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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앞에선 공존과 보존을 외치고 뒤로는 불도저를 보내는 이상한 박원순 시장

by 썬도그 2019.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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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었지만 매일 같이 쓴소리 및 쌍소리를 하게 되는 행정가가 박원순 시장입니다. 솔직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쟁 상대가 없다고 방송에서 입방정을 떠는 태도부터 짜증 났지만 김문수 같은 저질이 당선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 박원순 시장을 어쩔 수 없이 찍었습니다. 지금은 후회하고 있고 차라리 서울시장은 무효로 처리할 걸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정말 행정 못하고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사람이 못났나? 할 정도로 서울시 행정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이해못하는 행정이 많고 자신이 한 약속도 쉽게 뒤집는 모습에 화가 납니다.


공존과 보존의 표본 세운상가를 리모델링했던  박원순 시장

2017년 가을,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운상가를 리모델링을 합니다. 이 세운상가는 서울시의 재개발 행정의 표본입니다. 이명박 전 시장 시절에는 청계천 위를 지나던 고가도로를 없애고 청계천을 복원했습니다. 이 복원 과정에서 청계천 공구상가 분들을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로 이전하도록 유도를 했습니다. 이때 떠난 공구상가분들 장사가 안 되어서 많은 피해를 받았습니다. 

이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종묘와 남산까지의 녹지축을 만들겠다면서 세운상가로 시작해서 대림상가를 지나서 진양상가로 끝이 나는 1960년대 지어진 국내 최초 주택과 상가가 함께 있는 주상복합상가를 전면 철수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때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워낙 오세훈 시장이 열정적으로 밀어붙여서 세운상가가 철거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세운상가 앞 부분에 있는 현대아파트는 철거 되었고 이 철거를 이끈 당시 서울시 고위 공무원은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터지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서울시 세금의 큰 수익원인 부동산 거래세가 걷히지 않자 오세훈 시장의 원대한 꿈은 현대아파트만 수천억 원을 들여서 허물고 끝이 납니다. 그렇게 몇 년 간 방치되었던 세운상가는 2017년 박원순 시장이 리모델링을 합니다. 


세운상가는 많은 사람들의 사진 촬영 명소이기도 했습니다. 세운상가 옥상에서 촬영한 종묘 사진은 꽤 유명했었죠. 아쉽게도 세운상가 옥상이 개방된 공간이 아니라서 경비 아저씨 몰래 촬영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 가을 서울시는 이 세운상가를 리모델링 하면서 엘리베이터까지 만들어서 옥상으로 직행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옥상도 전면 개방해서 서울 도심의 빌딩 숲 뒤로 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세운상가는 버리진 상가였습니다. 나이 많은 분들이나 거래처가 있는 분들이나 찾는 버려진 상권이었습니다. 이 상권을 살리면서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청년 공간도 만들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재개발 기조는 공존과 보존이었고 이 공존과 보존을 박원순 시장은 '도시 재생'이라고 부릅니다. 

이 '도시 재생'은 이명박, 오세훈 식의 한 지역을 불도저로 싹 밀고 새로운 고층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 아닌 주민과 협의해서 조금씩 개발을 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 '도시 재생'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고 기존의 재개발과 차이점을 아는 분들도 많지 않습니다. 다만 전면 재개발이냐 부분 개발이냐 차이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도시 재생이건 재개발이건 서울시나 정부의 세금으로 길을 넓히고 편의공간인 공원을 넣기만 해도 주변 땅값, 집값이 올라서 정작 그 수혜를 집주인들이 받습니다. 땅값, 집값, 상가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임대료가 오르고 임대료가 오르면 영세 자영업자들은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참 이상하죠? 서울시가 세금 투입하면 그 피해를 영세 자영업자들이 받고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부추기게 되는 모습이 아이러니합니다. 

따라서 재개발이건 도시 재생이건 이름과 속도만 다를 뿐 집주인들, 상가 주인, 땅 주인만 어깨 춤을 추게 하는 행정입니다. 이런 문제는 세운상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시 세금으로 엘리베이터 만들어주고 각종 시설물을 보강하고 보충하고 지원을 해서 세운상가가 멋지구리하게 변신을 한후 세운상가 상점 건물 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려고 하자 서울시가 협의체를 만들어서 임대료 올리지 않도록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나 부탁만 할 뿐 법적으로 임대료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가끔은 그냥 냅두면 될텐데 왜 자꾸 개발을 하려고 하는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요즘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 세운상가 주변의 을지로 상가는 너무 낡고 허름하고 불편해서 오히려 뜨고 있는 동네입니다. 힙스터들의 성지가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고 서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워진 골목과 낡음의 시너지로 인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세운상가 주변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만들겠다는 박원순 시장

세운상가 옥상에서 종로 1가 쪽을 내려다보면 높은 고층 빌딩이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운상가 바로 아래에는 1층짜리 낡은 건물들이 가득합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그 낡음은 위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낡고 허름해서 안전에 위험이 느껴질 정도로 낡았습니다. 발암물질이 가득해서 요즘은 쓰지 않는 슬레이트 지붕을 사용한 건물들이 가득합니다. 이 건물들은 철공소나 공구상가나 공업소 같은 준 공장 같은 곳입니다. 세운상가에서 잠수함도 인공위성도 만든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닌 이 낡은 상가들이 각종 부품과 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부품 상가, 조명상가, 공업사, 철공소, 인쇄상가, 공구상가 등등 각종 상가들이 뭉쳐 있는 곳이 을지로 청계천 일대 상가입니다. 물론 아주 낡고 허름해서 보기 좋지 않고 냄새도 꽤 납니다. 그럼에도 이런 다양한 제조 관련 상가들이 뭉쳐 있어서 어떤 제품을 만들려고 할 때 을지로와 청계천 상가를 왔다갔다하면 원하는 부품과 공구나 재료를 다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품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구하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충무로 인쇄골목에 가서 제품 카달로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을지로 청계천,충무로 일대의 각종 상가들에서 종사하는 사람이 5만명이나 됩니다. 저층 건물이 대부분이지만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5만 명 근로자 대부분은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하는 상인들입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이 세운상가 일대를 재개발한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재개발 자체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보면 전통 보전이라고 할 수 없는 건물들이 참 많습니다. 그냥 낡은 건물이라서 리모델링을 하거나 부분적으로 건물에 대한 보강 공사를 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자신들이 그렇게 줄기차게 주장하는 '도시재생'이라는 공존과 보존의 기조를 허물고 이명박식 불도저 개발인 재개발을 들고나옵니다. 그 개발 계획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입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 예상 조감도>

