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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공범자들. 지난 9년 호가호위한 박근혜 방송 부역자들을 고발하다

by 썬도그 2017.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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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 되자 약 2주일 이상 울분을 토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연일 격정적인 글을 남겼고 몇몇 페북 이웃분들은 걱정을 하는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서서히 세상을 위한 비판의 목소리를 줄였습니다. 순치! 저도 순치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미래가 있을 때 희망을 느끼고 살아볼 가치가 있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미래가 보이지 않고 미래가 현재보다 더 암울하다고 생각하면 삶의 가치를 잃게 됩니다. 살아가는 이유가 사라지면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을까요? 다른 곳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거나 매서운 미래에 대한 꿈을 접거나 현재를 외면하게 됩니다. 

전 이명박 정권은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란 실수를 하고 속임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두 번 속거나 두 번 실수하면 그건 속이는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속는 사람이 나쁜 것입니다. 전 국민들을 믿었지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국정원 댓글 부대와 수많은 정치 공작과 위법 행위들이 난무해서 휘둘린 것으로 보이지만 그 당시는 국민에 대한 배신감이 아주 컸습니다.

우리 국민은 똑똑한 것 같지만 동시에 우둔합니다. 특히 언론이 한쪽 편만 들어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면 방송이라는 세상의 창이 진짜 세상인 줄 알고 착각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아는 이명박 정권은 광우병 사태 이후 언론 장악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아시겠지만 현재 MBC와 KBS는 이명박근혜 정권의 하수인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는 다큐 영화 <공범자들>

지난 여름 개봉한 다큐 영화 <공범자들>은 최승호 PD가 만든 2016년 개봉작 <자백>과 결을 같이 하는 작품입니다. 다큐 <자백>은 가짜 간첩을 만들어서 호가호위했던 공안 검사이자 박근혜 정권의 실세였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정조준한 작품이었습니다. 공안 정권이 어떻게 간첩을 만들면서 인권을 유린했는지를 직접 취재해서 보여줬습니다. 

특히 재일동포분이 간첩으로 몰려서 정신이 망가진 모습은 서글프고 참혹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간첩을 만든 사람들이 반성을 하지 않는 모습에 악은 항상 당당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자백>에 이어서 어쩌면 최승호 전 MBC PD 본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공범자들>를 만듭니다. 

잘 아시겠지만 최승호 PD는 MBC PD로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탐사보도팀이었던 PD 수첩의 PD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낸 후 조직적이고 치밀한 방법으로 MBC PD와 아나운서들을 스스로 나가게 하거나 내쫓아버렸습니다. 언론 장악! 이명박 정부가 시행항 언론 장악 과정을 촘촘하게 담은 다큐 영화가 <공범자들>입니다.


<공범자들>의 이야기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MB 정권이 들어섰지만 KBS는 역대 최고의 보도 수준을 갖춘 기자와 보도국이 있었습니다. 연일 MB 정부의 초대 장관 후보들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고발하자 MB 정권은 KBS가 눈엣가시로 생각합니다. 그러더니 정연주 사장이 KBS의 적자의 원흉이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정연주 사장을 내칩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KBS의 뛰어난 시사보도프로그램인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가 낙하산 사장이 입성한 후 사라졌습니다. 이후 광우병 사태가 터지고 MB정권은 MBC를 옥죄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자신들이 원하는 측근인 김재철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냅니다. 이렇게 KBS와 MBC는 MB정권의 하수인이 되고 맙니다. MBC와 KBS는 파업을 했습니다. 그러나 장기파업은 시위 주동자의 구속이라는 검찰과 경찰의 합동 작전으로 끝이납니다.

정권의 개가 된 검찰과 경찰은 그렇게 MB정권의 행동대원이자 보디가드 또는 정치 깡패가 되어서 신뢰도 높은 두 방송사를 박살냅니다. 이후 우리는 지금까지도 MB와 박근혜 정권 입맛에 맞는 방송, 어용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비열한 대통령은 이명박입니다. 대국민 방송에서는 국민의 말에 귀기울이겠다면서 뒤로는 민간인 사찰, 국정원을 동원한 댓글을 통한 선거개입 그리고 4대강이라는 엄청난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이런 악행은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다가 이제와서 그 비리를 들쳐보니 썩은내가 진동을 하고 있습니다.

