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LG전자의 V40 ThinQ가 발표되었습니다. V40 ThinQ에서 ThinQ(띵큐)가 거추장 스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LG전자는 ThinQ를 버릴 수가 없습니다. ThinQ는 LG전자의 인공지능 기술 이름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다양한 LG전자 가전 제품을 제어하고 명령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아시겠지만 LG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만드는 MC 사업부는 수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매년 적자를 내기 때문에 MC 사업부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LG전자는 적자를 내더라도 중요한 사업이고 가전 제품이 스마트폰처럼 똑똑해지면 꼭 필요한 기기가 스마트폰이라서 사업을 접을 수도 접을 리도 없습니다.
즐겨보는 MBC 예능 <구대식당> 1회에서는 LG전자가 소개되었습니다. 방송 말미에서 LG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외국인 개발자가 지금은 인기 있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몇 년 안에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스마트폰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습니다. 너무나 여유로운 태도라서 LG전자가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사실 LG전자의 부진을 만든 건 LG전자 스스로입니다. LG G4부터 좀 이상했습니다. 카메라 성능이 워낙 뛰어나서 유럽이미징사운드협회에서 올해의 폰카로 선정할 정도로 카메라 성능은 뛰어났는데 발열이 너무 심하고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제품이었습니다. 이후 G5에서 모듈식 스마트폰이라는 놀라운 그러나 실용성 떨어지는 기술을 선보였다가 G4에 이어서 큰 실패를 하게 됩니다.
외계인을 납치해서 만들었다는 플렉스폰도 IT 관계자들에게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소비자에게는 외면을 받았습니다. 이런 연속된 실패의 원인은 간단했습니다. LG전자는 기술 과시형 스마트폰을 만들었고 소비자는 안정감 높은 기능을 원했습니다.
애플 아이폰은 최고의 스펙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은 아닙니다. 스펙 자체는 많이 떨어지지만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왜 애플 아이폰이 인기가 있을까요? 애플은 사람을 관찰합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기능, 불편해하는 기능이나 있었으면 하는 기능을 충분히 살핍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원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찾습니다. 그 기술이 기존에 있는 기술이면 사람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다듬고 만약 그 기술이 없으면 새로 만듭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LG전자나 삼성전자는 최고의 스펙만 찾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더 이상 스펙 싸움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는지 오버 엔지니어링 기능을 줄이고 실생활에 필요한 기능.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넣은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LG전자는 V30부터 A.B.C.D를 외쳤습니다.
A : Audio
B : Battery
C : Camera
D : Design
좋아졌습니다. 좋아졌습니다. LG전자는 V20부터 제품이 확실이 좋아졌고 단단하고 야무지게 변했습니다. 내구성도 사용 편의성도 좋아졌습니다. 물론 미흡한 점도 여전히 있지만 사용하는데 큰 불만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또한 기본기가 좋아졌습니다. 특히 오디오와 디자인 쪽은 크게 개선되어서 좋았습니다.
5개의 카메라가 달린 LG V40 ThinQ
LG전자 스마트폰 카메라는 좋습니다. 하지만 이미지센서가 다른 경쟁 브랜드의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이미지센서보다 작았습니다. 원가 절감이라는 이유로 이미지센서 크기를 줄이면서 LG전자 스마트폰 카메라는 올해의 폰카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거론조차 잘 안되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이미지센서를 키우고 있고 갤럭시S9이나 아이폰XS도 LG전자 스마트폰보다 큰 이미지센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LG G4에서 사용하던 큰 이미지센서의 크기를 줄인 결정은 정말 아쉬운 결정입니다. 그럼에도 튜닝 실력이 좋아서 작은 이미지센서를 사용하는 원초적인 아쉬움을 그나마 좀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발표한 LG V40은 다시 이미지센서클 키웠습니다. 갤럭시S9나 아이폰XS와 동일한 크기라는 소리가 있어서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LG V40은 카메라가 모두 5개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펜타 카메라라고 합니다. 이 5개의 카메라가 들어간 제품은 화웨이 제품이 있어서 최초는 아닙니다만 국내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 중에서는 최초입니다. 그렇다고 후면에 5개가 박혀 있는 건 아니고 후면에 3개, 전면 2개입니다.
V30에는 초광각과 일반카메라가 있었는데 광학 줌이 되는 망원카메라가 추가 되었습니다. 전면도 1개의 카메라에서 2개로 다시 늘었네요. LG전자 스마트폰들이 전면 카메라가 부실해서 많은 지적을 받았는데 부디 이번 V40은 전면 카메라에 대한 신경을 많이 써서 나왔으면 합니다. 여자 분들에게 있어 전면 카메라는 아주 중요한 카메라입니다.
솔직히 3개의 후면 카메라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이미 듀얼 카메라를 LG처럼 광각이 아닌 줌렌즈로 활용하는 브랜드는 있었으니까요. 중요한 건 하드웨어가 아닌 그 3개의 카메라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편리하고 좋은 기능이냐입니다.
