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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더 포스트 신문사설의 지루함과 묵직한 특종의 힘이 공존하다

by 썬도그 201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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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이 이름만 들어도 흥분이 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만드는 영화마다 흥행 대박을 쳤던 시절이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예전의 명성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었지만 국내에서 작게 개봉하는 영화들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감독의 역량이나 연출력이 떨어져서 인기가 떨어진거냐? 아닙니다. 오히려 관록이 붙어서 연출력이 더 정교해졌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잘 만듭니다. 2015년 작 <스파이 브릿지>는 냉전 시대의 드라마를 담기도 하며 올해 개봉할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SF 영화도 잘 만듭니다. 이번 주에 개봉한 영화 <더 포스트>는 언론을 소재로 한 드라마입니다. 


30년 간의 미 정부의 추악한 이면을 담은 극비 문서 펜타곤 페이터 사건을 다룬 <더 포스트>

다른 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진입문턱이 좀 높은편입니다. 1971년 뉴욕 타임즈가 폭로한 군사 1급 기밀인 '펜타곤 페이퍼'를 소재로 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현대사를 좀 알고 보면 좋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나름대로 잘 설명하고 있지만 워낙 대사가 많고 거론하는 이름들이 많아서 머리가 좀 멍해지기도 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베트남 전장터를 보여줍니다. 베트콩을 물리치고 자유 베트남을 만들 것 같았지만 매일 매일이 교착 상태였습니다. 수 많은 젊은이들이 공산주의를 막기 위해서 목숨 받쳐서 싸우지만 점점 늪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을 전략 연구가인 '댄 엘스버그'는 베트남에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 했고 국방부 장관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나 언론 앞에서 국방부 장관은 비행가 안에서의 행동과 다르게 미군은 승리하고 있고 미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거짓말이죠. 

이런 거짓말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계속 죽어가는 것을 견디지 못한 댄은 자신이 작성에 참여한 7,000페이지 상당의 군사 1급 기밀 '펜타곤 페이퍼'를 몰래 빼내서 뉴욕타임지에 제공합니다. 그리고 1971년 6월 13일 뉴욕타임즈는 트루먼 정부부터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 대통령 시절의 대국민 거짓말을 폭로합니다. 

보통 이런 역사적 사건을 있는 그대로 담으면 재미가 없죠? 그래서 제보자를 제일 나중에 밝히는 스릴러 기법을 사용해야 누가 제보한 거고 누가 작성을 지시한 거지?라는 의문을 달고 시작하는데 이 영화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고 그냥 정공법으로 시작합니다. 이렇게 영화 초반에 비밀문서 제공자와 제공 과정을 다 폭로합니다.


주식시장 상장을 앞둔 워싱턴 포스트. 폭로 앞에서 갈등하는 캐서린

뉴욕타임즈에게 '펜타곤 페이퍼' 특종을 보면서 크게 상처를 입은 신문사가 '워싱턴 포스트'입니다. 백악관이 있는 지역 신문사이지만 정치인들과의 인맥이 좋아서 정치 관련 특종을 놓친 것에 화가 납니다. 특히 편집장인 벤(톰 행크스 분)은 분을 삭힐 수 없습니다. 이에 가족신문사인 '워싱턴 포스트지'의 회장이자 발행인인 '캐서린(메릴 스트립 분)'에게 '펜타곤 페이퍼' 복사본을 구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나 캐서린은 난처한 표정으로 거절을 합니다. 





편집장 벤은 기자 백디키언이 자신이 '펜타곤 페이퍼' 유출자를 알 것 같다면서 유출자를 추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한 때 동료였던 댄을 만납니다. . 댄은 질 줄 알면서도 계속 베트남에 미국 청년들을 보내는 모습에 치를 떱니다. 댄은 벡디키언에게 무려 4,000페이지에 달하는 '펜타곤 페이퍼'를 주면서 꼭 뉴스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렇게 '펜타곤 페이퍼' 전체를 '워싱텅 포스트'지는 입수를 합니다. 벤은 자신의 집에서 이 1급 기밀 문서를 분석하면서 기사를 쓸 준비를 하고 발행인인 캐서린에게 이 사실을 말합니다. 


하지만 캐서린은 갈등하게 됩니다. 가족 신문사인 '워싱턴 포스트'를 더 키우기 위해서 주식시장에 상장을 했고 1주일 간 아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펜타곤 페이퍼'를 구해서 특종을 보도하면 투자자들이 떠날 것이라는 두려움도 두려움이지만 그 '펜타곤 페이퍼'의 작성을 지시한 사람이 자신과 친한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이기 때문입니다. 친구인 맥나마라에게 물을 먹이게 하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포스트는 발행인 캐서린도 편집장 벤도 백악관 대통령과 고위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습니다. 정언유착의 관계였습니다. 이런 자신들의 과거를 부정해야 하는 괴로움과 함께 절친한 친구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주식시장 상장까지 캐서린은 처음으로 강한 압박을 받습니다.


