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예술의 도구이지만 기본적으로 기록의 도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록하고 싶은 순간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물론 그 기록을 아름답게 담으면 예술적인 가치도 피어나겠죠. 기록 사진의 대가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와 사진기자들입니다. 한국에는 많은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분처럼 한 지역을 지속적으로 열정적으로 기록하는 사진가는 없습니다. 그분의 사진전을 보러 지난 주에 잠시 들렸습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사진전은 남대문 옆 억불카메라 건물 4층 벤로코리아 갤러리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전시는 6월 21일부터 7월 5일까지 열렸습니다. 미리 소개를 했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뒤늦게 소개하네요. 그러나 이 사진전은 사진집으로 다시 만나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제가 뛰어난 기록사진가라고 말하는 분은 '마동욱 사진가'입니다. 마동욱 사진가를 처음 안 것은 8년 전으로 기억됩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8년 전 마동욱 사진가는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라는 사진집을 봤습니다. 안에는 정남진 즉 전남 장흥의 여러 마을을 방문해서 마을 분들을 증명 사진 찍듯이 일일이 사진으로 기록을 했습니다. 이런 사진 아카이빙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서울시나 정부에서 과거 사진을 공개하지만 그 사진들 대부분은 시장이나 대통령 일정을 기록한 사진들이죠.  쉽게 말해서 사극에서도 왕이 나오는 사극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진들은 동시대를 산 국민들의 삶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을 정부에서 기록할리도 없고 그렇다고 사진가들이 기록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한 지역을 꾸준하게 기록하는 분들은 거의 없죠. 유일하게 아는 사진가는 '김기찬 사진가'입니다. 30년 이상 지금은 재개발로 그 흔적조차 느끼기 어려워진 행촌동이나 중림동, 아현동을 기록한 사진가는 있었습니다. 그 마저도 도시를 기록한 사진입니다. 시골을 꾸준하게 기록하는 사진가는 없고 꾸준함을 넘어서 현재를 사는 지역 주민들을 담는 사진가를 못 봤습니다. 

그런데 마동욱 사진가가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남 장흥 곳곳을 다니면서 언제 꺼질지 모르는 삶을 살고 있는 노인 분들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8년 전 사진이니 저분 중에 돌아가신 분들도 계시겠네요. 전남 장흥의 가족앨범 같았습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마동욱 사진가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은 액자 없이 벽에 다양한 사진을 붙이고 있습니다. 이런 디스플레이가 참 좋습니다. 고급 액자에 눈 높이에 가지런히 보기 좋게 차려 놓은 화이트 큐브 방식의 전시는 이제 실증이 납니다. 게다가 유리 액자를 껴서 유리의 빛 반사 때문에 사진 관람에 방해가 되는 사진들 보다 이런 전시 방식이 좋습니다. 뭐 성의 없게 보일 수 있습니다만 밥상이 대리석 식탁 위에서 먹어야 맛이 좋은 건 아닙니다. 허름한 밥상 위에서 먹는 밥도 맛이 좋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진전의 정체성과 이런 구수하고 생동감 넘치는 디스플레이가 전 무척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전남 영암은 바닷가를 끼고 있는 전라도의 한 지역입니다. 이 영암은 주산이 월출산입니다. 돌이 가득한 산으로 설악산 느낌이 드네요. 이런 산이 마을 뒤에 드리워 있으면 마을의 느낌이 더 들겠죠. 저 산을 넘으면 외부, 그 안은 우리 집 같은 느낌이요. 월출산은 809m터로 엄청나게 높네요. 특히 평지가 발달한 지역에 저런 높은 산이 있으니 신성함도 느껴집니다. 


영암은 농촌입니다. 근처에 목포가 있어서 항구도 가까운 곳입니다. 사진가 마동욱은 DSLR 대신에 드론을 사용해서 마을을 기록했습니다. 사용하는 드론은 DJI 드론을 주로 사용하십니다. 서울은 드론을 띄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높이 띄우려면 국방부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지방은 자유롭게 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띄우는 것이 예의이고 마동욱 사진가는 가장 먼저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고 취지를 설명한 뒤에 드론을 띄웁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항공 사진은 이미 익숙한 사진입니다. 우리는 이미 카카오지도나 네이버 지도, 구글 지도를 통해서 위성 사진 또는 항공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동욱 사진가의 사진은 90도로 내려다 보는 사진이 아닌 45도로 보는 시선으로 포털 지도 서비스와 다릅니다. 이렇게 45도에서 내려보는 시선은 마을의 전체적인 부감을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물들의 옆면과 윗면 모두 볼 수 있죠. 특히 강과 산을 사진에 담을 수 있습니다.

이 시선은 풍경화 시선이기도 합니다. 가장 안정적인 시선이자 인기 높은 시선입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흥미로운 것은 영암에서 나는 특산품 박스 위에 사진을 붙여서 전시를 하시네요. 서울 청계 광장이나 서울광장에서 지방 축산물 축제를 가끔 하던데 이런 사진전도 함께 곁들이면 어떨까 합니다. 그 지역의 풍광을 사진으로 보면서 사면 더 좋겠죠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요즘 지방에서 아파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리면에서 아파트가 좋죠. 그러나 농촌 지방과 어울리는 건물들은 아닙니다. 


지방 소멸 시대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도시로 떠나고 아기 울음 소리는 멈췄습니다. 전남 영암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이 60대 이상 노인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흐름은 전국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진들이 더 소중합니다. 언젠간 마을 붕괴도 일어날 겁니다. 그때가 되면 마동욱 사진가가 촬영한 사진들이 기억을 환기 시켜주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그게 사진의 힘이자 기록의 힘입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꽤 다양한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마동욱 사진가는 전라도 분이신데 전라도 지역을 카메라와 드론으로 기록 중에 있습니다. 또한 같은 곳을 꾸준히 기록해서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건 지방 정부가 예산을 들이고 사진가를 고용해서 1년에 1번 정도 지역 마을을 DSLR과 드론으로 기록해서 저장해 주면 좋으련만 그런 개념들이 아직 없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의 구청에도 문의를 해보니 그러고 싶은 마음들은 다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나마 다음 로드뷰나 네이버 거리뷰가 세상을 기록하는 아카이빙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마동욱의 하늘에서 본 영암 사진전

월출산 사진들도 많았습니다. 월출산 사진들을 보니 꼭 한 번 올라가 보고 싶네요. 800미터가 넘어서 쉽지 않겠지만 언제 도전해 보고 싶네요. 


사진전은 끝이 났지만 사진집으로 남았습니다.

하늘에서 본 영암 - 10점
마동욱 사진, 우승희 글/눈빛

영암 분들이 많이 구매하시지만 영암 태생인 분들도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주민들이 원하는 사진이 있으면 싼 가격에 프린팅해서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는 마동욱 사진가가 꾸준히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아카이빙 사진가가 지역마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는 사진 홍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예쁜 것만 담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기록 매체인 사진으로 지역 전체를 담고 있는 사진가들이 고맙게 느껴지네요. 특히 이 마동욱 사진가의 사진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깊은 맛이 더 우러날 것입니다.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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