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와 푹TV의 이벤트인 푹TV 체험단으로 활동한 지 6개월이 지났고 이번 글로 마무리가 됩니다. 푹TV는 지상파 3사와 EBS, JTBC와 MBN이 함께 만든 VOD 및 N스크린 서비스입니다. 지상파 3사와 JTBC의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방영이 종료된 드라마나 방송을 다시볼 수 있는 유일한 VOD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지상파나 JTBC 방송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일드, 미드, 중드도 볼 수 있는데 일드는 꽤 많이 있습니다만 주력 서비스는 아니라서 그런지 경쟁 서비스보다는 많다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tvN과 같은 강력한 콘텐츠를 잘 만드는 채널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쉽고 아쉽습니다. 그러나 SKT의 모바일 방송 및 영화 VOD 서비스인 옥수수와 푹TV가 합병하면서 이런 아쉬움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푹TV가 좋았던 점도 많습니다. 본방사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타임머신 기능은 방송 시작 후 1시간 이전의 방송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앞 부분 10분을 놓친 드라마나 방송을 처음부터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20분이 지나면 QuickVOD가 바로 떠서 방송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놓친 방송은 편한 시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 푹TV가 설치된 TV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정액제 영화 VOD 서비스인 PLAYY 서비스와 음악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인 Bugs와 묶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 PC + TV 용 1달 사용 요금은 10,900원입니다. 가격은 싸지도 그렇다고 크게 비싸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가격에 대한 압박이 있다면 동시 이용자 수를 늘려서 사용하면 보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푹TV 설치가 가능한 사설 셋톱박스를 사용해서 PC로 보다가 푹TV가 설치된 큰 화면의 대형TV로 전환해서 보는 재미가 아주 좋았습니다. 체험단은 이번 주로 끝이 나지만 IPTV를 해지하고 푹TV로 갈아탈까 고민 중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푹TV를 보면서 좋은 방송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들을 소개합니다.
4달러 아저씨 김영철이 진행하는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여행 방송이 차고 넘칩니다. 수도꼭지처럼 틀면 나오는 여행 방송 홍수 속에서 절 혹하게 한 여행 방송이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였습니다. 매주 토요일 KBS 1TV 오후 7시에 방영하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4달러 아저씨 또는 궁예 아저씨로 유명한 배우 김영철이 안내하는 동네 소개 프로그램입니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동네 마실 프로그램이라고 할 정도로 한 지역을 뚜벅뚜벅 걸어다니면서 동네에 대한 역사와 다양한 사연을 담습니다. 그 지역의 핫플레이스부터 지역에서 유명한 사람까지 한 지역을 담는 스펙트럼이 꽤 넓고 깊습니다.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의 핵심은 그 동네에 사는 토박이들입니다. 한국처럼 동네라는 개념이 느슨한 나라도 없습니다. 특히 서울 같은 대도시는 동네라는 개념이 많이 느슨합니다. 토박이 같은 정주 인구보다 철새처럼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여행 방송들이 핫플레이스와 자극적인 요소만 가득담거나 출연자가 주인공이고 여행지는 배경이 되는 모습이 많습니다. 그래서 각종 게임을 하고 쓸데없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한 지역에서 20년 이상 오래 산 사람들을 찾아서 담습니다. 이분들이 이 지역에 처음 정착하거나 부부가 만나가 게 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지역의 깊은 맛을 우려냅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손에 주름이 잡힌 지역의 오래된 자영업자들의 손을 꼭 잡으면서 차가운 손에 온기를 담습니다. 배우 김영철의 나즈막하고 적당한 말을 적재에 하는 구수하고 마음 따뜻한 말솜씨와 함께 따뜻한 마음은 보는 시청자의 마음을 수시로 뭉클하게 합니다.
한 한식뷔페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냥 가지 않고 따뜻한 앞치마를 사서 선물해 줍니다. 나이든 배우이고 전체적인 톤이 중노년층이 많이 보는 방송일 수도 있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늙고 젊음이 없고 선함과 악함만 있습니다. 그래서 방송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선해지고 안식을 많이 느낍니다.
배우 김영철은 4달러 아저씨로 10대들도 다 압니다. 그걸 김영철도 잘 압니다. 그러나 그걸 자랑하지는 않습니다. 지나가는 꼬마들이 4달라다라고 해도 허허허 웃습니다. 한 쉐어하우스에 가서는 누구인가?라는 궁예의 유명한 대사로 20대 학생들을 자지러지게 웃게 합니다. 툭툭 던지는 말이 따뜻하고 재미 있습니다. 한 지역을 이렇게 온기 있고 따뜻하게 담는 여행 방송이 있을까요? 마치 깊게 우려낸 사골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느낌입니다.
파일럿 방송을 보고 바로 반했는데 드디어 정규 방송이 되었네요. 부디 오래 오래 방영했으면 합니다.
웃고 울리는 명품 드라마 눈이 부시게
인생 드라마라는 말을 너무 자주 사용해서 전 인생 드라마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생 드라마를 10편까지 허용한다면 전 이 드라마를 인생 드라마에 넣고 싶습니다. JTBC의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정말 명작 드라마, 명품 드라마입니다. 한지민이 출연해서 보게 된 드라마. 그냥 흔한 시간 이탈 로맨스물로 알고 봤다가 지난 10회에 충격적인 반전에 한 동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식스센스급 반전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남들이 더럽고 추하고 피해야 할 늙음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담았습니다. 젊음이 상이 아니듯 늙음이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드라마입니다. 대배우 김혜자의 엄청난 연기를 볼 수 있는 점도 좋지만 출연하는 배우 한 명 한 명이 모두 명연기를 펼칩니다. 여기에 시나리오가 아주 좋습니다.
