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가장 보고 싶은 영화가 군함도였습니다.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황정민이라는 초호화 캐스팅과 천만 감독 '류승완'이라는 이름값만으로도 무척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게다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들이 강제노동을 당했던 악명 높은 '군함도' 스토리는 무척 솔깃합니다. 그러나 걱정도 있었습니다. '군함도'라는 소재가 일본 제국만 비판하다가 끝이 난다면 교과서를 보는 느낌이라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군함도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없고 피아 식별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던 군함도

영화 '군함도'에 대한 일반 대중들이 예상하고 기대하는 부분은 일제의 달콤한 속삭임에 속아서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군함도'에서 일제의 다양한 만행으로 온갖 고생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거나 억울함 속에서 살았던 조선인들의 억울함을 일제의 잔혹함을 담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군함도'는 그런 시선을 제거합니다. 진부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는지 피아 식별의 시선을 많이 제거합니다. 영화 '군함도'는 일본놈 나쁜놈이 아닌 일본인 나쁜놈과 조선인 중에서도 나쁜놈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오말년(이정현 분)을 통해서 조선인에게 더 잔혹한 것은 조선인 앞잡이들이라는 주장을 합니다. 또한 영화에서도 일본제국 앞잡이 역할을 하는 조선인 노무계들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예상했던 군함도의 선악구도가 가해자 일본 피해자 조선인이 아닌 점은 괜찮습니다. 다만 이런 구도는 이미 영화 '암살'을 통해서 봤던 것이라서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일제의 만행을 느슨하게 담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 초반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10대 아이들이 지하 1000미터에서 가스와 바닷물이 들어오는 모습과 월급을 주지 않기 위해서 온갖 공제로 오히려 탄광에서 일을 하지만 빚을 지는 구도 등도 잘 담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인공이 담는 메시지가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다

유명 배우가 많이 나와서인지 영화는 다양한 주인공이 담는 메시지가 다릅니다. 실질적인 영화의 주인공은 이강옥(황정민 분)과 딸 이소희(김수안 분)입니다. 이 부녀는 조선 경성에서 일본 경찰에 뇌물을 주면서 공연으로 돈을 법니다. 더 큰 돈을 벌기 위해서 일본으로 배를 탔는데 원치 않게 군함도에 함께 가게 됩니다. 


이강옥은 사리사욕이 강한 인물로 군함도에서도 특유의 친밀함으로 일본군과 일본 고위층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강옥은 영화 후반에 딸을 살리기 위해서 군함도 대탈출에 큰 역할을 하면서 마음의 변화가 생기지만 그게 조선인에 대한 애정 때문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 이강옥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나 정이 크게 가지는 않습니다. 

가장 멋지게 나오는 캐릭터는 소지섭이 연기한 최칠성입니다. 최칠성은 종로 깡패 출신으로 군함도에 오자마자 조선인 앞잡이 자리를 주먹으로 따낸 후에 지하 탄광에서 조선인들에게 가혹한 지시를 합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는 조선인에 대한 애정이 있는 츤데레입니다. 특히 오말년의 기구한 삶을 지켜보면서 조용히 오말년을 도와줍니다. 최칠성은 대탈출을 후방에서 지원하면서 가장 멋진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등쳐 먹는 조선인들 때문에 조선인에 대한 반감을 가진 오말년에게 모든 조선인이 그런 것은 아니라면서 희망의 상징이 되기도 하죠


오말년은 큰 언니 역할을 하면서 조선인 여자들과 조선인들을 알뜰살뜰 보살피는 대모 역할을 합니다. 기구한 삶을 최칠성 앞에서 말할 때는 눈을 질끈 감게 되네요. 이 두 명의 캐릭터가 가장 군함도스럽고 우리가 예상했던 일제의 만행에 저항하는 아름답고 감동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군함도 대탈출 작전을 짜고 진두지휘하는 광복군 박무영(송중기 분)은 영화 중반에 투입되어서 영화 후반까지 대탈출을 감행하는 캐릭터로 멋짐 그 자체가 좔좔 흐릅니다. 이렇게 총 3그룹의 캐릭터가 영화에서 혼재됩니다. 문제는 이 3그룹의 캐릭터들이 서로 아주 유기적으로 잘 엮인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최칠성과 박무영은 눈빛 한 번 교환하지도 않고 서로 말도 섞지 않습니다. 또한, 이강옥과  박무영도 이 불쌍한 조선인을 모두 탈출시키자고 의기투합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강옥은 오로지 자신의 딸만 생각하는 캐릭터로 다른 조선인에게 창피하지도 않냐는 꾸지람도 받습니다. 

