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인스타그램 같은 경박단소한 SNS가 뜨자 많은 사람들이 이제 블로그 서비스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 서비스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블로그 서비스는 가장 많은 정보과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매일 들여다 보는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많은가요? 네 많습니다. 전문가가 쓴 글이나 뉴스 기사를 링크해서 읽는 편의가 있지만 페이스북 자체에 장문의 글과 정보를 넣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트위터는 정보의 유통 서비스이지 그 자체로 정보를 생산하는 능력은 높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금의 SNS는 검색 기술이 떨어져서 남이 소개하는 큐레이팅 된 정보를 받아 먹을 분 검색해서 골라 먹는 기능이 없습니다. 블로그는 SNS보다 긴 글을 담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과 사진에 대한 제약이 크지 않기에 많은 정보, 좀 더 깊은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전자책이 나왔다고 해서 책이 사라졌나요? 아닙니다. 전자책과 종이책은 공존할 뿐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블로그와 SNS는 공존하는 공생 관계지 대체를 하는 대체재가 아닙니다.
유튜브가 점령한 SNS 시장? 예상외로 네이버 블로그가 2위
2018년 봄에 조사한 모바일 앱 소비 시간 조사 중 SNS 앱 소비 시간을 조사해보니 1위는 예상대로 유튜브였습니다. 요즘 10,20대들은 검색을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에서 할 정도로 유튜브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유튜브 사용률은 27.6%입니다. 그런데 2위가 놀랍게도 네이버 블로그로 17%입니다. 1위와 격차가 크지만 페이스북의 15.6%보다 높습니다.
블로그 서비스 죽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인기가 많습니다. 사실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에는 블로그 검색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정보를 얻고 싶으면 네이버나 다음에서 검색을 합니다. 검색을 하면 주요 정보 플랫폼이 뉴스와 블로그와 카페와 웹문서입니다.
뉴스는 정보의 정확성이나 간결함이 좋지만 뉴스화 되지 않는 정보들이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집 근처의 맛집을 뉴스로 담지 않습니다. 반면 카페 정보들은 너무 짧아서 정보량이 높지 못하고 가독성도 떨어집니다. 반면 블로그는 정보의 양과 다양성과 신속성이 좋습니다.
포털 입장에서는 이 블로그 서비스를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8년 동안 네이버는 블로그 서비스를 방치했습니다. 대신 네이버 포스트라는 마이크로 블로그 그러나 네이버 블로그와 다른 것이 거의 없는 서비스를 내놓습니다. 네이버 포스트 서비스는 가독성 높은 글쓰기 도구와 광고 글이 없는 청정 지역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 보다 더 상업화 된 글이 많아졌습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15일에 많은 네이버 블로거들을 초청해서 BLOSUM 데이를 개최했습니다. 네이버가 대규모로 블로거를 초청하는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네이버 포스트 활성화를 위한 유저 초청 행사는 있었지만 네이버 블로그 초청은 오랜만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2007년 티스토리가 구글 애드센스라는 광고를 붙여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로 고속 성장을 하자 이람 네이버 매니저는 급하게 유저간담회를 개최해서 대규모 개혁을 발표합니다.
이중에는 네이버 블로그 에디터 개선과 애드포스트 같은 블로거에게 광고 수익을 나누는 애드센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이렇다할 유저 초청 대규모 간담회가 없다가 11년 만에 대규모 간담회인 BLOSUM 데이를 개최합니다. 솔직히 좀 속 보이는 행동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네이버 블로그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습니다. 2007년 경에 대규모로 만들어진 스킨들이 여전히 그대로이고 당시 변화했던 에디터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네이버는 네이버 포스트 서비스나 폴라 같은 서비스에 정신 팔렸지 네이버 블로그에 신경 쓰지 않았죠.
그런데 이 방치했던 네이버 블로그가 죽지 않고 아니 죽지 않음을 넘어서 네이버에서 최고 인기 높은 서비스이자 체류 시간이 가장 높은 서비스로 재인식되자 네이버 블로그를 오구오구 내 새끼 하는 모습을 보이네요.
네이버가 블로그 서비스에 신경 쓴 건 2003년 부터 2006년 정도이고 좀 방치하다가 티스토리라는 획기적인 블로그 서비스가 등장하자 위기 의식을 가지고 2007년 대규모 개편을 합니다. 마치 MS 익스플로러가 넷스케이프라는 경쟁자가 쓰러지자 룰루랄라 놀다가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에게 잡아 먹히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고속 성장을 하던 티스토리는 다음이 인수를 한 후 이렇다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퍼져 있다가 다음이 카카오에 인수 된 후에 폐가 수준으로 방치되었습니다. 네이버는 리모델링을 하진 않았지만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면서 물 새는 곳은 없나 살펴보기라도 했지만 카카오는 티스토리라는 남의 자식 대하듯 방치를 합니다. 대신 자신들이 낳은 브런치라는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를 애지중지하죠
티스토리를 카카오가 제대로 키웠다면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는 큰 위기에 봉착할 뻔 했지만 카카오라는 경쟁자의 무능함과 무관심에 큰 도움을 받습니다. 블로그가 네이버에서는 중요한 서비스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가 지난 10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은 자기 변명일 뿐입니다.
