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회사원 Kito Fuijo는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이후 그는 프리랜서 사진가로 변신을 합니다. Kito Fuijo가 관심 있는 것은 백화점 옥상의 놀이동산처럼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지만 눈길을 주지 않는 피사체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는 12년 동안 일본 놀이터에 있는 놀이기구를 촬영합니다. 아무 놀이기구가 아닌 다양한 형상을 한 놀이기구입니다. 마치 조각품 같은 이 놀이기구들을 낮이 아닌 밤에 촬영을 합니다.
어렸을 때 이런 놀이기구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동네 놀이터라는 개념 자체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서 동네 놀이터가 아닌 어린이대공원 같은 큰 공원에 가면 볼 수 있었습니다. 콘크리트로 된 조형물 같은 놀이기구죠. 지금은 동네 놀이터에 이런 놀이기구 없습니다. 콘크리트로 만들면 안전에 위험이 높아서 많이 만들지 않더군요. 그러나 콘크리트 놀이기구는 생각보다 안전하고 무엇보다 내구성이 높아서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모습을 한 놀이기구를 밤에 다가가서 여기 저기 조명을 설치한 후 촬영을 했습니다.
이 조형물은 일본의 유명 조각가인 이사무 노구치 스타일의 놀이기구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놀이기구가 나온 것이 1933년이라고 하니 참 오래된 역사를 가졌네요. 콘크리트라서 지금도 너끈하게 활약 중입니다. 같은 놀이기구를 아빠가 어렸을 때 타고 아들과 딸이 타면 아빠나 엄마는 더 흐뭇하게 볼 것입니다.
우리네 놀이터의 놀이기구는 추억을 먹고 있을까요? 서울 전역에 비슷한 놀이터, 비슷한 놀이기구, 전국 공원에 있는 비슷한 운동기구들에게는 추억이 스며들 수 없습니다. 영원할 수 없는 유년시절 그러나 영원할 듯한 놀이기구를 보면서 그 유년시절을 추억의 앨범에서 꺼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별거 아닌 피사체입니다. 그러나 그 별거 아님에서 추억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사진작가 Kito Fuijo입니다. 그러고보니 일본 영화 '태풍이 지나가면'에서 태풍이 부는 밤에 아버지와 아들이 문어 모양의 동네 놀이터 놀이기구 안에서 대화를 하는 장면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