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 나온 혹성탈출은 명작 시리즈였습니다. 총 5편까지 나온 이 시리즈가 모두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숭이가 지배하는 지구라는 설정은 충격이었습니다. 이 혹성탈출은 프리퀄 3부작이 2011년 시작되었습니다.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전 이 1편인 진화의 시작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스토리나 액션은 모두 괜찮았지만 이상하게 우두머리 원숭이인 시저의 눈빛이 너무 사람과 비슷해서 거북스러웠습니다. 그러나 2편을 지나 3편에 도착하니 시저의 충혈된 눈빛이 인간의 눈을 더 닮았지만 이상하게도 감정이입이 쉽게 되네요

정이 들어서일까요? 그것도 있지만 지난 6년 사이에 CG기술력이 더 진화를 했고 인간이 만든 최고의 CG라고 할 정도로 막강한 CG로 무장하고 2017년 여름 우리에게 마지막 이야기를 가지고 도착했습니다. 


존엄함이 더 강해진 시저의 출애굽기

인간의 뇌세포를 재생하는 치매 치료제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원숭이 시저에게 주사를 놓았더니 시저의 두뇌가 대활성화 되어서 지능이 높아집니다.
인간의 말을 알아 듣고 따라할 정도로 뛰어난 지능을 가진 시저는 고통을 받고 있는 유인원들에게 지능을 높여주는 약을 풀어서 유인원들과 함께 대탈출을 합니다. 동시에 인간 사이에 시미안플루라는 전염병이 유행하면서 인류는 대멸종 직전까지 갑니다. 2편 반격의 서막에서는 인류에 대한 증오가 강한 코바와 평화주의자인 시저와의 갈등을 그렸습니다. 

영화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그 이후를 담고 있습니다. 인류는 원숭이와의 전쟁을 지속하게 되었고 이에 시저는 무리를 이끌고 깊은 숲속으로 숨어버립니다. 그러나 코바를 따르던 부하들이 시저의 위치를 알려주고 군대는 시저가 살고 있는 유인원 마을을 습격하지만 대패를 합니다. 시저는 생존한 군인 몇 명을 풀어주면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지만 미군 대령(우디 해럴슨 분)은 시저를 제거하기 위해 다시 숲으로 찾아옵니다. 대령은 시저는 죽이지 못하고 시저의 아내와 아들을 죽이고 떠납니다. 분노심에 사로잡힌 시저는 부하 몇 명과 함께 대령이 있다는 부대를 찾아가 대령을 죽이려는 복수를 감행합니다. 


영화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중년이 된 시저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의 존엄함과 근엄함은 더 진해졌습니다. 영화 초반 시저의 등장 장면은 그가 유인원들에게 얼마나 존경을 받는 지를 아주 잘 보여줍니다. 카리스마 작렬이 딱 어울리는 말입니다. 시저는 자신의 가족을 죽인 대령을 쫓다가 소녀의 아버지인 듯한 사람이 총을 들려고 하자 사살하고 소녀를 두고 떠나려고 합니다. 그러나 무리의 어머니 같은 모리스의 따뜻한 품에 안겨서 동행을 하게 됩니다. 인류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지능이 떨어지는 시미안플루의 변종이 발생해서 인류는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인류는 유인원과의 전쟁과 함께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시저는 이 험난한 세상에서 무리를 이끌고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납니다. 마치 모세가 유대인을 이끌고 약속의 땅으로 떠나듯 시저도 인간과의 갈등이 없는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액션은 강하지 않지만 드라마는 더 정밀해지다

강한 액션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이 영화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1편과 2편에 비한다면 액션은 많지 않습니다. 초반 액션 시퀀스와 후반 액션 시퀀스는 강렬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이나 크게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유인원 버전의 군함도라고 할 정도로 대규모 탈출만 그려지기 때문에 액션은 강하지 않습니다.

대신 시저의 갈등이 크게 부각됩니다. 아내와 아들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시저는 점점 코바처럼 변하게 됩니다. 인류와의 공존을 모색했던 시저는 개인의 복수를 위해서 무리에서 벗어나 단독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시저의 증오심을 다스리는 두 캐릭터가 있습니다. 하나는 오랑우탄 모리스로 시저에게 코바처럼 말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또 한 명은 어린 소녀 노바입니다. 노바는 변종 시미안플루에 걸려서 말을 하지 못하고 지능도 떨어진 신인류입니다. 이 노바는 60년대 원작 시리즈에서 원시인처럼 나오는 노바라는 여자와 연결이 됩니다. 이 영화에서 노바는 시저 다음으로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본의 아니게 시저가 아버지를 죽였지만 노바는 시저 일행을 돕습니다. 시저를 변화시키는 인물이 바로 이 노바입니다.  지능이 떨어지고 말은 하지 못하지만 모든 동물의 언어인 타인의 고통을 같이 슬퍼하는 교감 능력으로 시저의 증오심을 흔들어 놓습니다.

