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권 이상의 책을 읽었습니다. 읽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밥 먹으면서 읽고 이동하면서 읽고 지하철에서 읽고 걸어가면서 읽었습니다. 책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2주일 동안 3권을 대여해주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린 후 1주일 만에 반납을 하고 또 읽었습니다. 책을 빌려 읽기도 했지만 좋은 책은 사서 읽었습니다. 신간은 비싸서 구매를 꺼려했지만 구간은 30% 이상 할인을 해줘서 아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1만 5천원 하는 책도 1년만 지나면 1만원에 구매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매체와 달리 책은 신간과 구간의 인기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베스트셀러가 1년 내내 가기도 하고 역주행을 하기도 합니다. 읽고 싶은 신간이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좀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기에 6개월에서 1년 정도 기다렸다가 구매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1달에 1권도 안 읽습니다. 읽어도 이통사에서 한 달에 10권 씩 60일 무료 대여 해주는 책 정도만 읽고 그 것도 다 읽지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를 가끔 하지만 3권 빌려서 1권도 다 못 읽고 대여 기간을 넘겨서 반납합니다. 

독서광에서 독서꽝이 되었습니다. 


동네 서점과 출판사를 살린다는 신 도서정가제 과연 살렸을까? 

< 독서 금지 작성자: Nikolay Klimenko / 셔터스톡 >

스마트폰이 많은 것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mp3 플레이어도 PMP도 종이지도를 사라지게 했고 내비게이션, 컴팩트 카메라, 소형 게임기 시장을 축소 시켰습니다. 스마트폰이 모든 재미를 삼켰습니다. 심지어 책도 삼켜서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는 분들도 많습니다. 스마트폰이 책 시장을 죽이거나 잡아 먹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책 읽는 시간을 잡아 먹어서 책을 덜 읽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스마트폰과 함께 독서율을 떨어뜨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신 도서정가제입니다. 



< 책과 돈작성자: zucker66 / 셔터스톡 >

신 도서정가제란?

2014년 11월 21일 시행된 신 도서정가제는 신간이건 구간(18개월 이상 된 책) 상관 없이 도서 할인을 최대 15%만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이 신 도서정가제는 중소 서점과 영세 출판사를 살리고 위해서 국회에서 통과 시킨 법입니다. 

이 신 도서정가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출간된 지 18개월이 지나지 않은 신간은 마일리지 포함 최대 20%만 할인할 수 있었고 구간은 할인 제한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잘 안 팔리는 책은 30%~80%까지 할인을 해서 판매했습니다. 꼭 읽고 싶은 책인데 신간 서적 가격이 비싸서 못 사보던 분들도 18개월이 지나길 기다렸다가 큰 폭으로 할인 판매하면 구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구간을 대폭 할인 하기 때문에 신간에 비해 책 값이 저렴해서 충동 구매를 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구간의 재고를 헐 값이지만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구간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곳은 주로 알라딘이나 예스24 같은 온라인 서점이고 대부분의 오프라인 서점들은 구간이라고 해도 큰 폭의 할인 판매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가격 경쟁에 밀려서 사라지는 종네 책방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국회의원들은 동네 서점을 살린다면서 신간이건 구간이건 최대 15%의 할인만 할 수 있는 '신 도서정가제'라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대신 구간 가격에 대한 불만을 줄이기 위해서 18개월이 지난 책은 기존 정가보다 낮은 가격을 정가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 헌책작성자: K.Narloch-Liberra / 셔터스톡 >

이 '신 도서정가제'가 발효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출판계의 단통법이라고 비난을 했습니다. 모두가 책을 비싸게 사게 되어서 결국은 책을 덜 사거나 안 사게 되고 동네 서점은 물론 영세 출판사까지 어려워 질 것을 예상했습니다. 반대로 찬성하는 사람들은 '신 도서정가제'를 하면 거품이 낀 책 가격이 내려가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동네 서점이나 책 가격이 비슷해서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사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2014년 11월에 시행된 '신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지 4년이 지난 2018년 11월 지금 '신 도서정가제'는 동네 서점을 살리고 출판사들에게 웃음꽃을 피게 했을까요?

더불어민주당의 이상헌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흥미로운 자료를 소개했습니다. 2014년 1만 5600원 하던 평균 책값이 2017년에는 1만 6천원으로 올랐습니다. 신 도서정가제를 하면 책 가격이 내려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올랐네요. 실제로 서점에 가보면 책 가격이 떨어졌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출판사 매출도 2014년 4조 2300억원에서 2016년 3조 96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책 판매 매출이 4조대에서 3조대로 떨어졌습니다. 이것만 봐도 '신 도서정가제'가 동네 서점이나 출판사를 살리는 것이 아닌 책 읽는 인구를 확 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매년 20~30권 이상의 책을 사던 저도 올해는 3권도 안 샀습니다. 사도 좀 더 싼 전자책으로 사지 종이책은 거의 사지 않았고 살 생각도 없습니다. 예전에는 구간 중에 읽어 볼만한 책 중에 저렴한 책을 구입해서 읽었는데 그 구간을 사서 읽는 재미가 사라지면서 덩달아서 신간도 안 사보게 되네요. 