활용도 면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은 좀 아쉬웠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 편리한 기능을 많이 넣어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V40 기능을 살펴보니 좋은 편의 기능이 꽤 많이 보이네요. 먼저 앵글 미리보기입니다. V30이나 G7을 사용하면 광각이나 일반 화각 둘 중 1개를 쓰고 촬영 후에 내가 광각 카메라로 촬영했구나로 알 정도로 세심하게 화각을 살피고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LG V40은 상단에, 광각, 일반, 줌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촬영 전에 미리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리 보고 내가 원하는 화각을 선택 후에 촬영할 수 있습니다. 아주 요긴하고 영리한 기능입니다.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전면 카메라는 다시 듀얼로 돌아왔습니다. 듀얼로 했다가 다시 싱글 카메라로 했다가 다시 듀얼이 되었네요.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소비자에게 좋아 보이지 않았고 다시 듀얼로 돌아오는 것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만 전면 카메라를 다시 듀얼 카메라로 돌아온 이유가 아웃포커스 때문이고 그런 이유라면 듀얼로 돌아온 것은 좋은 결정입니다. 전면의 2개의 카메라가 인간의 눈처럼 피사체의 거리를 인식해서 부드러운 아웃포커싱을 해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배경을 바꾸고 색을 입힐 수 있는 기능도 있네요. 누끼따기가 부드럽게 잘 될 듯 합니다.
가장 기대하는 기능 중 하나가 이 매직포토입니다. 해외에서는 시네마그래피라는 사진 놀이로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별로 유행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걸 구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네마그래피는 사진과 동영상 중간의 모습입니다. 얼핏보면 사진처럼 정지된 영상이지만 특정 부위만 동영상처럼 계속 움직입니다. 이 시네마그래피는 사진과 동영상 감성을 모두 녹일 수 있습니다. 매직포토는 3초 동안 동영상을 촬영한 후 동영상처럼 움직이게 하고 싶은 부분만 손으로 문질러서 저장하면 시네마그래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GIF 파일로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여행 포스팅을 매직포토로만 만들어서 올리고 싶습니다. 부디 부디 GIF 파일로 저장 기능이 있었으면 합니다. 좋은 콘텐츠도 활용하기 어려우면 덜 쓰다가 안 쓰게 되잖아요.
LG 전자의 AI 카메라는 사물을 인식하고 색감을 제공해주는 정도만 지원됩니다. 따라서 별 효용이 없어서 거의 쓰지 않습니다. 색감이야 내기 직접 조절하는 것이 낫고 색감 바꾸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AI 카메라가 좀 더 똑똑해졌네요
사진은 노출, 구도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노출에 관한 책도 사진 구도만 적은 책도 참 많습니다. 모든 것을 카메라가 스스로 판단해서 최적의 조건으로 촬영하지만 구도는 여전히 사람이 직접 정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사진 잘 찍는 사람과 못 찍는 사람의 차이는 구도에서 많이 나옵니다. LG V40은 구도를 AI가 추천해 줍니다. 구도 똥 손인 분들에게는 희소식이네요. 어느 정도까지 지원하는지 꼼꼼하게 살펴 보고 싶네요.
메이크업을 미리 체험하는 메이크업 프로 기능도 있네요. 여자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능일 듯 합니다.
AR 이모지 기능은 이미 많이 알려졌고 저에게 별 필요가 없는 기능이라서 별 느낌이 없네요. 다만 이 AR 기술을 계속 진화시키는 구글과 협업하고 있는 LG전자라서 구글의 AR 기술이 나오면 LG전자 폰에서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AR 스티커 기능도 이미 스노우 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고요. 그럼에도 기본 기능에 들어간 것은 고무적입니다. 물론 이 기능은 이미 G7에서 선보였던 기능이라서 특별한 건 없어 보이네요.
제가 가장 궁금한 건 저조도 HDR 사진입니다. 이미지센서가 작다 보니 한계가 느껴지기도 했는데 페이스북 이웃 분 중에 LG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내부 테스터 분이 계시는데 이분이 올린 사진 중에 HDR 사진을 보고 놀랬습니다. 해변가가 보이는 창문을 촬영했는데 해변가 노출도 맞고 실내도 피사체가 구분 될 정도로 노출이 꽤 잘 나왔습니다. 보통 이런 사진은 노출 편차가 커서 노출을 해변가에 맞추면 해변가만 환하게 보이고 실내는 시커먾게 나옵니다. 반대로 실내에 노출을 맞추면 해변가는 노출 과다로 하얗게 날아갑니다.
부탁을 해서 받은 원본 사진입니다. 정말 창밖과 창안이 모두 선명하게 담겼습니다. 게다가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보통 HDR 사진은 인위적인 느낌이 나는데 인위적인 느낌도 없습니다. 기대가 더 많이 되네요
단순히 사진 색감만 추천하던 좀 멍청했던 AI 카메라가 진화를 시작하나 봅니다. AI가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면 스스로 셔터 스피드를 올려주네요. 가끔 지인들이 댕댕이나 냥이나 아기 사진 촬영하면 액체 괴물처럼 흔들려서 나오냐고 하소연을 합니다. 그때 한 마디 해주죠. 셔터스피드를 1/1000이나 최소 1/500이상으로 올려!!
그럼 바로 다시 질문을 하죠? 셔터스피드를 어떻게 올려? 그리고 셔터스피드가 뭐임? ㅠ.ㅠ
앞으로 V40을 들고 있는 분이 이런 질문하면 AI 카메라로 촬영해!라고 하면 되겠네요.
역광에서도 배경과 전경 모두 환하게 담을 수 있겠네요. 지금도 HDR 모드가 만족스럽지만 더 좋아지나 봅니다.
디자인은 V30이나 G7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디스플레이는 노치 디자인이네요. ㅠ.ㅠ 노치 디자인은 호불호가 있지만 전 별로였습니다. 무광택으로 처리했다고 하는데 직접 체험해 보고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좀 기대가 많이 되네요. 특히 이미지센서가 커져서 화질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