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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외국사진작가

브레송이 존경한 구성, 일상 사진의 대가 앙드레 케르테츠

by 썬도그 2017.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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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케르테츠에게 무언 가를 빚지고 있다 "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세계적인 사진작가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극찬을 한 사진작가가 바로 '앙드레 케르테스(1884~1985)입니다. 케르테스는 구성 사진의 시작점이자 구성 사진의 대가였습니다.


<포크 , 1928년>

그의 사진 중에 가장 유명한 사진은 이 포크 사진입니다. 정말 평범한 소재입니다. 접시 위에 포크를 올려 놓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그런데 그는 일상을 다르게 보는 눈이 있었습니다. 그냥 접시에 포크를 올려 놓고 촬영한 사진이라면 이 사진이 유명해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건 너무나 평범하니까요. 그러나 케르테츠는 평범한 일상과 소재에서 비범함을 만들어내는 사진작가입니다.

접시에 포크를 올린 이 사진은 포크만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눈 여겨 보게 되는 것은 포크라는 도구가 만들어낸 그림자입니다. 포크의 그림자가 포크의 존재을 다시 환기 시키면서 포크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이 그림자는 케르테츠가 발견한 이미지이고 이런 일상에서의 색다른 시선을 통한 발견이 그의 사진을 돋보이게 합니다. 

"카메라는 제 도구입니다. 그것을 통해 내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한 이유를 담습니다" - 앙드레 케르테츠-

일상의 소재와 장소에서 비범함을 담는 케르테츠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수 많은 사진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사진작가입니다. 
브레송은 "우리가 해온 것들은 모두 그가 처음 했던 것"이라고 극찬을 합니다. 현대 사진의 시작점이자 사진을 기록물이 아닌 느낌을 담은 예술의 도구로의 전환점을 제시한 사진작가이기도 합니다. 브라사이와 로버트 카파, 브레송이라는 사진 거장들을 이끈 케르테츠를 소개합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상류층 아들로 태어난 '앙드레 케르테츠'(1912 ~1925)

앙드레 케르테츠(Andre Kertesz)는 1894년 7월 2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납니다. 무역 아카데미를 다닌 후에 1912년부터 증권 회사에 다닙니다. 증권 회사에 다니면서 번 돈으로 카메라를 구입하고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합니다. 1914년부터 1918년까지 1차 세계 대전에 참전을 합니다. 이 전쟁 기간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고 전쟁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1918년 증권 회사로 돌아온 케르테츠는 아마추어 사진가 활동을 계속 합니다.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을 아마추어로 여긴다. 나는 이 생각이 내 인생이 끝날 때까지 내게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나는 영원히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세상을 다시 또 다시 발견할 수 있다."  -앙드레 케르테츠- 

앙드레 케르테츠(Andre Kertesz)는 평생을 스스로 아마추어 사진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겸손한 말이죠. 그러나 그런 아마추어의 시선이 가장 신선한 시선, 새로운 시선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기에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말로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1917년 첫 개인전을 개최한 앙드레 케르테츠는 헝가리 생활의 무료함을 느끼고 1925년 파리로 이주합니다. 


여러 예술가와 교류를 했던 파리 시절(1925 ~ 1936)

1925년 파리라는 예술의 중심지에서 도착한 '앙드레 케르테츠'는 35mm 라이카 카메라를 삽니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도구로 여겼던 케르테츠지만 라이카 카메라는 극찬을 합니다. 카메라를 들고 당시 유명한 다다이스트와 많은 예술가를 만납니다. 브라사이, 만 레이, 로버트 카파와도 교류를 가집니다. 1926년부터 1935년까지 프리랜서 사진가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여러 잡지사에 사진을 제공하면서 자리를 잡습니다.


앙드레 케르테츠의 대표작 중 하나인 'SATIRIC DANCER'입니다. 케르테츠는 기하학에 능통했는지 사진 구성이나 구도가 독특하면서도 세련되었습니다. 옆에 있는 조각상과 쇼파 위에 있는 여자가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교류하던 유명 인사 중에는 추상 표현주의 화가 몬드리안도 있었습니다. 



몬드리안를 기다리면서 몬드리안 집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곡선과 직선이 마치 몬드리안의 그림 같아 보입니다.


<몬드리안의 안경과 파이프 , 1926>

벨포크 시절의 파리는 많은 예술가들이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파리 카페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케르테츠도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많은 활기를 얻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예술적 유파에 소속되어서 활동하지는 않고 자신만의 시선을 끊임없이 개척합니다. 그중 하나가 이 사진입니다.

