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복제의 도구입니다. 세상을 그대로 떠서 필름이나 이미지센서에 옮겨 놓은 복사의 장인이죠. 이 뛰어난 복제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이용해서 상업적 도구 또는 예술이나 취미로 삼고 있습니다. 사진은 진입 장벽이 무척 낮습니다. 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나 세상을 복제할 수 있어서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들이 많죠. 또한 사진작가가 촬영한 뛰어난 풍경 사진을 보고 그 풍경 사진을 촬영한 장소를 찾아가서 동일한 시간과 화각으로 촬영하면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솔섬 광고 사진 논란

(마이클 케나의 솔섬 사진)

2014년 대한항공 광고 사진 1장이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영국 사진작가인 '마이클 케나'의 솔섬(Pine Trees)라는 작품을 우회 도용한 사진을 광고에 사용했다면서 '마이클 케나'의 사진을 소개하는 '공근혜 갤러리'가 대한항공을 고소했습니다.


(대한항공 여행사진전 입선작)

두 사진은 동일한 삼척 솔섬의 소나무를 담은 사진으로 피사체는 동일하고 앵글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칼라 사진과 흑백 사진이라는 점도 다르고 구도도 다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솔섬 사진 논란을 표절 시비로 인식했습니다. '마이클 케나'가 내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촬영했다고 소송을 건 것으로 알죠. 이에 많은 사람들이 풍경도 소유권이 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실제로 소송 과정을 보면 두 사진의 유사 여부에 대한 시시비비가 있지만 소송의 핵심은 대한항공의 사진 우회 도용이었습니다. TV 광고를 보다 보면 찰리 채플린이나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모델을 고용해서 찰리 채플린과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대한항공 광고 사진도 '마이클 케나'의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통해서 케나 사진의 느낌을 얻으려고 했다는 것이죠. 

실제로 대한항공은 공근혜 갤러리와 사진 사용에 대한 논의를 했었습니다. 이 논의가 없었다면 모르겠으나 논의까지 하고 비슷한 다른 사진을 사용한 것은 우회 도용으로 보입니다. 

이러나 이 솔섬 논란 소송은 대한항공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재판부는 

동일한 피사체를 촬영하는 경우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연물이나 풍경을 어느 계절의 어느 시간에 어느 장소에서 어떠한 앵글로 촬영하느냐에 선택은 일종의 아이디어로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을 했습니다. 아이디어나 콘셉트 같은 무형의 가치는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판결로 인해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을 그대로 모사한 사진도 저작권을 인정 받는 길이 열렸습니다. 


촬영자가 다르지만 동일한 시간과 장소, 화각으로 촬영한 사진은 동일한 사진일까?

출처 : 제주교통복지신문

아주 흥미로운 사진 사건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정정보도] 제주시 사진전 상권취소,사실은 이렇습니다 라는 기사를 읽어보면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정리해서 소개하자면 제주시가 주관하는 '아름다운 제주시 사진공모전'의 대상을 받은 작품이 '2017 해양사진대전' 공모전 동상을 수상한 작품과 동일한 작품이라면서 대상 수상이 취소되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두 사진은 거의 비슷하지만 사람을 자세히 보면 약간 포즈가 다릅니다. 그러나 구름이나 바다 장소 모두 동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사진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같은 장소로 출사를 가면 비슷한 앵글과 비슷한 시간의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제주시는 '2017 해양사진대전' 동상 작품과 자신들이 주관한 '아름다운 제주시 사진공모전' 대상 사진이 동일하다고 판단해서 대상 수상을 취소했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사진이 아닙니다. 카메라도 다르고 촬영자도 다릅니다. 다만 동일한 곳에 두 분이 출사를 가서 거의 동일한 앵글과 시간에 촬영했기 때문에 비슷한 사진이 찍혔을 뿐이죠. 자세히 보면 앵글도 살짝 다르고 후보정 스킬도 다릅니다. 

