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를 보면서 배우 김태리에 반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김태리의 미모는 출중함을 넘어서 십년 에 한 번 볼까말까한 외모를 가진 배우입니다. 예쁜 여배우들은 많이 나오지만 김태리처럼 단 한 번에 사람을 사로 잡을 미모는 흔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연기도 잘 합니다. 박찬욱 감독은 어디서 이런 배우를 발굴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김태리는 영화 <아가씨>를 통해서 스타 반열에 오릅니다. 

후속 출연 영화가 빨리 나오길 바라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2017년 1월 김태리 주연의 영화 <문영>이 개봉합니다. 드디어 단독 주연작이 개봉하는구나 했는데 이 영화 <문영>은 영화 <아가씨> 이후에 촬영한 영화가 아닌 김태리가 무명 시절인 2015년에  촬영한 중편영화입니다. 상영시간이 64분인 이 영화는 김태리가 주연인 저예산 영화입니다.


캠코더를 들고 세상을 담는 언어장애를 가진 문영

고등학생인 문영(김태리 분)은 캠코더를 들고 사람들을 촬영합니다. 촬영한 장면은 그냥 지하철에서 지나다니는 사람을 촬영합니다. 하루 종일 캠코더로 세상을 촬영하는 문영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전철에서 장승배기역을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으니 문영은 자신은 말을 하지 못한다고 수화로 말합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수화를 적극적으로 하지도 않습니다. 

문영의 어머니는 문영을 두고 집을 나가버리고 술주정뱅이 아빠와 둘이 삽니다. 정말 열악하고 절망이 가득한 환경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문영은 나름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영이 유일하게 즐기는 행동은 캠코더로 세상을 담는 것입니다. 


그날도 집 근처 골목에서 세상을 담다가 희수(정현 분)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싸우는 것을 캠코더로 찍다가 희수에게 걸립니다. 희수와 추격전까지 벌이면서 캠코더를 뺏은 희수는 내일까지 자신을 담은 영상을 DVD로 구워서 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던 사이로 만났지만 이상하게도 희수는 문영이 밉지 않습니다. 희수가 관용을 배풀어도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문영은 마음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희수의 넉살에 조금씩 마음을 엽니다. 두 여자는 그렇게 점점 친해지게 되고 문영이 소중히 여기는 캠코더를 넘겨주는 사이가 됩니다. 정착하지 못하던 문영은 서서히 언니인 희수에게 기대게 되고 희수는 자신이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유를 말하면서 영화는 큰 반전이 일어납니다. 


시종일관 투박한 연출과 영상과 스토리를 김태리 혼자 하드캐리하다

저예산 영화라고 해도 이 영화는 너무나도 연출이나 영상이 투박합니다. 게다가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종잡을 수도 없고 개연성 없는 이야기의 연속입니다. 희수가 문영을 필요 이상으로 잘해주고 챙겨주는 모습은 영화 후반에 어느 정도 해소가 되지만 문영이라는 말도 없고 짜증만 내는 여고생에게 너무 살갑게 대하는 자체가 영화 초반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영화가 시종일관 문영의 배척과 희수의 붙임성만 보여줍니다. 등장 인물도 희수, 문영, 술주정뱅이 아버지 밖에 없을 정도로 인물이 너무도 적습니다. 이러다 보니 영화가 초반은 아주 아주 지루합니다. 그러나 이 지루함을 혼자 달래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김태리입니다. 솔직히 이 영화 김태리가 아니였으면 한 20분 보다가 꺼버렸을거에요. 정말 지루하고 답답한 내용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이 지루함을 김태리의 미모가 날려버립니다.

정말 예쁩니다. 아가씨에서 나올 때 보다 더 예쁩니다. 단발머리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김태리이기에 꾸역꾸역 봤습니다.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잃어버린 엄마 찾기에 빗대다

문영이 캠코더로 지하철이나 길거리 사람을 촬영하는 이유는 엄마를 찾기위해서입니다. 그렇게 무작위로 촬영한 영상을 일본에 있는 이모에게 보내면 이모가 엄마랑 비슷한 사람을 말해준다고 하네요. 이런 설정은 좀 이치에 맞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촬영해서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친엄마면 국가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흥신소에 의뢰하는 것이 더 낫겠죠.

그럼에도 문영은 정말 이 방식을 고집합니다. 아마도 영화적 허용이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 꺼내든 수단 같네요. 뭐 문학적인 방법이지만 현실감이 떨어지다 보니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영화 <문영>은 그렇게 점점 재미를 잃어갑니다. 왜 희수는 자꾸 문영에게 관심을 가지고 거부하지 않을까? 문영은 왜 신경질만 낼까? 침몰해가는 영화는 후반 급작스러운 반전으로 급부상합니다. 

반전은 스포이기에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영화는 문영의 엄마 찾기가 아닌 정체성 찾기를 주제로 한 영화라는 정도만 말하겠습니다.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이유가 영화 후반 단 몇 마디 대사와 장면으로 담깁니다. 문영의 정체성 혼란이 아주 쉬운 비유인 잃어버린 엄마 찾기라는 고통을 빗대어서 말해줍니다. 


 문영이 시종일관 짜증을 내고 화난 얼굴을 한 이유도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사는 이유도 희수가 왜 그런 문영을 한 번에 알아보고 유일한 대화 상태가 되는지도 후반에 다 풀립니다. 영리한 비유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세상 또는 소수가 겪는 고통을 영화는 대다수가 공감하는 고통으로 환원해서 보여줍니다. 이 후반의 반전이 영화 전체를 밝게 만들어주네요. 볼만한 영화 추천하는 영화도 아니지만 소수가 겪는 고통을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고통으로 치환한 매끈함은 좋습니다. 


별점 : ★★☆

40자평 : 엄마 찾기에 빗댄 문영의 정체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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