<공범자들>은 덤덤하게 지난 9년 동안 어떻게 두 공영방송이 유린당하고 파괴되었는지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언론 파괴 행위에 적극 가담하고 지시한 언론 파괴 공범자들과 인터뷰를 시도하면서 그들의 목소리와 얼굴 그리고 이름을 철저하게 담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언론 파괴 공범자들인 김장겸, 김재철, 고대영, 이명박 등과 인터뷰는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과 이름은 이 영화를 통해서 영원히 기록되었습니다. 

최승호 PD는 이걸 노렸을 겁니다. 어차피 인터뷰 할 수 없는 거 그 과정을 담아서 영화라는 매체에 담아 넣었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MBC 탄압에 배정 받은 검사 이름을 또박또박 적어 놓았습니다. 


이런 파괴된 언론은 결국 세월호 사고에서 민낯을 드러냅니다.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떠벌리는 한국 언론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쌍욕이 절로 나옵니다. 이때부터 기자라는 이름 대신 기레기가 기사의 대치어가 되어가고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수의 기자와 다수의 기레기가 존재하는 언론! 영화 <공범자들>은 기레기가 득시글한 언론사인 MBC와 KBS 기자들에 대한 공분을 담습니다. 

니들은 뭐했냐?라는 질문에 울먹이는 목소리를 담은 <공범자들>

MBC파업, KBS파업은 실패를 했습니다. 그 실패의 후유증은 아주 컸습니다. 특히 MBC는 다수의 간판 아나운서들이 퇴사를 하고 한직으로 물러나서 TV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이후 MBC 뉴스는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서 저질 뉴스 생산지가 됩니다. 저도 지금까지 MBC 뉴스를 안 봅니다. 지난 겨울 촛불 시위를 할 때 MBC 기자를 보고 시민들은 꺼지라고 했습니다. 이에 MBC는 건물 2층에서 숨어서 뉴스를 하는 촌극을 벌입니다.

파업 참가자들은 열패감에 젖어서 지내게 되지만 동시에 저항을 안 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지난 5년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이 영화에는 담겨 있지 않지만 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한 3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상암동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러 가는데 상암동 MBC 건물 창문에 MBC를 비판하는 거대한 문구를 봤습니다. 사무실 창에 붙인 그 종이를 보면서 저항하는 분들이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항의 목소리는 드디어 다시 커졌고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KBS와 MBC는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MBC FM 라디오는 올스톱됐고 예능과 드라마까지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상 최초로 녹화 방송을 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장겸은 물러가라!라는 목소리는 다시 MBC 로비에 울려 퍼졌습니다. 이 장면은 절 뭉클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적폐세력, 박근혜라는 썩은 정권을 호위한 언론 호위세력이자 방송 부역자들. 김장겸, 김재철, 고대영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지시한 이명박 전 대통령. <공범자들>은 지난 9년 간 언론이 어떻게 정치에 휘둘렸는지와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치졸하게 행동을 했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자체는 다 아는 내용이지만 <공범자들>이라는 기록물을 통해서 100년이 지나고 200년이 지나도 우리 후손들이 21세기 초 한국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게 될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이런 거대한 언론과 정치의 결계를 깬 것은 장학 당한 공영방송이 아닌 JTBC라는 종합편성채널이었습니다. JTBC가 새로운 세상의 물꼬를 텄고 그 JTBC 뉴스부분 사장이 MBC에서 쫓겨난 손석희입니다. 새겨 봐야할 다큐 영화 <공범자들>입니다. 나중에 이야기 하자는 사람치고 나중에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언론 파괴 공범자들의 주요 대사는 '나중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 영화 <공범자들>을 봐야 합니다.

최승호 PD는 11월 3일(금)까지 공범자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무료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무려 1백만 명이 시청했습니다. 시간 나실 때 꼭 봤으면 합니다. 지난 9년 동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다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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