그럼에도 얼핏 보면 누가 봐도 두 사진은 동일한 사진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주시 '아름다운 제주시 사진공모전' 공모 요강에 보면 '기 발표 작품 및 타 공모전 입상작'은  수상을 하게 되도 입상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인 전국 사진공모전에 다 들어가 있는 문구입니다. 그러나 위 두 사진은 명백히 다른 촬영자, 다른 카메라를 사용한 다른 사진입니다. 한 분은 해양사진대전 공모전 동상을 받았지만 다른 분은 이 제주시 사진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해서 대상에 선정 되었을 뿐이죠.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카메라도 다르고 촬영자도 다르지만 동일한 장소, 거의 비슷한 앵글과 시간에 촬영한 2장의 사진은 동일한 사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먼저 저작권은 촬영자에게 귀속되기에 두 사진은 저작권이 다릅니다. 따라서 유사하지만 동일한 사진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주시 심상위원들은 동일하게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진은 동일 사진이 아닙니다. 동일이 아닌 유사한 것이죠. 그럼 공모전 요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대상 취소를 했습니다. 요강을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대상 취소가 올바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 느슨하게 보면 두 사진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제주시 입장에서는 다른 사진공모전에서 수상한 사진을 대상으로 선정하면 다른 사진공모전의 아류나 독창성 자존심 등등 여러가지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설명을 들여보면 '다른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과 동일 장소, 동일 시간에 촬영한 작품은 타 공모전에 출품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부 공감이 가는 주장입니다. 위 두 사진을 촬영한 분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같은 동호회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동호회라고 해도 회원수가 많고 친하더라도 어느 사진공모전에 사진을 공모했는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모든 사진공모전을 출품자가 다 지켜보는 것도 아닙니다. 

해양사진공모전의 동상 수상을 보고 나도 비슷한 사진이 있는데 내 볼까?라고 출품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심사위원들의 해명은 반쪽짜리 해명입니다. 이번 계기로 사진 공모전 공모 요강에 유사한 사진 출품 시에도 수상을 박탈할 수 있다고 적어야 이런 이상한(?) 사진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지자체도 꿩 먹고 알 먹는 식의 사진공모전의 폐단


전국 수 많은 지차체들이 사진공모전을 펼칩니다. 이에 많은 사진가와 취미사진가들이 도전을 하죠. 이렇게 전국 지자체들이 사진공모전을 많이 개초하는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지자체 전속 사진가 또는 프로 사진가에게 의뢰해서 지자체를 홍보할 사진을 촬영하기 비용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뛰어난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XX시 풍경 사진공모전을 개최해서 봄,여름,가을,겨울의 뛰어난 풍광을 단돈 1천만원에 얻을 수 있지만 전속 사진가나 프로 사진가에게 사계를 담아달라고 하면 더 많은 돈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홍보입니다. 사진공모전을 하면 해당 지자체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됩니다. 비용보다 이 홍보 효과 때문에 많은 지자체들이 사진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이렇게 적은 비용 높은 홍보 효과로 개최한 사진공모전에 입선한 사진들은 지자체 홍보에 요긴하게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사진공모전 사진은 공모전을 위한 사진이라서 생동감은 떨어집니다. 게다가 특정 협회가 전국 지자체 심사위원으로 많이 섭외 되는 점도 문제죠. 

이런 지자체의 사진공모전은 계속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단지 아름다운 사진 몇 장으로 그곳을 찾아가는 사진 관광이 시대가 아닌 액티비티한 동영상 리뷰가 더 인기를 많이 끌고 있습니다. 또한, 풍광은 사진이 더 아름다울 수 있지만 체험 공간과 액티비티한 관광 상품의 체험은 글과 사진과 동영상으로 다 담지 못합니다. 지자체 사진공모전도 탐미성 보다는 좀 더 생동감 넘치는 사진에 좀 더 가점을 주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하네요.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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