보통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담은 드라마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이 <눈이 부시게>는 웃음과 눈물 사이를 자유자재로 전환을 합니다. 보통 이렇게 감정의 분위기가 확확 바뀌면 이질감이 들고 들뜨게 되는데 이음새가 보풀 하나 일어나지 않고 매끄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늙어가고 있고 그 늙어감을 말로 표현합니다만 자주 말하지 않습니다. 늙음은 확 오지 않으니까요. 가끔 말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로 표현되지 않은 암묵지로 남아 있습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몸은 할머니 할아버지지만 마음은 25살 상태로 평생 산다는 대사 등으로 늙음이 주는 좌절과 기쁨을 자박자박 깔끔한 언조로 잘 담았습니다.
앞으로 2회가 남았는데 2회 남은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다음 주 월,화가 기다려지면서도 동시에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눈이 부시게>가 끝이나면 한 동한 <눈이 부시게> 앓이를 할 것 같네요. 요즘 JTBC 드라마 참 잘 만듭니다. 푹TV는 JTBC가 먹여 살린다고 느껴질 정도로 좋은 드라마와 콘텐츠가 참 많습니다.
지식 레벨을 올려주는 달콤한 강연 <차이나는 클라스>
애플을 이끈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영감은 인문학에서 온다는 말 한 마디가 한국을 인문학 열풍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한 유명인이 말 했다가 나라 전체가 움직이고 흔들리는 자체가 천박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한 때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인문학 열풍이 꺼지면서 예전 같은 강연 프로그램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꽤 오랜 시간 방영하는 프로그램이 JTBC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에 방송하는 <차이나는 클라스>입니다. 이 방송을 보면 왜 방송이 오래 사랑받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주로 100회를 맞은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는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입니다. 다양한 전문가를 모시고 강연을 듣는 프로그램이지만 다른 강연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패널들의 뛰어난 질문이 재미를 꽉 차게 해줍니다.
가장 좋은 강연은 강연자와 강연을 듣는 사람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하는 강의가 가장 좋은 강연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면에서 <차이나는 클라스>의 패널들이 던지는 송곳 질문들이 깊이 있는 지식을 퍼 올리고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지식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차이나는 클라스>의 진가를 알게 된 건 비트코인 편입니다. 이 비트코인에 대해서 개념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을 때 비트코인 편을 보고 내가 궁금해 했던 부분을 시원스럽게 설명하는 모습이 감탄을 했습니다. <차이나는 클라스>를 보다 보면 지식도 쌓고 재미도 얻어갈 수 있습니다.
명작 영화 되돌아보기 <JTBC의 방구석 1열>
영화 재미있게 보는 방법 중 하나가 흘러간 영화를 10년 단위로 다시 보는 것입니다. 영화 내용은 변하지 않았지만 10년 사이에 내가 변했기 때문에 한 번 본 영화도 다르게 다가옵니다. 본 영화 다시보기가 JTBC의 금요일 저녁에 방영하는 <방구석 1열>입니다.
또 JTBC 방송이냐고 힐난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SBS, MBC, KBS 2TV를 통틀어봐도 추천할 만한 방송이 없었습니다. 제 취향 탓도 있지만 JTBC가 방송 콘텐츠를 아주 잘 만듭니다. <스카이 캐슬>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드라마와 예능 모두 잘 만드는 JTBC는 tvN와 함께 비지상파 방송을 이끌 것입니다. 마치 80년대 언론 통폐합 때 사라진 TBC가 떠오르게 하는 요즘 JTBC입니다.
<방구석 1열>의 제목은 안방극장을 말합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가로 세로 좌석 배치가 있지만 집에서 볼 때는 1열만 존재합니다. 그래서 <방구석 1열>입니다. 우리가 영화를 다시 볼 때는 재개봉을 할 때 다시 보기도 하지만 보통 집에서 PC나 TV로 다시 봅니다. 본 영화라고 스킵하는 분들이 많지만 사람도 한 번 보고 다 알 수 없듯이 영화도 2번 이상 보면 그 영화를 저 잘 알게 됩니다. 특히 긴 시간 이후 다시 보는 것은 적극 추천합니다.
<방구석 1열>은 영화 되새김 방송입니다. 흘러간 명작 2편을 소개하면서 처음 봤을 때 느끼지 못한 점을 영화를 다시 보면서 일깨우게 해줍니다. 진행자이자 패널도 뛰어납니다. 윤종신이라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뛰어난 감수성과 친절함으로 대중의 눈으로 영화에 대한 질문과 설명을 해주고 보다 깊이 있는 설명은 변영주 감독이 담당합니다. 아쉽게도 변영주 감독이 새로운 영화 연출로 인해 잠시 자리를 비웠지만 대신 박찬욱 감독 같은 TV에서 보기 어려운 감독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자신의 영화를 다시 봅니다.
다른 영화 소개 프로그램들이 최신 영화 확장판 방송이라면 이 <방구석 1열>은 영상자료원에서 열리는 GV의 방송 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흘러간 영화들을 연출한 감독이나 배우가 직접 출연해서 영화 후일담을 진솔하고 재미있게 잘 담습니다. 내 최애 영화 방송이 <방구석 1열>입니다. 이제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 방송도 꼭 오래 방영되었으면 합니다. 시청률 이상의 가치가 있는 <방구석 1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