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지나 다니는 정동길를 오랜만에 지나갔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시작되는 정동길은 정동제일교회와 고종의 도서관으로 활용했다가 을사늑약을 체결한 비운의 공간인 중화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화여고가 있죠. 이 이화여고 옆 캐나다 대사관 맡은편에 '국토발전전시관'이 생겼습니다. 

몇 년 전부터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공사과 완료 되었네요. 갑자기 들어간 곳이라서 외관을 촬영한 사진이 없네요. '국토발전전시관'이 있던 곳에는 '서울지방국토청' 건물이 있던 곳으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전시관으로 만들었습니다.


국토발전전시관은 국토교통부의 역할과 역사 그리고 대한민국 국토 발전사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 같이 고속 성정한 나라도 없죠. 엄청난 경제발전과 국토발전이 있었지만 동시에 정신적인 발전이 그에 못 미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뭐든 숙성 기간을 거쳐서 성장을 하면 좋은데 고속 성장을 하다 보니 여러가지 자본주의 병폐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1층에는 작은 도서관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국토발전에 관한 책들이 있는데 읽어볼만한 대중 서적은 많지 않네요. 끝에는 커피숍을 오픈하려는 건지 아님 운영했다가 중단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에스프레소 머신과 드립 커피 장비들이 있네요. 여기 커피숍 운영한다고 해도 장사 알 될 겁니다. 일요일에 찾아갔는데도 방문객이 10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창가에는 쇼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서 잠시 쉬어가가 참 좋습니다. 


전시관은 4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4층에서 2층까지 전시관입니다. 4층부터 관람하면서 내려가는 구조라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뒤를 돌아 보니 대한민국을 담은 큰 지도가 있습니다. 



4층에 들어서니 한국의 국토 발전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물이 나옵니다. 영상이 시작되자 다음 전시관으로 가는 길을 자동문이 막아 버립니다. 헉.. 영상이 길지 않긴 하지만 영상을 다 봐야 문이 열립니다. 강제 시청의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네요. 


대한민국 국토 개발은 쉬웠습니다. 정부가 개발하고 싶은 땅이 있으면 그 지역에 사는 농민이나 주민들의 집과 땅을 강제로 매입한 후 나가라고 지시합니다. 돈을 지급하기도 했지만 박정희 정권 때 구로공단 개발한다고 구로구 농민들의 땅을 강제로 뺏었다가 몇 년 전에 정부가 보상해줘야 한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죠. 

이런 시스템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모두 보상을 해준다는 점이 다르죠. 개발의 속도는 무척 빨랐습니다. 특히 88 올림픽 전후로 엄청난 속도로 국토 개발을 합니다. 87년 주택 200만 호 건설을 발표한 후 평촌, 일산, 분당 같은 1기 신도시가 개발됩니다. 


국토 개발은 아무 계획없이 하는 건 아니고 종합계획을 통해서 개발을 합니다. 그리고 수시로 변경이 되기도 합니다. 


국토 개발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전시장은 잘 꾸며 놓았습니다. 다만 오래된 이야기들이라서 4층에는 초등학생들이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3층과 2층에 체험 공간이 있지만 4층은 없습니다. 


애증의 건설교통부죠. 한국 사람들의 재테크 수단 1순위는 부동산일 겁니다. 주식하다 망하고 펀드하다 망하고 투자하다 망하는 분들은 많아도 부동산 사서 망하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서울에 아파트 1채 정도 있는 분들은 구입 가격보다 현재 가격이 2~3배는 기본 10배 이상 오른 분들도 많죠. 

반면 지방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빚내서 아파트 사라고 하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가 부동산 가격 잡겠다는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서울의 부동산 값, 특히 아파트 가격은 연일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투기 지역으로 지정해도 오르는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있네요. 


지금의 서울은 60~70년대에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이렇게 행정구역을 확대한 이유는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제 부모님도 이 당시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서울로, 서울로 모두 올라오자 서울은 포화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행정구역을 개편하고 서울시를 확 늘립니다. 

