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생존 기준선인 손익분기점은 아주 중요한 기준선입니다. 이 기준선을 넘어야 연출한 감독은 물론 출연한 배우에 대한 평가가 달라집니다. 물론, 손익분기점이 절대적 기준은 아닙니다. 따라서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감독과 출연 배우, 시나리오 작가(한국은 대부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죠) 무조건 옳은 것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고 낮게 평가될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를 좀 더 우대해줍니다.

손익분기점을 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영화의 재미입니다. 영화가 재미 없는데 손익분기점을 넘는 경우는 많아도 영화가 재미 있는데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저주 받은 걸작'으로 지금도 회자되는 <스카우트>와 <지구를 지켜라>는 영화의 재미가 꽤 좋지만 마케팅의 문제 등으로 꼴망한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상영 시기입니다. 아무리 재미가 좋고 작품성 높은 영화라고 해도 개봉 시기가 좋지 못하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봉 시기 운을 잘 타서 성공한 영화가 있고 개봉 시기가 좋지 못해서 망한 영화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영화 배급사들은 개봉 시기를 놓고 예전보다 더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은 비디오 시장 같은 2차 시장이 많이 붕괴되어서 개봉관에서 수익을 거의 다 올려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영화 명당. 개봉 시기의 풍수지리를 무시하고 개봉하다

한국만의 전통적인 영화 성수기는 설날과 추석입니다. 설날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겹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양질의 영화가 공급되기에 경쟁이 아주 치열합니다. 반면 추석은 여름과 겨울 영화 성수기를 노린 할리우드 영화 보다는 한국 영화가 추석 특수기를 노리고 제작하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특히, 성룡으로 대표되는 홍콩 영화가 사라진 이후 추석 시즌은 한국 영화끼리 경쟁을 하는 구도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 추석 대목을 노리는 한국 영화가 올해는 참 많았습니다. 그것도 중,대형급 영화 3개가 동시에 개봉을 합니다. 그 영화는 바로 <안시성>, <명당>, <협상>이었습니다. 이렇게 중, 대형 영화 3개가 동시에 붙다 보니 한정된 영화관객을 나누게 되고 모두 해피하지 못한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안시성만 손익분기점 542만 명을 살짝 넘긴 543만 명으로 선방 했지 영화 <명당>은 손익분기점인 300만 명에 100만 명이 모자른 200만 명으로 상영관에서 내려왔습니다.

200만 명도 꽤 많은 관객수입니다. 안시성이 없었다면 쉽게 손익분기점 300만 명을 넘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는 못했습니다. 영화가 풍수지리를 논하는 영화인데 개봉 시기의 터를 잘못 잡은 듯 합니다. 개봉 시기가 안 좋았을 뿐 영화 자체는 꽤 좋은 영화가 아닐까 하고 기대를 하고 봤습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영화 <명당>

유교의 가르침이 희미해지는 만큼 풍수지리에 대한 믿음도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걸 크게 따지는 시대도 아닙니다. 게다가 풍수지리를 불도저로 바꾸는 개발의 시대에 풍수지리는 더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풍수지리를 소재로 한 영화가 먹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좋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 영화 <명당>은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원군의 묘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확장한 스토리입니다. 영감은 실제 사건에서 얻었으나 전체적인 내용은 허구입니다. 

이 영화 <명당>은 주피터 필름의 역학 3부작인 <관상>, <궁합>에 이은 마지막편입니다. <관상>은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둔 영화죠. 그래서 영화 <명당>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풍수지리 전문가인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입니다. 헌종(이원근 분)은 장동 김씨 세도 정치에 휘둘리는 나약한 왕입니다. 외삼촌이자 영의정인 김좌근(백윤식 분)에 모든 것을 통제 당할 정도로 힘이 없습니다. 실질적인 왕인 김좌근은 자신이 왕위를 계승하기 위해서 왕릉 주변의 땅을 사드리는 야욕을 보입니다.


