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바로 앞에 있는 동네가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되었다고 하기에 작년에 잠시 들렸습니다. 일부러 들린 것은 아니고 지나가는 길에 들렸다가 바로 나왔습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입구에서 입장료는 받는 것 같더라고요. 딱히 돈을 주고 보고 싶은 전시회도 없고 아예 입장료를 안 내면 못 들어가는 곳인 줄 알고 돌아섰습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전경

사실 이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뭐하는 곳인지 저도 잘 몰랐고 크게 관심도 없었습니다. 다만 한옥들이 많은 창작자들을 위한 한옥형 예술가들의 레지던시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 곳곳에 예술공장이라는 예술가 레지던시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금천구에도 금천예술공장이 있습니다. 이 예술공장은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대신 작품을 기증 받는 구조로 운영을 합니다. 지역 예술을 위한 보금자리 같은 곳이죠. 그러나 금천예술공장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 예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구민들도 크게 관심도 없고요. 대형 상가 건물 올라가는 것은 바래도 예술이 밥 먹여주냐는 시선과 예술공장 자체의 무신경함이 결합되어서 그냥 하나의 잉여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들만의 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돈의문 박물관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이번에도 일부러 찾아간 건 아니고 행촌동을 가려다 잠시 들렸습니다. 이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검색해서 찾아보니 이곳은 '국내 최초 마을단위 도시재생 사례로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건축가, 디자니어들이 시민과 함께 생활예술을 실천하며 창의적인 크리에이터가 되는 개방형 창작 마을'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2가지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먼저 도시재생입니다. 


뉴타운을 대신할 서울시의 도시재생

돈의문 박물관 마을 2층 양옥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서울 전체에 뉴타운이라는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도시도 생물과 같은 곳이라서 성장기에 있는 공간이 있으면 쇠락해가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 쇠락한 공간들은 땅값이 떨어지고 찾는 사람도 줄어들어서 슬럼화 되어갑니다. 한국에 지어진 콘크리트 건물들은 30년만 지나도 폭삭 늙어 버립니다. 그래서 용산의 한 상가 건물처럼 폭삭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에 재개발을 통해서 새로운 건물을 쭉쭉 올리죠.

재개발은 낡은 건물만 부분적으로 허물고 올리는 재건축 방식이 있고 그냥 한 블럭 또는 한 마을 전체를 불도저로 밀고 상가와 아파트를 꽂는 방식이 있습니다. 뉴타운은 대규모 지역을 싹 밀고 올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뉴타운 방식은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원주민을 내쫓고 자본가들이 들어오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무대뽀, 불도저식 뉴타운 개발을 지양하고 기존의 마을을 꾸미고 가꿔서 마을에 활력을 집어 넣는 도시재생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도시재생은 싹 밀고 아파트를 세우고 상가를 세우는 방식이 아닌 마을의 길을 넓히고 도서관을 짓고 경로당을 짓는 등 부족한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낡은 건물은 리모델링비를 지원하는 대신 싸게 청년에게 임대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개발(뉴타운) 방식처럼 지역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도시재생도 서울시의 예산이 투입이 되어서 도로 확장이나 도로를 정비하고 마을에 조그만한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건물이 올라가도 부동산 가격이 오릅니다. 다만 부동산 가격 오름 속도가 가파르지 않죠. 최근 정부는 서울시가 슬럼화되어서 문제가 된 서울시 지역을 정부에 보고하고 정부 지원금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고 있고 이런 정부 예산을 투입해서 지역 개발을 하게 되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면서 도시재생사업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좀 웃기는 행동입니다. 그럼 부동산 가격이 언제 안정될지도 모르는데 슬럼화 되어서 도시 문제가 발생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이 계속 떨어지는데 방치하라는 건지 참 이해가 안갑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급하다고 판단한 동네에 시 예산을 투입해서 도로 및 간판 등 여러가지 지원으로 지역의 활기를 넣을 생각입니다.


도시재생의 본보기라고 하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

서울시 도시재생

서울시는 2017년 10월 개최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개최하면서 이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공개했습니다. 새문안 동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마을의 상가 건물과 주택을 340억원의 예산을 들여서 매입한 후 리모델링을 하고 '돈의문 박물관 마을'로 개관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한옥 건물과 양옥 건물이 약 40여채 정도 있습니다. 각 건물은 박물관이나 체험 공간 또는 예술가들의 작업실인 아뜰리에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 2층 양옥 건물에 들어가니 새문안 동네 지도가 있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 옆, 서울시교육청 밑에 있는 동네인 새문안 동네의 풍경이네요. 


