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서울은 박정희 정권 시절 뽕밭이었던 강남과 서울 구석구석 확장된 서울입니다. 100년 전 서울은 4대문 안과 용산 일대와 일제가 만든 영등포 공업지대 정도가 서울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울 전체를 돌아보면 역사가 어린 이야기는 종로, 중구 일대가 대부분입니다.

그중에서도 개화기 시절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남긴 곳이 덕수궁 옆 정동입니다. 


정동은 덕수궁이라는 고궁과 일제시대 가정법원이었던 서울시립미술관과 정동교회 그리고 미국 대사관 등등 조선 시대와 근대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건물이 가득합니다. 특히 덕수궁은 조선의 왕이자 대한제국의 황제였던 고종이 메인 궁으로 사용했던 곳이라서 근대의 역사적 사건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옛 이름은 운형궁이죠.

걷기 좋은 길이기도 합니다. 긴 돌담길이 길게 뻗어 있어서 걷기도 사진 찍기도 역사 여행을 하기도 좋습니다. 이 정동에서 매년 봄, 가을에 축제가 펼쳐집니다. 축제 이름은 '정동야행'입니다. 몇 년 전에 처음 체험해 봤는데 아이들 손잡고 체험할 프로그램과 공연이 많아서 추천하는 축제입니다. 종로구 축제라고 하기엔 꽤 규모감도 있고 성실한 축제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 5월 11일에서 12일까지 금, 토요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전 금요일 공연을 살짝 관람했습니다. 

정동야행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낮이 아닌 밤에 행사가 진행됩니다. 다채로운 공연과 정동 주변의 역사적인 건물 안에서 역사 체험을 하는 투어 프로그램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미리 예약 참여할 수 있습니다. 






돌담길에서는 작은 교실이 열렸네요. 교실풍으로 꾸며 놓고 자수 체험공간이 있었습니다. 


천문 교실도 있네요. 아이들 데리고 나온 부모님들이 아주 좋아하는 체험공간입니다. 


이런 축제에는 축제 도구가 있어야겠죠. 가장 인기 높았던 축제도구는 LED 풍선입니다. 투명 풍선에 LED 램프를 달아서 파냄하고 있는데 엄청난 줄을 서서 구매를 하시네요. 아시겠지만 요즘 이런 풍선에 대한 환경론자들의 비판이 많습니다. 저 풍선들이 하늘로 올라가서 터지면 그 풍선 쪼가리를 먹이로 알고 먹은 새들이 많이 죽는다고 하죠.  다만 색깔이 없는 투명 풍선이라서 그런 비판에서 좀  자유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LED 램프 때문이라도 집까지 데리고 갈 것 같네요. 

정동야행 행사를 진행하는 메인 스테이지가 돌담길 중간에 설치 되어 있었습니다. 사회자와 종로구청장 그리고 그 옆에 눈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보이네요. 모두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외국인 분들이네요. 


푸드트럭도 있었습니다. 푸드트럭이 없던 시절에는 솜사탕 정도가 군것질 거리였는데 푸드트럭에서 파는 다양한 음료와 음식으로 먹으면서 축제를 즐기는 풍토가 정착되었습니다. 


정동교회와 이화여고가 있는 정동길에는 액세서리 판매 가판대가 배치되어서 쇼핑도 할 수 있었습니다. 


기업도 참가했습니다. 기업이 참가해서 제품 홍보하면 다 짜증내하죠. 그런데 딱 1개 부스만 기업이 참가했고 그마저도 제품 홍보 보다는 축제에 동참하는 느낌이네요. 


개화기 시절을 재현한 공간에서 기념 사진 촬영을 하는 공간을 마련했네요. 



역사적인 공간인 정동길에서 임시정부 애국가 청음 공간도 있네요. 역사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 많았습니다. 


가장 화려했던 공연은 '구 러시아 공사관' 앞 '정동공원'의 공연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동길을 쭉 따라서 경향신문사 앞으로 나가버리시는데 중간에 중명전도 있고 캐나다 대사관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아관파천의 '구 러시아 공사관' 건물이 있습니다. 그 앞의 정동공원은 동양의 팔각정을 벤치마킹해서 만든 서양식 정자인 가제보가 있습니다. 


가제보 앞에는 레스토랑 테이블이 가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저 테이블은 예약한 분들만 앉을 수 있나 했습니다. 또한 음식이 제공되나 했습니다. 아닙니다. 그냥 아무나 앉을 수 있고 음식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그냥 분위기 연출용 테이블이네요.






가제보에서는 국악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노르스름한 LED 전구는 정동야행을 위해서 설치되었습니다. 유지비가 많이 안들면 야외활동하기 좋은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켜 두면 어떨까 하네요. 이 램프 덕분에 이 정동공원이 마치 개화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어딘가에서 고종이 걸어나와서 에디슨 전기회사가 설치한 전구를 보면서 감탄을 할 것 같네요

한쪽에는 차와 음료 떡을 판매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다양한 의상을 무료로 대여 받아서 입을 수 있었습니다. 공주옷, 왕자옷, 도포, 한복 등등 다양한 옷을 입을 수 있네요.


전 정동야행 중 정동공원 행사를 보면서 의상 체험과 공연을 섞어서 공연 공간으로 바꾸고 수시로 공연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간이 주는 힘이 아주 강하고 좋은 곳입니다.  러시아공사관 건물은 거의 다 사라지고 석조 건물만 남아 있네요


정동야행이 아니더라도 정동공원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 중 하나입니다. 


정동길에는 중명전이 있습니다. 을사늑약이 채결된 부끄러운 역사의 공간입니다. 이 중명전은 서양식 건물로 고종의 집무실 또는 도서관으로 이용했던 곳입니다. 덕수궁의 옛이름 운현궁 시절에는 이 중명전과 서울시립미술관을 넘어서 영국대사관이 있던 전체가 운현궁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종 황제가 죽고 고궁은 뜯겨 나가게 됩니다. 

중명전도 운현궁 안에 있던 건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중면전을 잘 모르는 이유는 길가에 있지 않고 골목으로 약 30미터 들어가야 합니다. 정동극장 바로 옆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나오는데 이걸 잘 모릅니다. 정동에 간다면 꼭 들려야 할 건물입니다. 이 중명전에서는 가수 하림이 이끄는 블루카멜앙상블의 월드뮤직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가수 하림은 윤종신이 키운 가수입니다. 윤종신, 조정치와 함께 신치림으로 활동하기도 했고요. 하림은 노래 잘하는 가수이지만 그보다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연주가로도 유명합니다. 악기 다루는 능력이 좋아서인지 다양한 악기를 좋아하고 잘 다룹니다. 요즘 무슨 활동을 하나 궁금했는데 아예 전 세계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팀인 '블루카멜앙상블' 팀을 만들어서 함께 공연을 하네요

좋았습니다. 다양하고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화기 시절 노래를 다양한 악기로 연주를 하니 그 풍미가 더 커졌습니다.

하림 말도 많이 늘었고 좋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조용한 캐릭터였는데 방송물을 먹고 라디오 진행까지 하더니 말을 아주 잘하고 재미있게 하네요. 


정동야행은 평소에 들어갈 수 없는 정동 주변의 공간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봄편은 끝이 났지만 가을에 또 진행됩니다. 이날 너무 바뻐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가을에는 이틀 내내 참여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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