그렇게 헌종의 아버지 묘도 김좌근의 계략의 의해 명당이 아닌 흉당에 묘를 쓰게 됩니다. 왕실 지관들은 거기가 흉당인 줄 알고 있지만 서슬퍼런 실세 권력자인 김좌근의 말을 아무도 거역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단 한 명 지관 박재상만이 흉당이라고 말합니다. 이 이실직고 이후에 박재상은 관리직에서 내려와서 조용히 지관의 삶을 삽니다. 그러나 김좌근의 노여움을 사서 박재상의 아내와 어린 자식이 살해 당합니다. 


친구와 조용히 살고 있던 지관 박재상 앞에 '상가집의 개'라고 불리는 왕족인 흥선(지성 분)이 다가옵니다. 흥선은 김좌근의 세도정치가 왕을 조롱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면서 김좌근 대감의 조상들의 묘자리를 같이 찾자고 제안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 <명당>의 이야기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영화 <명당>은 묘자리만 잘 쓰면 모든 것이 잘 풀림을 넘어서 한 집안을 풍비박산을 낼 수 있다는 말합니다. 영화적인 허용이라서 큰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설득력이 높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화 <관상>은 관상가의 관상이 세상을 바꾸고 사람을 죽이고 살리고 하는 수준까지는 아니고 한 인물을 그리는 보조 역할로만 사용되지만 영화 <명당>은 풍수지리가 실제 주인공이라고 할 정도로 풍수지리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도구를 넘어서 주인공 역할까지 합니다.

이러다 보니 묘자리 잘 쓴다고 한 집안이 흥하고 멸하기 까지 하나?하는 의문이 영화 중반부터 후반까지 꾸준히 따라다닙니다. 


다소 황당한 묘자리 배틀로 이어지는 영화 <명당>

지관 박재상과 흥선과 그의 친구들은 김좌근 영의정의 조상의 묘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김좌근 조상의 묘에 대한 정보는철통보안이었습니다. 이에 기생 초선의 정보를 이용 김좌근이 사는 대궐에 몰래 침입해 묘자리를 담은 책 '묘도'를 훔칩니다. 

마치 묘자리 배틀 같습니다. 김좌근은 왕이 되고 싶어서 조선 최고의 지관인 정만인(박충선 분)에게 왕이 될 수 있는 명당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가 김좌근의 말에도 정만인은 꿈쩍도 안 합니다. 이런 사실을 안 박재상과 흥선은 이씨 조선이 사라질 수 있는 명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김좌근 영의정 부자와의 묘자리 쟁탈전을 벌입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황당해 집니다. 아무리 영화가 <명당>이라고 할 지라도 명당을 차지하면 조선 왕조가 사라지고 새로운 왕조가 나올 수 있다는 설정은 너무 과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박재상이나 흥선 같은 인물이 아닌 묘자리다 보니 인물에 대한 집중도도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명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권력욕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은 그나마 이해가 가고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스토리가 영화에 대한 흥미를 점점 낮추게 됩니다. 

게다가 영화 결말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바라던대로 끝나는 것이 아닌 어두운 역사와의 연결로 이어지다 보니 보고나서 깔끔한 맛도 없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분위기 싸해진 걸 억지로 끌어 올려보려고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박재상이 별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지관 박재상이 뛰어난 지략이나 묘자리 배틀에서 이기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냥 흥선의 참모 역할만 합니다.


여기에 기생 초선(문채원 분)의 죽음 등 개연성이 약한 이야기가 영화의 힘을 다 빼버립니다. 영화 <명당>은 캐릭터 구축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특히 박재상과 초선의 캐릭터 구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많이 아쉽네요. 반면, 조선 제일의 지관인 정만인과 백윤식이 연기한 장동 김씨 캐릭터는 꽤 탄탄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느낌이 드는 영화지만 그럼에도 재미가 높은 영화는 아닙니다. 

특히 풍수지리가 사람의 운명까지 바꿈을 넘어서 조선의 역사까지 바꾼다는 과도한 설정은 영화를 판타지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풍수지리가 주인공일 줄이야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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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8.12.05 1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봉시기도 그렇고 시나리오도 영..
    흥선대원군의 이야기 보다 차라리 후반 이야기를 더 했었으면
    좋았을법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