그럼 지역 서점은 늘었냐? 2013년 1625개 였던 지역 서점은 2017년 1536개로 더 줄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을 하고 비판을 했지만 그냥 마냥 밀어 부치더니 결국 더 안 좋아지는 꼴이 되었네요. 저 같이 책 좋아하는 사람도 '신 도서정가제'이후로 책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이색과 특색이 아니라 책 읽는 사람을 늘려야 동네 서점도 살아날 수 있다

2013년 9월 상암동에 아주 이색적인 서점이 생겼습니다. 맥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북바이북'입니다. 이 '북바이북'은 입소문이 난 후 각종 언론 매체에서 엄청나게 집중 조명을 해준 곳입니다. 저도 딱 1번 들렸는데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한 쪽에서 책을 읽으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또한 수시로 저자와의 만남 같은 자리를 마련하는 등 꽤 열정적인 운영을 했습니다. 이후 판교와 광화문에 2호점, 3호점을 내는 등 확장을 하는가 했는데 얼마 전 뉴스를 보니 광화문 점을 빼고 상암점과 판교점을 폐점한다고 하네요. 폐점의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독서 인구가 줄었습니다. 


< 책 대신 스마트폰을 하는 여인작성자: Tyler Olson / 셔터스톡 >

문체관광부가 발간한 '2018년 독서진흥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5046건의 독서 사업을 진행했음에도 1994년 86.8%였던 성인 독서율은 매년 줄어서 2017년에는 59.9%로 줄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10명 중 4명은 1년에 1권의 책도 안 읽는다는 소리입니다. 

독서율 하락은 계속 될 것입니다. 정부가 별 노력을 다하고 독서진흥책과 독서 진흥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독서율이 오를 것 같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독서를 대신할 재미있는 것들이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많이 오래 사용하면서 책 읽는 시간을 크게 줄였고 이 스마트폰이 독서 인구를 크게 줄였습니다. 여기에 비싼 책 가격도 무시 못합니다. 구간이던 신간이던 책 평균 가격이 1만 6천원의 돈을 내야 합니다. 이 돈이면 책 보다 더 짜릿한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쾌락제에 사용하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드네요.  책 구입 가격이 비싸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해서 읽는 분도 많습니다. 

그마나 이렇게라도 읽으려고 노력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냥 책 읽기를 포기한 분들도 많고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북바이북' 같은 이색 책방, 인스타그램 감성이 충만한 특색있는 책방. 한 주제의 책, 또는 독립 출판 서적만 파는 서점들이 한 때 인기를 끌었지만 지속적 인기가 없다 보니 다른 서점들도 큰 위기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그럼 알라딘이나 예스24 같은 ,온라인 서점들은 어떨까요? 보시면 '신 도서정가제'가 본격 시행되던 2015년에는 매출이 줄엇다가 2016년, 2017년에는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온라인 서점 매출이 줄고 동네 서점 매출이 늘어야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일까요?


이는 규모가 주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온라인 서점은 가격이 동네 서점과 비슷하더라도 다양한 이벤트와 엄청난 수의 다양한 책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형서점이 점점 더 늘고 인기를 끄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00~500평 미만의 중대형 서점은 2005년 230개에서 2017년 277개로 늘었습니다. 반면 100평 미만의 중소형 서점은 계속 줄었가고 있습니다. 특히 20평 미만의 소형 서점은 2005년 1,179개에서 2017년 563개로 줄었습니다. 

같은 값이면 먹기 편하고 쾌적한 대형 프랜차이즈 가서 음식과 커피를 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독서 인구를 늘리려면 '신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라

< 커피를 들고 책을 읽고 있는 젊은 여자 작성자: Maria Loginova / 셔터스톡>

'신 도서정가제'가 독서 인구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저 같이 책 좋아하는 사람들도 구간이건 신간이던 비싼 가격 때문에 책 읽기를 줄이고 있습니다. 독서 인구가 줄다 보니 초판 평균 발행 부수도 2014년 1979부였다가 2017년 1401부로 줄었습니다. 이통사 단통법이 모두가 비싸게 스마트폰을 사게 하는 법이라고 비난을 받았지만 모두가 공평하게 스마트폰을 사게 한다는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책은 생필품이 아닙니다. 사는 사람만 사고 읽는 사람만 읽습니다. 또한 신간과 구간의 가격을 달리하는 것은 오히려 현명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신간을 읽고 싶으나 지갑이 얇은 분들은 18개월이 지난 후에 책 가격이 떨어지면 구매를 합니다. 즉 가격 때문에 구매를 주저하지 않게 책 가격을 다양하게 만들어서 책 구매를 유도합니다. 또한 출판사는 악성 재고나 재고를 빨리 처리해서 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책을 비싸게 사게 만들었습니다. '신 도서정가제'의 장점을 찾아봐도 잘 보이지도 않고 점점 책에 대한 관심을 떨어트리게 하네요. 반면 재미있는 TV 드라마, 영화와 다양한 매체가 책의 재미와 효용을 대체해가고 있습니다. '신 도서정가제'는 독서 인구를 줄이고 동네 서점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 악덕법입니다. 하루 빨리 폐기 처분 했으면 합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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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무제 2018.11.12 2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을 보는데 어차피 동네서점은 안갑니다. 시대가 변해가는데 그걸 법으로 막는다고 될까요? 그 누구도 책을 4-5권씩 사서 들고 다니고 싶어하지 않죠. 하지만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집까지 가져다주죠. 같은 값이라도 어차피 인터넷으로 주문하죠.

  2. 지나가다.. 2018.11.26 1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역시도 종이책 구입이 극단적으로 줄었어요. 좋아하는 작가님 아니면 종이책으로 사지도 않고..
    (물론 종이책은 인터넷 서점에서 삽니다. 동네 서점도 많이 줄었고. 서점까지 잘 안갈 뿐더러 택배로 받는게 더 편하니까요..) 책을 사더라도 전자책으로 사게 됩니다. 도서정가제 이후로 나오는 책들은
    예전보다 깊이가 없어지고 쉽게 쉽게 읽히는 책 위주로 나와서 종이책으로 꼭 사야겠다. 싶은 책은 잘 안보여요..
    도서정가제 시행전엔 인문학이나 소설책 세트본으로 잘 사고 잘 봤었는데.. 슬픈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