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과 미국이 주도하는 냉전시대가 한창이던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스푸트니크라는 인공위성을 하늘로 쏘아 올립니다. 미국인은 경악을 하게 됩니다. 자신들의 머리 위로 소련의 인공위성이 지나간다는 사실 자체도 놀랍지만 우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능력이라면 저기에 핵탄두를 달아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하게 됩니다. 

이에 미국은 소련이 선점한 우주를 다시 탈환하기 위해서 미 우주 항공국 나사를 만들어서 소련을 따라잡기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노력과 상관없이 소련은 가가린이란 우주인을 태우고 지구 궤도를 먼저 돕니다. 


미국의 우주 탐험에 기여한 흑인 여성 3명을 기리는 영화 <히든 피겨스>

미국의 우주 탐험을 담당하던 나사에는 많은 흑인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1950년대 당시 미국은 흑백 인종 분리 정책이 강한 나라였습니다. 특히 나사가 있던 버지니아 주는 중앙 정부가 인종차별 철폐를 법으로 정해도 연방법을 따르지 않고 흑백 인종 차별을 강력하게 시행을 합니다. 

버스는 물론 마시는 물과 도서관까지 유색인종과 백인용이 따로 있습니다. 이런 인종 차별이 심한 곳이지만 흑인들의 뛰어난 머리는 차별을 받지 않는지 나사는 똑똑한 흑인 여성을 대거 채용합니다. 이들은 주로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인재들로 우주로 향하는 로켓에 대한 다양한 수치 계산을 합니다. 그렇다고 높은 직책에 오를 수는 없고 비정규직 신세들입니다. 백인 주임의 지시에 따르는 말단 직원들이죠.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 분)은 수학 천재이지만 나사에서 말단 전산원으로 수학 계산만 하고 있습니다. 메리 잭슨(자넬 모네 분)은 엔지니어가 꿈이지만 흑인과 여성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합니다. 도로시 본(옥티비아 스펜서 분)은 뛰어난 리더십으로 나사에서 근무하는 흑인 여성 근로자를 이끌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승진을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 <히든 피겨스>는 이 3명의 나사에서 근무한 흑인 여성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실질적인 주인공은 캐서린 존슨입니다. 캐서린 존슨은 뛰어난 능력으로 로켓의 궤도를 수치적으로 분석하는 부서로 임시 발령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온통 백인 남자만 가득합니다. 무심결에 커피를 타서 마셨는데 남자 직원들이 혐오스런 표정으로 쳐다 봅니다. 다음날 커피포트에는 유색인종용 커피포트가 따로 배치가 됩니다. 게다가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이 건물에 없어서 무려 800m를 걸어서 화장실을 가야 합니다. 


세상 가장 진보적인 곳에서 가장 후진적인 인종 차별을 시행하고 있는 나사

세상에서 가장 진보적인 나사에서 가장 후진적인 인종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그러나 이게 미국의 현실이었습니다. 지금은 흑인 대통령이 나온 미국이지만 이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은 다시 인종차별주의자인 트럼프를 다시 대통령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이런 모습은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불경기가 만들어낸 뿌리 깊은 혐오가 아닐까 합니다. 흑인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모습을 참다 못한 캐서린 존슨은 폭발합니다. 왜 자꾸 장시간 시간을 비우냐는 알 해리슨(케빈 코스트너 분) 부장의 질책에 캐서린은 큰소리로 항의합니다. 이런 분노를 깨달은 해리슨 부장은 유색인종 화장실 간판을 부셔버리면서 차별 철폐를 외칩니다. 


우주 탐험보다 어려운 흑인을 차별하지 않는 세상의 시선 제거

영화 <히든 피겨스>는 우주 탐험을 소재로 했지만 이 영화가 담는 메시지는 우주 탐험이 아닌 1950년대의 흑인 인종 차별에 대한 강력한 항의입니다. 지금이야 인종 차별을 공식석상에서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습니다. 이는 많은 선한 의지를 가진 백인들이 용인하고 인종 차별 금지를 옹호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백인들의 표를 받은 흑인 대통령이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처음부터 흑인 차별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은 많은 곳에서 인종 차별이 극심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 <히든 피겨스>는 또 하나의 오바마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차별을 받는 3명의 나사에서 일하는 흑인 여성 근로자들의 울분과 차별에 굴하지 않고 전진하는 씩씩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흑과 백의 갈등만 담는 것은 아닙니다. 해리슨 부장이나 비비안 마이클 부장(커스틴 던스트 분)을 통해서 흑백 갈등의 해법도 제시합니다. 


캐서린의 뛰어난 수학 능력을 통해서 세상의 시선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생각보다 액션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대작은 아닙니다. 그냥 흑인 차별을 소재로 한 소소한 드라마입니다. 우주 개발 역사나 우주 탐험에 관한 영화들은 대작들이 많아서 규모가 큰 영화인 줄 알고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우주 개발의 비화를 많이 담는 것도 아니고 어설픈 CG가 많습니다. 규모의 미학이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아주 훌륭한 드라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억지 감동을 짜내는 영화가 아닌 흑백 차별이 존재하던 시대에도 그 차별에 굴복하지 않은 씩씩한 흑인들이 있었다는 것과 그런 흑인들을 차별하지 않았던 선한 백인들의 모습을 잘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적절한 경쾌한 소울 담긴 배경 음악이 영화 전체를 밝게 만들어 줍니다. 밝은 드라마입니다. 게다가 감동도 살짝 있습니다. 우주 경쟁에서 소련을 제치고 미국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 밑 바탕에는 천대받고 멸시 받던 흑인 그리고 여성이라는 2가지 핸디캡을 극복한 영웅들을 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흑인 그리고 여성이라는 소수자 또는 천대 받던 사람들을 집중 조명을 비춥니다. 

게다가 3명의 여주인공인 타라지 P. 헨슨, 옥타비아 스펜서, 자넬 모네의 연기가 무척 좋네요. 특히 타라지 P, 헨슨은 필모를 찾아 볼 정도로 말끔하고 강단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게된 '케빈 코스트너'의 멋짐 뿜뿜도 볼 수 있습니다. 조연으로 나오는 커스틴 던스트도 큰 역할은 아님에도 주저하지 않고 출연한 모습도 보기 좋네요


실화 영화들은 항상 실제 인물을 소개하죠.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잘 만들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각색한 부분이 있지만 과하지 않으면서도 힘을 느끼게 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적은 소련이 아닌 우리 안의 차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영화로 국내에서는 45만의 관객이 본 영화입니다. 잔잔한 드라마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우주 경쟁을 통해서 본 과거 미국 사회의 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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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yunjai.net BlogIcon 분 도 2017.08.15 1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당히 오래된 영화인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