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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게으르고 무성의한 스토리가 짜증났던 영화 하루

by 썬도그 2017.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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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과 좀비는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인기 소재가 되었습니다. 특히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너무나도 많이 나오고 있네요. 그럼에도 흥미로운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과거나 미래로 시간 여행을 하는 것을 넘어서 같은 시간을 반복하는 영화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입니다. 이 영화는 같은 시간이 무한 루프처럼 계속되는 영화입니다. 같은 날이 계속되지만 그 기억이 지워지지 않아서 조금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영화입니다. 실패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아케이드 게임과 비슷합니다.


무한 반복되는 시간 안에서 딸과 아내 구하기

세계적인 의사 준영(김명민 분)은 초등학생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막 귀국한 준영은 딸에게 전화를 해서 약속 장소를 정합니다. 12시에 만나기로 한 준영은 공항에서 간단한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한 후에 딸과 약속한 장소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딸은 교통사고가 나서 사망을 합니다. 절망 속에서 흐느끼다가 꿈에서 깨어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방금 전 꿈이 그대로 또 다시 재현됩니다. 그렇게 준영은 공항에서부터 딸을 만나러 가는 그 시간이 무한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딸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 기자회견도 건너 뛰고 또는 약속 장소를 바꾸는 등의 온갖 노력을 다 하지만 딸의 죽음을 막지 못하자 절망감은 극에 달합니다. 


이때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당신 누구냐고 다그치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구급차 운전사인 민철(변요한 분)은 준영과 똑같이 같은 시간이 반복되는 현상을 겪는 인물입니다.

민철은 준영의 딸을 치고  쌓아 놓은 벽돌을 박고 사망한 택시 운전사가 몰던 택시 뒷자리에 자신의 아내가 죽어 있는 것을 보고 광분을 합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내를 잃은 공통점이 있는 준영과 민철은 이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딸과 아내를 구하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지만 이상하게도 참혹한 결과를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다 알게 됩니다. 이 무한 루프 같은 시간의 되돌임표를 함께하는 또 한 명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요. 


기시감 가득한 초반, 흥미로운 중반, 유치한 후반

영화 초반의 시간 여행 설정은 이미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봤던 설정으로 전혀 새롭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나리오를 직접 쓴 감독이 너무 쉽게 남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비슷한 소재라고 해도 계승 발전 시키면 누가 뭐라고 하지도 할 수 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 <하루>는 계승 발전이 아닌 이 신박한 소재를 너무 쉽게 낭비합니다. 

먼저 어떻게 3명의 사람이 같은 시간을 무한 반복하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지 않고 풀어주지도 않고 끝이 납니다. 단지 3명이 인연이 있다라는 식으로 설명하고 끝이납니다. 많은 시간 여행물 영화들이 말도 안되는 이 시간 여행을 나름대로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그냥 우리 3명은 시간이 무한 반복되니까 관객들이 받아 들이고 보던지 말던지 하는 식으로 무성의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렇다고 칩시다. 그럼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데 재미가 없습니다. 정말 보면서 한 10번 이상 혀를 차고 동시에 손발이 오글오글 거리더군요. 그나마 변요한이 등장하는 중반과 또 다른 인물이 이 시간의 무한 반복을 함께 한다는 곳까지만 좀 흥미롭습니다. 

영화 초반에 딸의 죽음을 막지 못하서 흐느끼는 의사 준영이 참 이해가 안갔습니다. 12시 정각에 택시 교통사고로 딸이 죽는다면 1분 일찍 도착해서 그 장소를 피하면 됩니다. 영화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딸의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설정하지만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더 많은 변수가 있는데 그것도 시도 안 하고 포기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정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준영의 차로 택시를 들이 박으면 막을 수 있는데 그걸 시도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허술하니 영화를 보면서 의문만 들고 흥미가 없습니다. 한 마디로 시나리오가 무척 성깁니다. 허점도 많고 공감도 안가고 이해도 안갑니다. 

시나리오가 저질입니다. 한국 영화의 장점과 단점은 감독을이 시나리오를 직접 쓴다는 것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를 키우지 않고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감독들이 많죠. 이게 작가 영화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이런 상업 영화는 전문 시나리오 작가를 키우던가 좋은 시나리오를 사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들이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씁니다.

그 결과가 좋으면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옳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이 <하루>라는 영화를 보면 그게 좋은 모습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 후반은 절망에 가까운 한숨이 나옵니다. 3명의 인연이 소개되는데 이게 딱히 와닿지도 공감도 안 갑니다. 제 3의 인물의 분노도 이해가 안가고 당신도 아빠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외치는 의사 준영의 대사도 이해가 안 갑니다. 게다가 구급차 운전사인 민철은 너무 흥분만 합니다. 

이렇게 3명의 캐릭터 모두 매력이 떨어지고 어설픈 스토리와 너무 힘이 들어간 변요한과 김명민의 연기도 딱히 와닿지 않네요. 그렇다고 망작이라고는 할 수 없고 너무나 구멍이 많은 영화라서 그냥 저냥 참으면서 볼 수 있을 정도의 영화입니다. 

좋은 시나리오에서 좋은 영화가 나온다는 생각을 더 굳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시나리오를 좀 더 다듬고 만들었어야 하는데 다듬질도 안하고 그냥 내놓은 영화 같다는 생각마져 드네요. 비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평 :  맛집에서 음식을 먹고 집에서 어설프게 흉내냈지만 너무 맛이 없어 숟가락 내려 놓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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