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은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처럼 문화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변신한 지 꽤 되지만 여전히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정식 명칭은 '문화역서울 284'로 홈페이지도 있습니다. 이 '문화역서울 284'는 대중성 높은 전시회를 수시로 합니다. '서울로7017' 개장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듯 하네요. 


대중성 높은 전시회도 많이 하지만 대부분의 전시회가 무료입니다. 관에서 운영해서 그런지 무료 전시회가 대부분이네요. 


2017년 5월 17일부터 7월 23일까지 '시간여행자의 시계'라는 전시회를 합니다. 딱 봐도 아시겠지만 시간을 소재로 한 전시회입니다. 

입구부터 전시회는 시작됩니다. 이 서울역 입구 공간은 서울역사의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독일풍 건물이라고 들었습니다. 근대문화유산 중에 가장 대표적인 건물입니다. 


입구에는 '시간 휴지통'이 있네요.  여기에 안 좋은 기억을 버리라는 소리네요. 우리의 고통과 기쁨 중 많은 부분이 기억에서 발화됩니다. 특히 기억으로 인한 고통은 평생을 따라 다닐 수 있습니다. 



곳곳에서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이미지들이 보입니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시간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다른 전시회에서 본 작품도 몇몇 보이기도 하네요. 

<남쪽의 기억, 조준용>

이 작품은 서울사진축제를 할 때 북서울미술관에서 봤던 작품입니다. 그러나 똑같이 전시를 하는 것은 아니고 투명한 천에 이미지를 비추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디스플레이 방식이 달라졌네요. 

작가의 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 후에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한 모습을 투명한 천에 담고 있습니다. 사진 2개를 중첩해서 보여주는 신박한 작품입니다. 

 

사진이라는 것이 기억을 퍼올리는 가장 값싸고 확실한 소재죠. 어떻게 보면 현존하는 타임머신은 사진입니다. 우리가 사진을 보면 바로 과거의 그 시간으로 타임슬립을 하게 됩니다. 다만, 미래로 갈 수 없는 타임머신입니다. 


<수도자 - 고통의 플랫폼 / 하석준>

2개의 대형 TV모니터를 연결해서 만든 이 작품은 TV위에 설치한 키네틱 센서가 관람객을 TV에 투영하는 인터렉티브한 작품입니다. 




<황금 이빨 / 장종완>

호랑이 가죽에 이미지틀 투사하는 작품도 재미있는 작품이네요 


<Y동의 회상 / 황문정>

다른 방에 들어가면 작은 작품들이 유리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가까이서 가면 과거의 유물 같은 예전 물건들이 있네요. 껌은 잘 모르겠는데 저 통장은 잘 기억합니다. 국민학교 다닐 때 매일 아침 100원 200원 들고가서 저축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작품은 서울역 주변에 존재했다가 개발로 사라진 빈민촌인 양동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습니다. 대략 1970년대말부터 80년대 초까지 시대를 유추할 수 있는 유물 같은 물건입니다. 

<플로렌스(태도) / 다니엘 피르망>

2층에 올라가면 어떤 여자가 벽에 머리를 박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관람객인가 했네요. 너무 정교한 조형물입니다. 
인체를 그대로 재현한 조각 태도시리즈입니다. 이 작품을 자세히 보면 벽에 머리를 박는 절망의 포즈가 아닌 여자가 옷을 벗고 있는 순간을 조형물로 만든 작품입니다. 윗 옷을 벗는 그 순간을 사진처럼 고정시켜서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순간이라는 시간! 우리의 기억은 동영상이 아닌 사진이라고 하죠. 과거의 시간을 떠올리게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대형 설치 작품도 있는데 작품 이름도 설명도 찾기 어려워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당신의 행선지는 어디입니까 / 김정은>

이 작품은 객관적 데이터인 지도를 작가 자신이 자주 오가는 길인 문산 가는 길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창 밖으로 길가의 풍경을 그림으로 담았네요. 무려 7일간의 스카이라인과 하늘색을 추출한 그림입니다. 


탁자 위에는 지도가 올려져 있는데 놀랍게도 3D 지도책입ㄴ다. 부조처럼 깊이감이 있는 지도입니다. 


한땀한땀 다 오려서 붙였네요. 대단한 열정이네요



<자위적 조치 시리즈 / 손종준>

2층 복도에는 철갑옷이 가득합니다. 우리 현대인들은 강한 것 같지만 속을 보면 연약합니다. 쾌락제도 늘었지만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다양해졌습니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 풀려고 쾌락제가 다양해졌는지도 모르죠. 우리는 그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서 방어기제를 펼칩니다. 

각자만의 방어기제들이 있죠. 저처럼 스트레스 받으면 그냥 자거나 술을 마시는 분들도 있고 주말에 여행을 가는 분들도 있고 친구와 수다 떠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한, 낯선 접근을 피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내 주변의 스트레스 또는 나를 공격하는 것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기 방어기제를 철갑옷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철갑 방독면은 범용적인 갑옷이네요. 미세먼지가 가득한 서울 시민들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외발 자전거로 그리다 / 손영득>

어두운 방에 대형 스크린이 있습니다. 그 앞앞에 외발 자전거가 3개 있습니다. 외발 자전거에 올라서 바퀴를 굴리면 화면이 전진 또는 후진을 합니다. 인터렉티브한 작품인데 인기가 많네요. 영상은 서울역을 디지털로 표현한 내용입니다. 

서울역이라는 근대와 현대사를 관통하는 공간을 작가의 시선으로 담았습니다. 자전거를 돌리면 시위 현장의 소리와 기차 소리 등등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Time is Killer / 최대진>

죽이는 멘트네요. '타임 이즈 킬러' 시간은 킬러죠. 다 죽입니다. 시간은 모든 사람을 죽이죠. 그러나 좋은 점도 있습니다. 시간만큼 이 세상에 공평한 게 어디 있나요? 빈자도 부자도 모두 동일한 시간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요즘 절대진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리 서비스들 보세요. 자기가 할 수 있지만 시간과 능력 또는 간편하다고 다른 사람에게 내가 할 일을 대신하게 합니다. 남의 시간을 빌려서 내 시간을 채우는 걸 보면 시간도 절대 공평하다고 할 수 없어 보입니다. 

<델타 / 올리비아 랏시>

문화서울역 284에서 나서서 그냥 가시지 마시고 바로 옆에 예전 대기실로 사용했던 RTO관에 꼭 들어가 보세요. 여기는 군장병들의 대기 장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길 공연장 또는 전시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리스 알파벳의 네 번쨰 문자인 델타를 형상화 한 작품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무슨 SF 영화 속에 들어온 기이한 전자음이 깔리고 스크린은 계속 뭔가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영혼이 쏙 빨릴 정도로 기이함과 흥미로움이 가득합니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지네요. 7월 중순까지 하니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한 번 들려보세요. 참고로 소개는 안했지만 매일 시간에 관련된 영화 상영과 관객 참여 공연도 합니다. 자세한 것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s://www.seoul284.org/ 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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