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리트 가득한 도시인 서울에서 멋진 자연 풍광을 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고개를 둘러보면 온통 아파트와 고층 건물들 뿐입니다. 이런 곳에서 멋진 일몰을 보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볼만한 곳은 남산 쪽에서 보는 일몰입니다. 일몰 뷰포인트 중 하나가 남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소월길입니다. 


이 소월길은 해넘이 보기 좋은 길이자 아름다운 해넘이를 볼 수 있습니다. 이 해넘이를 볼 수 있는 옥상은 루프탑으로 개조되어서 많은 분들이 찾네요. 



직선의 빌딩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도 좋은 곳입니다. 


카메라 테스트겸 일몰을 촬영한 후 남산 밑 마을을 내려갔습니다. 


산 비탈에 있는 집들이라서 옥상이 테라스처럼 보이는 곳이 많네요.


옥상의 재발견이라고 할까요? 옥상 활용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네요. 지는 해를 보면서 맥주 마시면서 책 읽으면 딱 좋겠네요. 그렇게 남산 밑 마을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남산타워를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영화 <버닝>이 떠올랐습니다. 영화 <버닝>의 여주인공 해미가 남산타워가 바라다 보이는 원룸에 살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바라본 남산타워 각도와 얼추 비슷하기에 이 근처에 해미네 집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찾으러 다니기엔 하루 종일 카메라 테스트를 하려 다녀서 몸이 너무 피곤했습니다. 


잠시 영화 <버닝>을 떠올렸다가 그냥 빠르게 내려갔습니다. 그러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길이 보였습니다. 제가 능력은 참 없지만 이상하게 한 번 눈으로 본 곳은 잘 잊지 못합니다. 특히 한 번 간 곳을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시 보면 대번에 맞춥니다. 시각 기억력이 좀 뛰어난 편입니다. 그렇다고 숫자나 번호를 외우는 건 잘 못합니다. 

이 길을 보자마자 영화 <버닝>이 떠올랐습니다. 게다가 종수가 몰던 트럭과 비슷한 트럭이 있어서 더 눈에 확 들어왔던 것 같네요. 이 길을 보자마자 뒤를 돌아봤습니다. 


맞네요 맞아요. 영화 <버닝>에서 나온 해미네 집이요. 해미가 해외여행가는데 가끔 찾아와서 고양이 밥 달라고 했던 그 집이네요. 


영화 <버닝> 장면과 비교해보니 제 생각이 맞네요. 


남산 밑에서 살던 해미는 하루에 한 번 햇빛이 방안으로 들어온다고 종수에게 말합니다. 그 말 자체가 해미의 삶을 투영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지나다가 반짝 한 번 햇빛을 볼 수 있는 삶. 희망이 사라진 청춘 같아서 안쓰럽더군요. 


길을 내려오면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높은 남산N타워는 반짝이지만 골목은 짙은 어둠이 내려 앉고 있었습니다. 그냥 평범한 서울의 한 골목길이자 마을입니다만 영화 버닝 생각이 나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네요. 


여백 가득한 청춘같은 푸른 빛으로 물든 하늘 위에 하늘엔 초승달과 작은 별이 떠 있었습니다. 

썬도그
하단 박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