물론, 이강옥의 이런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서 관객이 느끼는 흥미나 메시지가 없습니다. 딸바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만 그게 잘 전달되는 느낌은 강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3그룹의 주인공이 담는 메시지가 서로 유기적으로 섞이기 보다는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또한, 박무영도 조선인들에 사랑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아쉽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 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거지?라는 의문만 남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 '덩케르크'는 밋밋한 스토리지만 오로지 생존이라는 키워드로 1시간 40분 동안 달리는 뚝심이 참 좋았다면 이 '군함도'는 누구에게 집중을 하고 어떤 뭉클함을 느끼게 하는 포인트가 거의 없습니다. 이런면에서 류승완 감독의 연출이 참 아쉽기만 합니다. 


탈출 액션을 기대했지만 장황한 액션에 실망

영화 초반 영화는 지루함이 계속 느껴집니다. 기구한 삶의 조선인들의 고통을 담을 줄 알았는데 이강옥의 간신배 같은 행동에 꼬불친 음식과 군함도에서도 크게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어 보이는 모습에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화 중반 박무영의 투입으로 영화 군함도는 액션 영화로 전환을 합니다. 그렇게 박무영을 필두로 조선인들의 대탈출이 이루어집니다. 촛불을 들어서 대탈출을 감행하고 작전을 짜고 진행하는 모습은 흥미롭지만 문제는 그렇게 탈출을 하다가 일본군과 대결을 하는 액션 장면은 거대하지만 지루합니다. 전체적인 부감 장면이 가끔 나오지만 액션의 파괴력만 중시하는 듯한 액션은 쓰러지는 사람들의 과장된 액션만 크게 부각됩니다. 

일장기를 찢는 장면들은 통쾌함을 주지만 전체적으로 액션의 짜임새가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탈출 장면에 석양의 건맨에서 나오던 서부영화 음악이 깔릴 때는 실소가 나왔습니다. 이 위중하고 긴박한 장면에서 서부영화라니! 감독의 의도가 있었겠지만 그 의도가 눈살을 지뿌리게 합니다. 


배우들의 열연 그러나 감독의 연출과 스토리가 참 아쉽다

소지섭, 황정민, 송중기, 이정현 그리고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김수안 양의 연기와 수 많은 조연 배우들의 열연은 박수 받을 만 합니다. 다만 탄광이 소재라서 그런지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이니다. 이강옥의 까불거리는 모습이 웃음을 가끔 유발해서 어두운 면을 제거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군함도라는 폐쇄된 공간의 답답함만 있고 폐쇄 공간을 이용한 긴장감은 없습니다. 

스토리와 연출의 부족이 영화 전체를 지루하게 만들어 버리네요. 류승완 감독은 천상 액션 영화에 특화된 감독이지 이런 역사물에 적합해 보이지 않네요. 기대가 커서 그런지 실망감도 크네요. 그래도 평균의 재미는 줍니다. 

별점 : ★★☆
40자 평 : 폐쇄된 공간의 답답함과 이야기의 장황함이 섞여 지루함만 피어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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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7.28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 실망스러운 내용이 많은가 보군요
    일단 기대를 않고 봐야겠네요.
    감독이 포인트를 잘못 잡았단 생각이 듭니다

    일단 뒤죽박죽이란 느낌이 강하네요
    이러면 스크린독점 이야기가 나올거고
    다음주 택시가 개봉되면 스크린이 확 줄겠네요

    천만도 안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Favicon of http://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7.07.28 14: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 8백만 정도 가다가 자빠질 듯해요. 돈 뽑아 내야 해서 억지로 끌고 가다가 택시운전사 개봉하면 말씀처럼 쭉 빠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