약간 인위적이지만 노바의 맑은 미소가 영화 전체를 이끄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인류와의 공존을 상징하는 노바! 노바의 온기가 영화 전체에 온기를 불어 놓습니다. 


강한 악역으로 등장하는 듯한 대령이지만 영화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대령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악독하긴 하지만 무자비하지는 않습니다. 리더의 품격도 살짝 느껴집니다. 오히려 다른 군인이 인간의 악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면 '배드 에이프'에 홀딱 반할 것입니다. 동물원에서 탈출해서 외진 곳에서 혼자 사는 '배드 에이프'는 영화에서 코믹을 담당합니다. 뜻하지 않는 곳에서 빵빵 터트리는 모습에 반해 버립니다. 유인원 개그맨이라고 할까요? 시종일관 근엄함과 진중함이 가득한 영화에 건빵 속 별사탕 역할을 합니다. 


2시간 30분 동안 시저의 눈만 보다 나온 듯한 <혹성탈출 종의 전쟁>

드라마가 강하지만 액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루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상영 시간이 2시간 20분이나 됩니다. 이 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CG입니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유인원에 대한 CG가 만랩을 찍었다고 할 정도로 엄청나게 발달했습니다. CG의 승리라고 할까요? 1편에서는 시저의 눈빛 때문에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말끔히 사라지고 진짜 시저가 세상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CG캐릭터가 아닌 실사 캐릭터로 느껴졌습니다. 

'언캐니 계곡'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인간과 닮은 로봇이나 인형이 너무 닮지 않으면 별 느낌이 없는데 인간과 점점 닮아지면 으스스하거나 깨름직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게 바로 '언캐니 계곡'입니다. 이 '언캐니 계곡'은 로봇이 인간과 점점 닮아지면 강한 거부감이 들지만 그 닮음이 너무 정교해져서 인간과 구분이 안가면 한 순간에 거부감이나 으스스함이 사라집니다. 이 계곡을 건너기가 쉽지 않습니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언캐니 계곡(언캐니 밸리)'를 건넜습니다. 영화 속 모든 유인원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실제 캐릭터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걸음걸이 털의 질감과 비를 맞고 눈을 맞으면 털이 젖는 표현 등등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깝습니다. 특히 시저의 얼굴은 실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줍니다. 충혈된 눈, 뛰어난 얼굴 표정 연기는 강한 몰입감을 줍니다. 


이 뛰어난 얼굴 연기를 한 사람은 <반지의 제왕>에서 CG 캐릭터 골룸을 연기한 '앤디 서키스' 덕분입니다. CG캐릭터 전문 배우인 '앤디 서키스'는 상을 만들어서 줘야 할 정도로 이 영화에 뛰어난 얼굴 표정 연기를 보여줍니다. 분노와 회환, 증오와 사려 깊은 눈빛과 아들과의 조우에서의 함박 미소까지 정말 다양한 표정을 보여줍니다. 이 뛰어난 연기 때문에 2시간 20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또한, 블루스크린 천을 깔고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 실제 숲에서 CG 특수복을 입은 배우들이 말을 타는 모습을 담음으로서 CG를 최소한으로 사용한 것도 몰입감을 증폭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CG가 액션이고 CG가 이 영화의 재미 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인원의 진화를 넘어서  CG의 진화라고 할 정도로 이질감 없는 CG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시저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가득한 영화

액션을 많이 기대한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드라마가 강한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에 간단하게 스토리를 정리해서 전달하기에 1,2편을 보지 않고 봐도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1,2편을 다 본 분들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리더의 품격을 담고 있습니다. 인류와 공존을 꿈꾸던 시저와 자신의 가족을 죽인 인간들에 대한 증오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이 보는 관객의 마음 속까지 잘 전달이 됩니다. 리더란 어떤 존재인지와 리더의 말과 행동의 무게와 무한 헌신과 유인원들의 무조건적인 복종이 아닌 존경을 받는 리더의 모습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노바, 배드 에이프와 모리스 등의 다른 유인원 캐릭터도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유인원과 인간은 외모는 다르지만 그 껍데기 안에 흐르는 본성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적극 추천은 못하지만 볼만한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평 : 리더의 품격이 느껴지는 시저의 출애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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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yunjai.net BlogIcon 분 도 2017.08.17 1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한편을 다본 느낌입니다. 고맙습니다.

  2.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8.18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리더라는것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리더가 사적인 감정을 가질때 무리가 어려워지는것을 이 영화가
    잘 그려냈다 생각을 합니다
    이 앞편 5편 시간 나는대로 한번 봐야겠습니다
    전 아주 괜찮게 본 영화였습니다
    언캐니밸리라는 용어 처음 알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