심지어 미니어처로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동네에 대한 소개가 가득한 박물관입니다. 2층 양옥을 개조해서 공간은 크지 않지만 공간 활용도는 좋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공간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냥 서울시의 흔한 동네 중 하나인데 여기가 무슨 대단한 보존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닐텐데 이렇게 까지 소개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1층에 가니 옛 건물의 흔적을 보존하고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대문 안 공간이니 옛 집터들이 많이 있을겁니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창 밖을 보니 사무 공간인지 예술가의 창작공간이지 하는 곳이 보이네요.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박물관과 전시공간이 많지만 동시에 예술가들의 아뜰리에도 많습니다.


도시재생 실폐 사례가 되고 있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

돈의문 박물관 마을 한옥

박물관 건물을 나오니 새로 지은 한옥 건물이 나열되어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석호필이라는 분을 소개하는 공간도 있네요. 석호필은 한국식 이름이고 스코필드 박사인가 봅니다. 한 가운데 동상이 있고 활동시절 사진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딱히 특별한 것도 흥미로운 것은 없었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은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날도 선선해서 시민들이 나들이 나오기 딱 좋은 시간이었지만 관람객은 저를 포함 10명 남짓이었습니다. 대부분 2층 양옥집 박물관 건물만 들렸다가 가시네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의 공간이 문을 닫았습니다. 

썰렁함 그 자체였습니다. 


평상에 잠시 쉬면서 땀을 식히고 있는데 수도가가 있기에 물을 틀었더니 안 나옵니다. 


골목 길 화단의 화초들은 말라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한 한옥 건물 앞에 전시 포스터가 있기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전시가 끝이났네요. 죽었습니다. 공간 전체가 죽은 느낌입니다. 공간 전체가 죽은 느낌입니다. 


돈의문 박물관 갤러리

그렇다고 공연이나 전시회나 예술가들의 공방들이 활동을 안 하는 건 아닙니다. 돈의문 박물관 홈페이지에 가 보면 매일 같이 공연과 전시회와 공방들의 체험 활동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요일 오후에 찾아간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황량함 그 자체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일 낮에는 주변 직장인들이 낮 공연을 보러 좀 온다고 하지만 저 같은 일반인들은 거의 찾지 않는다고 하네요. 


한 사진전이 보이기에 들어가서 봐야 하나 이렇게 창 밖으로 봐야 하나 머뭇 거렸습니다. 입구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안내자도 없었습니다.  이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점도 있습니다. 이 공간은 '돈의문 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 근린 공원 조성을 위해서 기부채납을 한 공간입니다. 이를 서울시가 냉큼 받아서 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서 도시재생의 사례라면서 한옥을 짓고 기존 건물을 개조해서 갤러리와 박물관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종로구가 여기는 서울시가 아닌 종로구에게 기부 채납을 한 공간이라면서 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상점도 없고 활력도 없습니다. 여기에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찾는 사람도 많지 않죠. 하지만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도 여기가 도시 재생의 사례라고 소개하기엔 문제점이 많습니다. 먼저 도시재생은 재개발과 달리 도시 인프라만 지원하는 사업으로 알고 있는데 싹 밀고 고층 빌딩만 안 올렸을 뿐이지 이 작은 공간에 32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재개발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칩시다. 320억원을 들여서 도시 재생을 했으면 활력이 넘치고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발소리와 말소리가 많이 들려야 하는데 도시 소음이 없는 동네라고 소개할 정도로 썰렁하고 조용한 공간이 되었네요. 예산 낭비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앞으로 재정비하고 다시 출발한다는 소리도 있는데 도시재생의 사례로 소개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거기에 가면 항상 볼 거리가 많고 공연이 흐르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박혀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습니다. 올해 4월에 개관해서 얼마 되지 않긴 하지만 전체적인 이미지 리모델링을 했으면 하네요. 공방과 아뜰리에 박물관은 인사동이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그럼 뭔가 차별화된 것이 있고 즐거움과 즐길거리와 볼 거리가 많아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한옥 건물도 북촌 한옥 마을의 공간이 체험하기 더 좋습니다. 

종로구와 다툼 잘 끝내시고 새출발 했으면 하네요. 공간 활용을 제대로 못하는 느낌이네요.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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