지금은 아파트가 가득한 봉천동이나 상계동 등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 무허가 건물을 짓고 많이 살았습니다. 


뽕밭이었던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나대지인 영동이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지금의 강남, 송파구, 서초라고 할 수 있죠. 지금은 서울이라는 메가시티의 신시가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은 어마무시하게 올랐습니다. 


이렇게 되자 수도 정비 사업이 시작되었고 서울시에 있는 인구를 경기도 지역으로 이주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노태우 정권이던 1990년에 1기 신도시를 발표합니다. 일산, 중동, 평촌, 산본, 분당이 개발이 됩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 2기 신도시인 평택, 동탄, 광교, 판교, 위례, 양주, 파주, 김포, 검단이 개발이 됩니다 

전형적인 배드타운이죠. 이런 국토 개발이 옳은 것일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직장은 서울에 있고 집은 경기도 인근에 있으면 출퇴근 시간만 하루에 3~4시간이 됩니다. 하루에 3시간 정도를 전철, 버스에서 지내는 삶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이런 불만이 일자 무슨 고속전철을 만들어서 출퇴근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식으로 개발하면 안 됩니다. 온갖 좋은 것을 회사들을 서울에 다 때려 넣고 서울 밖에서 출퇴근 시키지 말고 저 1,2기 신도시에 회사들을 많이 이주시켜야 합니다. 그럼 서울 집중현상도 줄어들고요. 더 좋은 건 지방 이전이죠. 어떻게 인구 5천만 중 2천만 명 이상이 서울, 경기도에 삽니까?

이는 국토 개발을 제대로 못한 이전 정부들과 국토교통부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전 한국의 국토교통부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좀 쓴소리를 했네요. 


디오라마로 1기, 2기 신도시 개발 풍경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1960 ~ 70년대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초기 아파트는 불도저라는 별명이 있던 김현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을 받아서 엄청나게 짓습니다. 그러다 산비탈에 만든 와우아파트가 부실공사로 붕괴합니다. 고속성장의 폐해를 담은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가수 조영남이 와우 아파트 붕괴를 풍자한 노래를 불렀다고 군대에 끌려갔던 시절의 풍경이죠. 



서울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인 시절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국토 균형 발전으로 전환을 해서 지방으로 공공기관들이 이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최고층 건물들이 소개되고 있네요. 을지로 SKT 빌딩, 63빌딩 그리고 최근에 세워진 국내 최고 높이의 롯데월드타워입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대한민국 건축 역사입니다. 1967년 세운상가가 생깁니다. 이 세운상가는 종로 3가 세운상가를 시작으로 을지로의 대림상가를 지나서 충무로 진양상가까지 똑같은 건물이 약 1km 정도 이어져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주상 복합 건물로 하층은 상가 상층은 아파트로 사용되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명인 김수근 건축가가 만든 작품같은 건물입니다. 지금은 많이 쇠락해지긴 했지만 독특한 외모는 여전히 눈길을 가게 만듭니다. 최근 세운상가 옥상이 개방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70년 대 아파트는 5층 짜리 아파트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20층을 넘어서 40층 짜리 아파트도 많아졌습니다. 최초의 초고층 아파트가 어디일지 궁금했는데 1987년에 지어진 상계동 주공아파트였군요.


2000년대 넘어서면서 50층 이상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들어섭니다. 대표적인 건물이 타워팰리스와 목동의 하이패리온입니다. 


3층은 교통에 관한 전시가 가득합니다. 서울은 지하철이 참 많이 깔린 도시이자 더 많이 깔리고 있습니다. 1천만이 사는 도시라서 교통이 참 불편하죠. 이런 도시에서 핏줄이 되고 있는 교통이 전철입니다. 빠르고 정확하고 쾌적해서 인기가 높습니다. 서울 전철 또는 서울 지하철은 해외에서도 편리하고 쾌적하다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통분담율이 버스도 높습니다. 지하철이 서울 곳곳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특히 마을버스는 실핏줄 역할을 합니다. 지금은 학생들이 버스카드로 버스를 타지만 80년대에는 회수권을 내고 탔습니다. 학생회수권구입표를 내야 회수권을 살 수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토큰을 내고 탔습니다. 수업 시간에 회수권 그리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전철은 마그네틱선이 칠해진 승차권을 구매했습니다. 지금은 신용카드나 스마트폰으로 태그하고 타는 분들도 많죠.



