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개판이고 언론이 개판이면 사람들은 정치도 언론도 외면하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치 기사를 외면하다 못해 아예 읽지를 않습니다. 읽어도 그 정치 기사에 대한 의구심만 듭니다. 이게 다 신뢰도가 떨어진 요즘 언론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언론과 개판인 정치에 환멸을 느낀 시민들은 자신들의 울분을 풀어줄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울분을 잘 알고 있던 영화계는 정치 드라마 영화를 줄기차게 만들었습니다. <내부자들>, <더킹>, <보통 사람> 등등 최근에 정치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꽤 많이 선보이네요. 2017년 4월 개봉한 <특별시민>은 서울특별시장을 뽑는 지방선거를 소재로 한 정치드라마입니다.


거대한 그림을 그리고 시작하나 중반부터 길을 잃어버린 이야기

최민식, 곽도원, 문소리의 묵직한 힘이 좋은 배우와 심은경, 라미란, 유혜영 그리고 스티브 홍까지 출연하는 배우들은 묵직합니다. 대단한 정치쇼 또는 정치드라마가 나올 것처럼 보였지만 이 영화 <특별시민>은 스토리가 엉망인 영화입니다.

국회의원 2선에 서울시장만 2번 연속 당선된 변종구(최민식 분)는 공작 정치의 달인인 검사 출신의 심혁수(곽도원 분)의 뛰어난 지략으로 서울시장 3선에 쉽게 당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 시민과의 대화의 자리에서 광고 회사에 다니는 박경(심은경 분)이 너무 구태스러운 모습이라면 진실된 선거홍보를 하라고 쓴소리를 합니다. 

이 쓴소리에 변종구는 박경을 스카웃해서 선거팀에 투입합니다. 참으로 깨어 있는 정치인 같지만 변종구는 서울시장 3선을 발판으로 대선에 도전하려는 야망이 가득한 시장입니다. 또한, 미디어 이용술도 능수능란해서 싱크홀이라는 거대한 사고가 터졌을 때 오버액션까지 하면서 언론을 이용합니다.


심혁수는 변종구 시장의 심복입니다만 이 심혁수도 권력에 대한 야망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심혁수의 야망을 잘 알고 있는 변종구 시장은 심혁수의 지시를 따르면서도 항상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변종구는 심혁수와의 대립각을 흐트러트리기 위해서 박경이라는 20대 정치지망생을 스카웃합니다.


박경은 정치지망생으로 광고회사에 다닌 경력을 발휘해서 상대당에게 빅엿을 먹이는 재미있는 CF도 만들고 이슈를 다른 이슈로 막는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여론의 흐름을 잘 집어내는 인재죠. 박경은 변종구 시장을 무척 좋아하고 지지합니다. 그러나 변종구를 모시면서 자꾸 바르지 못한 일들이 계속 일어납니다. 

똥통에 빠진 진주를 꺼내려면 똥을 만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한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 지망생은 경쟁 후보인 양진주(라미란 분)에도 있습니다. 임민선(류혜영 분)은 양진주 후보에게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유일하게 NO라고 말하는 정도를 걷는 보좌관입니다. 두 명의 젊은 정치 지망생들은 선거가 가까울수록 정책 대결 보다는 검증되지도 않은 정보를 SNS에 올리는 등의 추잡한 행동을 지켜보면서 환멸을 느낍니다. 

여기에 정치인과 기자의 기생 또는 공생 관계도 잘 보여줍니다. 문제는 이 영화는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정도로 초점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변종구의 정치 도전기인줄 알았는데 참모인 심혁수와 변종구의 갈등을 보면 누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분도 가지 않습니다. 

박경이라는 정치 지망생의 시선으로 본 기성 정치의 추악함을 담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아주 도드라지지도 않습니다.
또한, 상업 영화의 미덕인 통쾌함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렇게 누가 주인공인지도 모르겠고 누굴 응원해야 하는 지도 모른 상태로 영화를 보다 보니 영화 후반에는 다 똥통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데 누구도 살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특별시민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서 다양한 정치 군상을 담으려고 한 <특별시민>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 과욕으로 인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정치인들이 추악하고 더러운 음모와 술수를 쓴다는 것이야 이미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통해서 잘 봤습니다. 최근에는 국민의당이 도둑질하고도 도둑을 막지 못한 집주인 니가 잘못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정치 드라마에 실소도 나오지 않습니다.

현실이 이 지경인데 아무리 변종구 시장과 심혁수 참모의 추악한 권력 다툼이 현실을 뛰어넘지를 못합니다. 영화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강력한 내용이 담겨야 놀랄텐데 현실이 영화보다 더 다이나믹하고 강력하다 보니 특별시민에서 담은 이야기가 밍밍하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후반의 억지 스토리와 진행은 비현실적이라서 눈쌀을 지푸리게 하네요

정치 지망생 박경의 눈을 통해서 정치의 추악함을 담으려고 한 것 같지만 그게 잘 담겨지지가 않네요. 또한, 뻔한 스토리와 뻔한 결말과 지루한 이야기가 영화의 집중도를 떨어트립니다.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지만 누구하나 감정 이입이 되는 캐릭터도 없습니다. 박경에게 감정 이입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딱히 매력적인 캐릭터도 아닙니다. 관객이 감정 이입을 하기 좋은 캐릭터를 여럿 배치해야 좋은데 누군하나 감정 이입이 되지 않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없어서 참 아쉽네요. 게다가 결말도 똥싸다가 안 닦고 일어난 느낌으로 끝이나니 더 절망스럽네요

영화 <더킹>은 오글거리지만 선택은 유권자 당신들에게 있고 킹 메이커는 유권자 당신이라는 메시지라도 남기지만 이 영화 <특별시민>은 그런 것도 없이 정치는 더러운 투견장이라고 고발만 하다가 끝이 납니다. 



현실이 더 영화 같은데 정치 영화가 먹히지도 않는다

영화 <내부자들>을 보면서 설마 저렇게까지 하겠어? 라고 했던 사람들이 영화 <내부자들>이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자 깜짝 놀랍니다. 박근혜 정권이 보여준 막장 정치 드라마는 전 세계를 놀래가 하고 국민들은 부끄러움에 치를 떨었습니다. 이후 개봉한 정치드라마 영화들은 국민들이 이미 다 들어본 이야기라는 기시감을 가지고 대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더킹>을 처음 보지만 이미 본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 <특별시민>은 정치드라마의 끝물에 나온 영화입니다. 게다가 스토리도 연출도 별로라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한 듯 하네요 


앞으로 정치드라마 영화는 안 나올 것 같습니다. 조폭 영화처럼 한 철 장사가 다 끝난 듯하네요. 특별하고 싶었지만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가 가득한 영화 <특별시민>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제어되지 않는 욕망이 날 뛰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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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7.10 1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던 영화였습니다
    쟁쟁한 배우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옷을 입혀 놓은것 같았고
    저는 영화 느낌을 "사이다를 마시고 싶은데 두유를 먹은듯"한
    영화였다고 썼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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