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고 싶은 사진전이 꽤 많은데 시간이 잘 나지 않네요. 그럼에도 시간을 내서 인사동을 지나서 삼청동 입구로 갔습니다. 요즘 삼청동 입구에도 갤러리가 꽤 많습니다. 현대미술관 서울관 앞을 지나서 삼청동 입구에 들어서는데 못보던 갤러리가 하나 보이네요.

아라리오 갤러리? 아 아라리오 갤러리는 천안에 있는 미술관으로 알고 있는데 서울에도 있네요. 검색을 해보니 최근 생긴 것은 아니고 2006년에 생겼으니 제가 지금까지 못보고 지나친 곳이네요. 미술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라리오 갤러리는 슈퍼콜렉터로 불리는 김창일 회장이 만든 갤러리입니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미술품 수집가입니다. 

명성이 아주 대단하죠. 

아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5월 11일부터 6월 25일까지 원성원 사진작가의 <타인의 풍경>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원성원 사진작가의 사진전이라고 알고 갔지만 1층 작품을 보고 이게 미술품인가? 사진인가 헛깔리더라고요. 미술가 중에 원성원 미술가가 있나? 하고 갸우뚱거렸습니다.

원성원 작가하면 콜라쥬 사진의 대가로 흥미로운 사진들이 많고 무척 좋아했거든요


<원성원 사진작가의 1978년 7살 시리즈 중에서>

2012년 본 원성원 사진작가의 7살 시리즈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딱 봐도 포토샵을 이용한 콜라쥬 사진임을 할 수 있습니다. 사진 속에는 작은 소녀가 마을과 방에 덩그러이 놓여 있습니다. 엄마의 부재 속에서 방황하고 또는 혼란스러워하는 7살 꼬마의 모습이 가득했습니다. 중앙대 조소과를 나와서 공간감각이 무척 뛰어난 사진작가죠. 왜 엄마가 떠났는지 궁금해 하다가 내가 이불에 오줌을 싸서 그럴 것이라고 자책하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갸우뚱 거리면서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1층은 좀 좁은 느낌이지만 지하는 거대했습니다. 특히나 작품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네요. 

<언론인의 바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맞네! 원성원 작가. 사진은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는 거센 바다가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파도 사이에 드러난 작은 바위 위에 펭귄이 올라가 있습니다. 옆에는 TV안테나도 있네요. 


바람에 찢긴 나무를 실은 어선도 보입니다. 


작품 이름이 흥미롭습니다. <언론인의 바다> 언론인들의 풍파를 담은 것일까요? 이전 작품은 바로 이해할 수 있거나 뭔가 바로 느껴졌는데 이 작품은 배경 지식을 좀 알아야 보이겠더라고요.

부랴부랴 입구에서 받은 설명문을 읽어봤습니다.
신작 시리즈인 <타인의 풍경>시리즈는 언론인, IT전문가, 교수, 약사, 금융인, 공직자 같은 전문직을 인터뷰하고 만든 작품입니다. 이 전문가들은 멀리서 보면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이 직장 구하기 험난한 세상에서 전문 기술로 유유자적하게 항해를 하는 분들이죠.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우리와 똑같이 피곤한 삶의 연속입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것은 그들의 외면적인 이미지죠. 그러나 그 속은 우리와 동일하게 고단하고 피곤한 삶입니다. 이게 바로 현실과 외면의 간극이죠. 원성원 작가는 그 간극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채플린의 말이 생각나네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약사의 실험나무>


모든 작품이 이해되고 공감가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좀 갸우뚱하게 하는 작품도 있고요



<교수의 바람들판>


작품들의 알레고리를 모르니 이해하기도 쉽지 않네요. 설명이 필요한 작품들입니다. 



<연구원의 선인장>


사막에 사는 선인장을 물이 가득한 폭포가 있는 냇가에 옮겨 놓았네요



<IT전문가들의 물풀 네트워크>


물의 범람으로 물풀들이 쓸려 있는 것이 마치 네트워크의 흐름을 연상하게 하네요. 


작품들이 멀리서 보고 가까이서 봐야 합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풍경, 가까이서 보면 비극. 제 해석이 작가의 의도와 부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콜라쥬 사진 시리즈를 이어가네요. 전시는 6월 25일까지합니다. 현대미술관 서울관 바로 옆에 있으니 현대미술관 가시면 겸사겸사 들려보세요. 


신고
썬도그
하단 박스 
카카오스토리 구독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메일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