서울만 벗어나면 드라이브 하기 좋은 도로가 참 많습니다. 몇 년 전에 렉스턴을 타고 전국 일주를 한 적 있는데 정말 아름다운 길들이 참 많아요. 전국 유명길은 꼭 차를 타고 돌아보길 적극 권합니다. 특히 국도 중에 아름답고 한적한 길이 참 많아요.


전국 KTX 노선도네요. 전 KTX 속도가 다 비슷한 줄 알았는데 설계속도가 350km/h인 경부선과 달리 호남선은 200km/h네요. 


3층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해무 시뮬레이션 공간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가동하는 건 아니고 3차례만 가동합니다. 사람이 없는데도 줄서야 합니다. 


브이 월드도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인데 여기도 인기가 높네요. 아이들이 즐길 공간이 많지 않은 것이 아쉽네요


교통 중에 하나가 항공기죠. 항공기 공간도 있습니다. 


한국의 전투기 개발 역사가 있네요. KT-1 훈련기,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생산하고 T-50은 수출되고 있는 전투훈련기입니다. 수리온이라는 헬기도 제조하고 있죠. 그러나 핵심 기술인 엔진은 GE나 보잉사에서 엔진을 공급받기 때문에 100% 국산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수리온은 설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할 정도로 문제가 있고 최근에 수리온 1대가 추락했습니다. 


2층은 항만 개발과 해외 건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 항만 시설은 자동화 및 무인화 되어서 무인 크레인이 콘테이너를 이동시키네요. 아쉽게도 한진해운이 부도처리가 나면서 해운 강국인 한국의 위상이 추락했습니다. 한진이라는 회사는 문제가 많지만 국가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살렸어야 하는 회사인데 부도나게 방치했습니다. 덕분에 MAERSK는 훨훨 날고 있습니다. 


한국은 건설, 토목 강국입니다. 1970~80년 대에는 오일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서 중동 개발에 많이 참여했고 제 삼촌도 중동에 가서 건설 노동자로 근무했습니다. 쿠웨이트에서 산 니콘 자동 카메라가 아직도 기억나네요. 


지금도 해외에서 건물이나 다리들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GS 건설이 밤콩 교량을 만들었네요. 


건설, 토목 시공 능력은 참 좋죠. 


싱가폴의 유명한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 호텔도 한국 쌍용건설이 지었습니다. 이 건물은 참 독특하죠. 3개의 빌딩 머리 위를 연결해서 거대한 풀장을 만들었습니다. 상상력이 만든 위대한 건물입니다. 


세계 최고층인 '부르즈 칼리파'도 한국 기업인 삼성물산이 지었습니다. 자랑스러운 건물이죠. 다만 이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를 한 건 한국이 아닙니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설계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요 아직 미흡한가 봅니다. 한국 조선업의 위기를 몰고온 원유시추선 같은 해양플랜트도 한국은 설계 능력이 떨어져서 다른 나라에서 설계를 한다고 하네요. 앞으로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하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겁니다.



너무 TMI(너무 많은 정보)하게 설명했네요. 제 버릇이죠. 제가 본 국토발전전시관은 한 번 정도 들릴만한 공간입니다. 그러나 미흡한 점도 많습니다. 너무 설명 위주 전시회가 많고 초등학생이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적습니다. 아쉬움은 있지만 정동길 갔을 때 한 번 정도 쭉 둘러보세요. 한국의 국토 발전과 건물들의 발전 현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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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정동 28-5 | 국토발전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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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urian 2018.08.30 1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토 발전이라기보다는 자연 파괴와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킨 역사에 대한 전시관이 맞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