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글을 많이 쓰고 많은 사진작가들의 사진전을 보면서 남들보다 많은 사진가와 사진작가들을 알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이웃 분 중에도 사진을 업으로 하는 상업 사진가와 사진작가 분들이 꽤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진작가와 사진가들은 참 좋은 분들입니다.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 기부도 잘 하시고 카메라를 들고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추는 빛의 도구로 활용하는 다큐 사진작가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전 그런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고 세상의 추악한 이면과 욕망을 고발하는 사진작가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사진이라는 이미지는 텍스트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그 힘을 잘 사용하는 분들을 전 사진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1장의 사진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없지만 마중물이나 99도에서 1도를 더 올려서 세상을 끊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사진가가 좋은 사진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쁜 사진작가와 사진가도 꽤 많습니다.


사진계의 성폭력 사태는 이제 시작이다

소나무 작가로 유명한 사진작가의 성추행 폭로가 나온 후 사진계는 큰 충격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언제 터지느냐의 문제였지 이런 성추행이 꽤 많다는 것을 사진 관련업을 하는 분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어제 유명한 한 유명 상업 사진가의 성추행 폭로가 터졌습니다. 이 폭로는 2차 폭로가 없고 아직 사진가의 해명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사진계 안에서의 성추행과 성폭력 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MBC는 사진계 안의 성폭력 실태조사라는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분명 위계관계에 의한 성추행과 성폭력은 비단 사진계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사진계가 다른 분야보다 자정능력이 떨어집니다. 


기사 출처 : 사진계 성폭력 '빙산의 일각'?..피해자 "수백 명 더 있다"

1년 전 사진전문지 보스토크에서는 사진계 내 성폭력 실태조사를 공개했습니다. 사진계 종사자 385명(여 286명, 남 99명)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무려 절반인 54%가 신체적 접촉 강요가 있었고 사적만남 강요도 43%나 있었습니다. 뭐 이 2개는 서로 시선이 다른 것도 있고 오해일 수도 있기에 그냥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관계를 요구를 받은 사람이 27% 였다는 것은 무척 놀라운 수치입니다. 

가해자에는 상사나 선배, 교수나 강사, 사진가가 있었는데 공통점은 우월적 지위를 휘두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가해자의 80%가 이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제자와 후배와 모델에게 성폭력을 가했습니다. 

사실 이런 사진계의 성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알게 모르게 만연해 있었죠. 그러나 다른 분야처럼 권력자의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은 쉬쉬하거나 못 본 척 했습니다. 그런 방관이 있었기에 권력자들은 더 편하게 성폭력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하나 나서서 말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방관이 이런 사태를 키운 것이고 그걸 보고 지낸 사람들이 나중에 권력을 잡으면 똑같은 행동을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진계 미투가 나올 것입니다. 동시에 사진가와 사진작가들이 뭉쳐서 한 목소리에서 사진계 안에서의 성폭력 문화를 함께 제거해 나가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만 그런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모래알 같은 사진계. 구심점을 잡아주는 협회도 없다

개신교 같습니다. 사진계는 개신교처럼 큰 구심점이 없습니다. 개신교의 수 많은 종파가 있는 것처럼 사진계도 하나로 모이지 않고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을 합니다. 특히나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사진학과 출신이 아닌 미술학과나 심지어 인문학계 출신인 사진가와 사진작가도 많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로 사진계에 진입해서 좋은 점은 연공서열에 대한 편가르기나 줄서기가 다른 예술계보다 낮아서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사진가와 사진작가들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서 이런 사태가 터져도 재발 방지나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몇몇 사진관련 협회가 있지만 사진계 전체를 아우른다고 할 수도 없고 협회 자체의 비리도 커서 자정 능력이 있는 협회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사진가들 개개인이 스스로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구조입니다. 이러다 보니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은 사진가나 사진작가도 사회의 따가운 시선만 견디면 사진계에서 활동하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습니다.

만약 사진계가 강력한 구심점이 있었다면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터지면 협회 차원에서 큰 제재를 가할 수 있겠지만 그게 가능하지 않습니다. 


나쁜 사진가들이 스스로 물러나길 바래야 하나?

나쁜 사진가들입니다. 카메라를 성착취 도구로 활용하는 나쁜 인간들입니다. 이런 인간들을 알면서 방관한 방관자들도 나쁜 사람을 동조한 덜 나쁜 사람이지만 똑같은 나쁜 사람입니다. 

그런면에서 이런 성착취 문화를 수 십년간 지속하게 한 사진계 생태계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닌 동업자라서 침묵하고 방관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진가의 나쁜 행동을 동료 사진가가 지적해야 합니다. 그 잘난 우월적 지위를 여기에 써먹으면 더 좋습니다. 그러나 선배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진가가 망나니 짓을 하고 있네요.

가능하다면 퇴출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퇴출할 능력도 그럴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것입나다. 천상 나쁜 사진가가 내가 정말 나쁜 행동을 했구나 반성하고 스스로 물러나지 않은 한 나쁜 사진가는 잠시 사람들의 구설수와 비난을 피하고 2~3년이 지나면 또 다시 활동할 것입니다. 

앞으로 모델 사진 촬영을 할 때 사진가를 감시하는 카메라를 설치해야 할까요? 카메라로 세상을 담고 아름다운 것을 담는 것이 소명인 사진가들이 또 다른 카메라의 감시 대상이 되는 일은 없어야합니다. 지금이라도 사진업을 하는 분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자신을 감시하는 마음의 카메라를 설치했으면 합니다. 동시에 다른 동료 사진가들의 성폭력을 감시하는 인간 카메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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