다시 뛰는 네이버 블로그
그럼에도 네이버는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먼저 동영상 에디터의 대대적인 개편 및 해상도도 1080p에서 4K로 올리고 업로드 용량도 최대 7시간 까지 개선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네이버 블로그 에디터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PC 홈도 통계 서비스도 계선할 에정이며 애드 포스트도 검색도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다시 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대적인 변화가 참 부럽습니다. 특히나 에디터의 변화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제가 10년 동안 네이버 블로그를 방치 했다고 했지만 네이버는 블로그 에디터를 2007년 , 2010년, 2015년 변화를 했습니다. 다만 유저들이 원하기 보다는 네이버 스스로가 이게 멋있겠지 이게 편하겠지라는 일방적인 에디터의 변화였습니다. 그러나 2년 동안의 개발 시간을 통해서 워드 프로세스 만큼 편하게 만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무덤을 파고 있는 티스토리
티스토리는 죽었습니다. 아니 산 송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2년 새로운 에디터 개편 후 6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아니 변화가 있습니다. PC에서 티스토리 글을 스마트폰에서 PC 화면 모드로 접속해서 글 수정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바일 웹에서 티스토리를 접속하면 무조건 모바일 티스토리 웹페이지로만 접속되어서 스마트폰에서는 글 수정이 안됩니다.
반대로 모바일에서 쓴 글과 사진은 PC에서 수정이 안되는 개판인 개편을 했습니다. 기존보다 더 안 좋게 개편을 했죠. 이후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이틀 전에는 티스토리에서 글을 쓰고 발행을 누르면 리캡차라는 창이 뜹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했는데 아무런 설명이 없었습니다. 티스토리 공식 블로그에도 내용이 없더군요 그리고 하루가 지난 후에 더 깨끗한 티스토리를 위해 - 리캡챠 기능 안내라는 공지를 띄웠습니다.
보통 이런 기능 변화가 있으면 사전 공지를 통해서 알린 후에 적용을 하는데 아무런 공지 없이 그냥 기능을 올린 후에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어리둥절해 하자 다음 날 공지를 띄웁니다. 서비스 마인드가 엉망진창입니다. 예전의 티스토리는 철저히 소통을 아주 잘했고 해마다 유저 간담회를 통해서 필요한 기능과 빠른 개선을 선보였는데 이제는 유저 간담회는 사라지고 자기들 맘대로 운영을 합니다.
티스토리는 카카오가 다음을 먹어 삼킨 후에 버려진 서비스입니다. 자신들이 만든 브런치는 검색 카테고리를 따로 할당하면서까지 애지중지 오냐오냐 키우면서 버려진 양자 또는 업둥이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 한 후 티스토리에 대한 애정은 없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다음 서비스처럼 서비스 중지라는 괴소문이 계속 나오고 있고 이 소문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데이트] 티스토리 관리페이지 개편, 그리고 Big Picture
라는 글을 통해서 이런 괴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 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변화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전히 플래시는 제거 되지 않고 버그 투성이에 불편한 에디터는 여전히 개편되고 있지 않습니다. 빅 픽쳐가 아니라 이 정도면 롱 픽쳐 아닌가요?
솔직히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워낙 기대치가 낮으니 바라는 것도 없네요. 하지만 네이버가 저렇게 변화를 예고하는데 티스토리는 방치되고 있는 것 같아서 배가 아프네요.
그런 말이 있습니다. 티스토리 자체가 저품질이라고요. 네이버는 외부 블로그인 티스토리 글을 네이버 검색에서 계속 밀어내는 느낌입니다. 이러다보니 많은 블로거들이 티스토리를 떠나서 네이버로 이동하고 있고 저 같은 경우도 네이버에 한 다리를 걸치고 있습니다. 언제 서비스가 중지될 지 모르니 여차하면 짐 싸서 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티스토리로 블로그 서비스를 하고 싶다고 하면 네이버로 시작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티스토리 방치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카카오의 전 CEO인 임지훈은 O2O 서비스에만 매달리다가 거의 다 말아먹고 떠났습니다. 이후 2명의 CEO가 등장했지만 티스토리에 애정이 전혀 없습니다. 아니 카카오 전체가 티스토리를 계륵으로 여기는 느낌입니다. 이러니 언제 서비스를 중지한다고 해도 크게 놀랄일도 아닙니다.
정말 애정이 있었다면 유저들이 그렇게 원하는 카카오의 그 유명한 캐릭터들을 글쓰기에 넣을 수 있게 해줬겠죠. 그 간단한 것도 안 하는데 뭔 큰 걸 원할 수 있을까요? M&A 전문 기업. 카카오 봉제 인형 기업이라고 느껴지는 카카오. 카톡이 휘청이고 무너질 것 같으면 그제서야 다음 검색과 티스토리에 신경 쓸 듯 하네요.
지금 다음 검색률은 정체상태입니다. 검색률 끌어 올릴 생각조차 안하고 방치 상태입니다. 그냥 자신들의 웹툰 서비스나 게임 서비스 같은 콘텐츠 사업과 게임 사업에 정신 팔려 있습니다. 그러나 캐시카우는 검색입니다. 검색을 위해서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좀 더 활성화 시키고 좀 더 많은 유저들이 양질의 글을 쓰게 만들 토양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나 두 카카오 CEO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아니 막후에서 지휘하는 카카오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김범수 의장이 관심이 없다는 말이 정확하겠죠.
다시 말하지만 블로그 하고 싶으시면 티스토리는 절대 비추천입니다. 네이버로 시작하세요. 네이버는 적어도 블로그 서비스는 버리지 않을 겁니다. 티스토리는 지금 무덤을 파고 있습니다.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한 티스토리. 매일 매일 불안에 떨면서 써야 하는 서비스를 쓰느니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길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