선거투표소와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선거 당일은 집 근처의 아파트 단지에서 선거를 할 수 있는데 사전투표소로는 운영을 안 합니다. 사전 투표소는 포털 검색창에 사전투표소를 검색하면 내가 사는 지역이나 혹은 내가 현재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사전투표소를 알려줍니다. 사전투표소를 검색한 후 현 위치를 누르면 가장 가까운 투표소를 안내해 줍니다. 제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시흥 제1동 사전투표소'네요 지도를 누르니 위치가 나옵니다. 시흥 사거리 근처네요.
엄청 긴 줄의 사전 선거 열기
헉 소리가 났습니다. 이렇게 길다니. 사전 투표가 아니라 선거 당일날 풍경 같습니다. 엄청 깁니다. 사회적 거리인 2m는 무너졌네요. 알아보니 선거 줄의 사회적 거리는 1m라고 합니다. 그런데 1m도 안 지켜지고 있네요.
빙 돌아서 약 200명 가까운 분들이 앞에 있었습니다. 한 30분 이상 걸릴 줄 알았는데 20분 만에 마쳤습니다. 생각보다 줄이 확확 줄어든요. 그 이유는 선거용지가 2개밖에 안됩니다. 지역구 의원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 용지 딱 2개라서 팍팍 찍으면 됩니다.
긴 줄 중간중간 안내해주는 분들이 있는데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고 하는 분은 없네요. 이렇게 줄이 길면 바닥에 테이프를 그어서 적절한 위치에 서거 해주지 그냥 세워놓기만 하네요. 이렇게 서 있는데 체온 측정을 하네요. 아시겠지만 이번 선거를 할 때는 체온 측정을 합니다. 그런데 전 체온 측정을 받지 않았습니다. 좀 허술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체온계는 비접촉 체온계를 사용하는 지 머리 근처에 대고 측정을 하네요.
주민센터 안에 들어가니 바닥에 테이프 줄이 있네요. 공무원 분들 고생하는 건 알겠지만 부디 제발 좀 세심하게 신경 좀 써주셨으면 합니다. 바깥까지 줄이 길어지면 이 테이프를 계속 붙여 놓으시면 되잖아요. 건물 안에만 붙이면 뭐합니까? 물론 야외는 통풍이 잘 되고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어느 정도 안심을 해도 되지만 정부에서는 꽃놀이도 하지 말고 외출도 자제하라고 하면서 정작 이렇게 줄을 다닥다닥 세우게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세심하지 못하네요. 2층 투표장까지 대기선이 1미터 간격으로 있었습니다. 2층에 올라서니 손 소독제를 뿌려주고 비닐장갑을 주네요.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하는 것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죠. 감수해야죠. 신분증을 내미니 신분증 판독기에 제 신분증을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 신분증과 제 얼굴을 대조하기 위해서 잠시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바로 확인이 되었고 정자로 싸인을 하라고 하네요. 싸인이 아닌 그냥 제 이름을 그대로 썼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분이 투표용지를 줍니다.
1개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용지 또 하나는 뱀처럼 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용지입니다. 이번 비례대표는 많은 정당들이 줄을 서서 투표용지가 아주 깁니다. 대신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로는 더불어 민주당, 미래통합당, 국가혁명배당금당 만이 참여를 했습니다. 어차피 지역구 국회의원 될 가능성이 낮은 작은 정당들은 비례대표 표로 국회의원을 만드는 것이 낫기에 지역구로는 출마를 안 했네요.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 중을 찍고 비례대표 용지는 2번 접어서 넣었습니다.
오늘 사전 투표율이 무려 12.14%네요. 내일까지 합치면 한 30% 되겠는데요. 4월 15일 긴 줄에 짜증나고 답답한 것보다 내일 쉬시면 꼭 내일 투표하세요. 참고로 팁을 드리자만 관내 유권자는 긴 줄을 서야 하지만 관외 즉 타지역 유권자는 줄을 안 서고 바로 투표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없습니다.
제 뒤에 있던 여자분은 금천구민이 아니라고 하니 그럼 엘리베이터 타고 2층 가서 바로 하라고 하네요. 따라서 긴 줄 서기 싫으시면 집 근처 다른 구나 다른 선거구에서 하시거나 외출 나갔다가 근처 사전 투표소 검색해서 그곳에서 하면 줄 안 서고도 투표할 수 있습니다. 신분증만 들고 가시면 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광명시 하안동 사전 투표소에서 투표할 걸 그랬네요. 그럼 줄 안 서고 바로 돌아왔을 텐데요.
여러모로 찍어줄 인물이 없는 최악의 선거였지만 그럼에도 최악이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투표를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