이 사진의 제목은 '몬드리안의 안경과 파이프'입니다. 그런데 몬드리안은 없습니다. 몬드리안이 쓰던 안경과 파이프만 있습니다. 몬드리안을 못 본 사람은 의아할 수 있지만 몬드리안을 아는 사람은 박장 대소를 할 사진입니다. 몬드리안의 이미지를 최대한 단순화 한 사진입니다. 그 사람의 외모 정체성을 다른 사물로 표현한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그것도 원의 반복을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원만 있으면 단조롭죠. 테이블의 직선을 상단에 넣어서 곡선을 더 강조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사진으로 느껴야합니다" -앙드레 케르테츠-



<깨진 원판 , 1929>

이 사진을 보면 합성 사진처럼 보입니다. 파리를 촬영한 사진인데 총알이 난 것처럼 구멍이 나 있습니다. 마치 도시를 저격한 사진 같네요. 그러나 이건 제 생각입니다. '앙드레 케르테츠'는 1936년 뉴욕으로 이주 하면서 자신의 사진 필름 원판을 파리에 놓고 옵니다. 20년이 지난 후에 다시 찾은 원판들은 크게 손상되거나 깨진 상태였습니다. 그 깨진 원판 중 하나가 이 사진입니다. 보통 이런 깨진 원판 사진은 버릴텐데 케르테츠는 이 원판을 사진으로 촬영해서 또 하나의 대표작을 만듭니다.

"당신은 상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실은 당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합니다" - 앙드레 케르테츠

파리 시절 '앙드레 케르테츠' 사진은 다양합니다. 초현실주의 또는 추상 표현주의 그림 같은 사진도 있고 다큐 사진 같은 사진도 있고 일상을 재미있는 시선으로 담은 스냅 사진 같은 사진도 있습니다. 어떤 사진가라고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나 그가 좋아하는 사진은 일상 사진이나 주변에 있는 아무도 관심 없어 하는 피사체에 대한 깊은 관찰에서 나오는 사진들이 많습니다. 다큐 사진들은 독일과 영국 잡지사의 의뢰로 촬영한 사진들이라서 그에 맞게 촬영한 사진들로 보입니다.



전쟁을 피해 뉴욕으로 이주하다 (1936~1985)

케르테츠는 사진 에이전시인 키스톤과 계약을 맺고 뉴욕으로 이주합니다. 유대인인 케르테츠는 유럽에 2차 대전의 전운이 감돌기도 했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자 뉴욕으로 이주를 했습니다. 그러나 뉴욕에서의 생활은 파리에서 보다 쾌청하지는 못했습니다. 키스톤과의 계약이 1년 만에 파기되면서 생활에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그나 하스퍼 바자같은 잡지사가 그에게 사진을 의뢰했지만 케르테츠 특유의 은유와 일상을 색다르게 보는 시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라이프 편집장은 "당신은 사진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하는군요"라며 그의 사진 스타일을 꼬집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돈이 되는 사진이 아닌 예술적인 사진을 주로 찍다 보니 잡지사들의 외면을 받게 됩니다. 같은 잡지사라도 유럽과 미국은 또 다릅니다. 여기에 헝가리 태생인 것도 걸림돌이 됩니다.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하면서 적대적인 외국인으로 낙인이 찍혀서 출판 금지 조치가 내려집니다. 그렇다고 케르테츠가 라이프 잡지 스타일의 사진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다른 잡지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그의 사진을 알아본 사람이 나타납니다. '하퍼스 바자'의 예술관장인 알렉세이 보르도비치의 제안으로 '파리의 날'이 출간하게 되고 그 다음 해에 시카고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후 그는 미국에서도 유명한 사진작가가 됩니다. 


그렇게 미국에 정착한 '앙드레 케르테츠'는 1985년 9월 28일 뉴욕에서 사망합니다. 그의 유서에는 10만 점이나 되는 필름을 프랑스에 기증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I do not document anything, I give an interpretation.

"나는 기록하지 않는다 나는 해석한다"

<앙드레 케르테츠>

'앙드레 케르테츠'는 주변 모든 것이 사진의 주제였습니다. 평범한 피사체지만 그는 색다르게 보려고 노력하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일상에서 만나는 장소와 순간과 사물을 색다르게 담은 사진이 브리사이, 브레송 등의 세계적인 사진작가에게 큰 영향을 줬습니다. 

"케르테츠의 셔터가 찰칵할 때마다 그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일상과 평범함을 색다르게 담은 사진계의 거장 '앙드레 케르테츠', 그의 사진은 현재를 살아가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도 큰 영감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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