영화 <더 포스트>는 여성 발행인 '캐서린'에 관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만든 신문사를 남편이 이어 받았다가 남편이 죽자 캐서린이 회장이자 발행인이 됩니다. 그러나 캐서린은 곱게 자랐습니다. 아버지가 남편이 하라는대로 하는 수동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신문 보다는 워싱턴 정가의 고위층들과 파티를 하고 인맥 구축을 하는데 더 열정적이었습니다. 

캐서린은 고민을 하고 고민을 합니다. 미국 국민들을 위해서 미국 정부의 거짓말을 담은 특종을 터트리려면 미국 정부는 물로 투자자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영화 <더 포스트>는 이 캐서린의 선택과 변화가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특히 대법원에서 뉴욕 타임즈와 함께 미국 정부에 고소를 당한 워싱턴 포스트의 대표로 참석했다가 법원을 나올 때 인기 신문사인 '뉴욕타임즈'에 신문 및 방송 기자들이 몰려들지만 지역 신문사인 '워싱턴 포스트'의 발행인 캐서린에게는 1명의 기자도 달라 붙지 않습니다. 동생을 친구를 군대로 보낸 여자들의 무언의 눈빛들이 가득합니다.

전 이 장면에서 좀 울컥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뉴욕타임즈와 달리 워싱턴 포스트는 모든 것을 걸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덩치로만 판단하네요.


초반은 지루한 신문 사설, 후반은 돌직구 같은 특종 같았던 영화 <더 포스트>

영화 <더 포스트>는 초반에 너무 많은 대사가 나와서 상당히 지루합니다. 큰 사건 사고가 터지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스릴러나 MSG도 치지 않아서 상당히 지루합니다. 그래서 영화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분들이 꽤 있더군요. 오랜만에 영화 보다가 나가는 사람들을 봤네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초반 전개도 느슨하고 배경 지식을 많이 알고 봐야 하는 점 등 지루한 요소가 참 많네요. 그래서 나가는 분들 심정도 이해할 정도입니다. 톰 행크스와 메릴 스트립이라는 대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요즘 두 사람이 나온다고 영화 보는 분들 많지 않죠. 


그러나 영화는 후반에 터집니다. 특히 유리정원 안에서 살던 캐서린이 점점 발행인의 직책과 무게를 이겨내고 서서히 진짜 언론사 사주가 되어갑니다. 

언론의 사명을 역설하는 댄 편집장
"우리가 보도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고, 국민이 지는 겁니다"라고 강하게 말합니다. 또한 뉴욕타임즈가 경쟁 언론사이지만 동업자 정신으로 그들을 지지하는 언론사의 연대하는 모습도 감동스럽게 보여줍니다. 


스포 때문에 후반의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를 자세히 적지 못하지만 초반의 지루함은 사라지고 점점 이야기는 빨라지고 가팔라집니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캐서린. 특종을 발행하느냐 마느냐에 최종 담판을 냅니다. 뭐 스포를 하지 않아도 결과는 뭐 다 아실겁니다.

전반은 지루하지만 후반은 꽤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영화 <더 포스트>는 지루합니다. 게다가 이 이야기를 우리는 2016년에 경험을 했습니다. JTBC라는 한 언론사가 대한민국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습니다. JTBC가 없었다면 한국은 끔직한 하루하루를 더 오래 지냈을 겁니다. 이렇게 더 다이나믹한 일을 최근에 겪었기 때문에 영화 후반의 특종도 이미 본 느낌이 듭니다.

이래서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습니다.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기는 언론이 많아져야 한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

이게 언론의 역할입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표현의 자유에 강력한 힘을 부여한 이유는 통치자들을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4의 권력기관이라고 하는 언론이 입법, 사법, 행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해야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입니다. 그런데 우리네 언론들은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어땠나요? 국민을 섬겨야 하는 언론이 아닌 통치자의 눈치를 부는 언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통치자를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언론들의 호위로 대한민국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 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언론이 통치자의 힘을 배경으로 호가호위하던 기레기가 가득한 언론사도 있었지만 JTBC같은 언론사 다운 언론사도 있었습니다. 

닉슨 정부의 분노에 찬 강한 압박과 협박도 일언지하에 거부했던 벤 편집장의 뚝심에 감동했습니다. 또한 이런 벤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캐서린의 결단도 감동입니다. 

"신문은 역사의 초고다"

벤의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이 담긴 대사입니다. 일제시대에 천황을 칭송했던 모 거대 언론사는 평생 자신들이 쓴 기사가 족쇄가 됩니다. 언론인다운 언론인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전 이 영화를 기레기들이 많아 봤으면 합니다. 그러나 기레기들은 이런 영화 보지 않을 거고 매일 정신 승리하기에 봐도 느끼지 못할 겁니다. 언론 정신에 대한 메시지가 아주 무겁고 직선적이라서 좋네요. 다만 영화가 전체적으로 지루한 점은 아쉽습니다.

 

별점 : ★★☆

40자평 : 좋은 메시지를 먹기 불편한 그릇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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