세운상가 옥상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10미터 정도 걸어가면 왼쪽 벽에 위 이미지가 붙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세운상가 일대를 재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전 그 이미지를 보고서 이명박 시대도 아니고 이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전면 재개발을 하는 시장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앞에서 하는 말 다르고 뒤로 하는 행동이 다른 언행불일치 시장이었습니다.


세운상가 옥상 근처에 높은 고층빌딩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좀 불쾌했습니다. 낮은 건물이 옹기종기 있어서 골목길 생태계와 유기적인 모습을 보이던 을지로인데 갑자기 정크스페이스인 고층 빌딩이 올라서는 것이 영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고층 빌딩 숲은 강남으로 충분합니다. 구도심인 종로, 중구는 옛 정취를 가져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데 고층 빌딩을 올리더군요. 그러나 서울시는 저런 고층 빌딩을 세운상가 주변으로 가득 올릴 생각입니다. 

서울시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통해서 낡은 상가를 새 상가로 변신 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낡은 공구 상가들을 싹 밀고 거기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최대 5천 가구가 공급할 예정입니다. 현재 세운지구 주거비율이 오피스텔 포함해서 60%인데 이를 90%까지 올릴 예정입니다. 

쉽게 말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및 주거 단지를 만들 생각입니다. 서울시가 이렇게 도심 한가운데 주거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이유는 서울시에 공급할 아파트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철도역 위에 심지어 고속화 도로 위에, 고가도로 옆에 주거건물을 짓겠다는 다소 황당한 계획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는 그린벨트를 풀지 않고 서울시에 얼마 남지 않은 자투리땅을 활용하기 위함이죠. 

주거 지역은 말 그대로 조용하고 먼지 없어야 하는 곳에 지어야 하는데 철도역 위에? 고속화 도로 위에? 아파트를 짓는다고요? 그 소음, 공해,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도 없이 막 지어내는 모습을 보면 참 무능한 서울시장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발상에서 나온 것이 을지로, 청계천, 충무로 일대 공구,공업사 지역을 싹 밀고 아파트를 짓게다는 생각입니다. 

5천가구를 세운상가 주변에 공급하고 대신 5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폐업을 해야 합니다. 이미 철거가 진행된 세운상가 주변 공업사나 공구상가들은 폐업을 한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대체 상가를 찾아야 하고 찾더라도 공업사와 공구상가가 몰려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갈 곳이 마득치 않아서 약 10%는 폐업이 예상됩니다.  모든 곳이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서 근처 상가로 이동 중인 상가들은 개발이 시작되자 임대료가 올라서 이주하기도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서울시장 박원순이 바라는 서울이 이런 모습입니까? 그럼 왜 세운상가 리모델링을 통해서 기존의 건물을 보존하고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나요? 상이한 이미지로 서울시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서울시장 박원순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한국의 재개발은 아주 무지막지합니다. 중국도 알박기 같은 것이 통하는데 한국은 시나 정부가 개발을 계획하면 건물주나 땅 주인이 반대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국가가 개발을 위해서 땅을 달라고 하면 줘야 합니다. 일본은 10년을 계획해서 땅주인, 건물주인을 설득한다는데 한국은 1년 만에 후다닥 하는 나라입니다. 이게 무슨 민주주의 국가입니까? 공산국가보다 못한 국가죠. 국토 개발을 이딴 식으로 하니 항상 개발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무조건 재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개발을 해야 할 수 밖에 없다면 점차적으로 하고 그게 도시 재생 아니였나요? 뭐 이런식으로 개발을 하나요? 을지로와 충무로, 종로 일대는 서울의 역사가 숨 쉬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 공간을 싹 밀어 버릴 생각인 서울시. 이런 서울시의 못난 생각은 제2의 피맛골을 만들 것입니다. 


종로 1가부터 2가 사이에 있던 피맛골 골목을 없애고 고층 빌딩을 올린 종로는 또 하나의 강남이 되었습니다. 정크 스페이스가 가득 생기고 골목의 운치나 정취는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가고 싶은 지역이 아닌 후딱 지나가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개발 중간에 나온 유물들을 보존하는 공간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만 이미 종로의 운치와 정체성은 사라졌습니다. 그나마 종로 일대의 옛스러움과 골목의 정취와 느낌을 주는 골목이 많은 곳이 을지로, 청계천, 충무로 일대인데 여기마저도 전면 재개발을 하네요. 

박원순 시장이 너무 싫습니다. 앞에서는 공존과 보존을 외치면서 뒤로는 불도저 부대를 이끌고 개발하는 모습은 이중인격자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은 임기 내내 이런 식으로 행동할 것으로 보여서 더 짜증이 나네요. 박원순 시장님 제발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지시길 바랍니다. 이럴 거면 왜 세운상가는 리모델링 했습니까? 그냥 다 밀고 다 다시 짓죠. 

다시는 정치 하지 마십시요. 박원순 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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