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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주성치의 능청스러운 유머가 가득한 유쾌한 영화 '미인어'

by 썬도그 2017.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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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로 기억되는데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슬랩스틱 유머도 하지만 반전 개그, 허무 개그, 황당 개그, 패러디 개그 등등 능청스러운 표정에서 시치미 뚝 떼고 웃기는 홍콩 배우를 봤습니다. 영화 제목이나 스타일이나 영락없는 홍콩 B급 무비로 영화관 보다는 비디오로 봐야 어울리는 영화들만 출연하는  이 배우의 이름은 '주성치'입니다. '주성치'는 팬이 참 많은 홍콩배우입니다. 또한 생명력도 길고 능력도 좋아서 최근에는 배우로도 활동하지만 연출자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주성치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그의 유머 코드를 소개하자면 주윤발 주연의 도박 영화 <도신>을 주성치가 멋지게 페러디한 영화 <도성>의 한 장면입니다. <도신>에서는 주윤발이 슬로우모션으로 등장하는 장면인데 주성치를 이 장면을 자신이 느리게 움직이면서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주성치 코미디의 기본은 슬랩스틱입니다. 이는 무성 코미디 영화들이 주로 이용하던 방식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전 80,90년대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슬랩스틱 코미디 까지는 좋은데 너무 과장된 동작과 상상력은 좋은데 눈쌀을 지푸리게 하는 유머 코드가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분들은 엄청 좋아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유머 코드는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2001년 작 <소림축구>부터 그의 작품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허풍과 능청과 슬랩스틱 코미디는 여전하지만 CG의 힘을 빌려서 상상력을 더 극대화 해서 그런지 허풍도 좀 더 풍성하고 재미있는 허풍이 되었습니다. 이후 주성치 영화를 빠짐 없이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배우 활동 보다는 영화 감독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네요. 


능청 유머 만랩을 찍은 영화 '미인어'

웃깁니다. 웃겨요. 이렇게 시종일관 유머를 가득 담은 영화 요즘 보기 드뭅니다. 코미디 영화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오랜만에 박장대소하면서 본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도마뱀을 공룡이라고 우기는 말도 안되는 사설 박물관 장면으로 주성치표 너스레가 펼쳐집니다. 

장면은 바뀌고 재벌 부동산 개벌업자 류헌(덩차오 분)이 수조 원의 돈을 들여서 별 쓸모가 없는 바닷가를 삽니다. 세상 사람들은 터무니 없는 비싼 가격에 산 류헌을 비웃습니다. 그러나 류헌은 돌고래 보호지역이라서 개발 제한구역인 바닷가에서 강력한 음파가 나오는 소나로 돌고래가 살 수 없는 바닷가로 만든 후에 대형 해양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으로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소나 때문에 피해를 본 건 돌고래뿐이 아닙니다. 인어들도 큰 피해를 입고 많은 인어들이 상처를 받고 폐선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에 인어들은 인어 중에 가장 예쁜 산산(임윤 분)에게 미인계로 부동산 개발업자 류헌에게 접근해 암살을 계획합니다. 


그러나 어리숙한 산산은 암살을 실패하고 류헌과 허물없게 지내다가 류헌을 사랑하게 됩니다. 줄거리는 뻔하고 유치합니다. 조금만 더 오밀조밀하거나 감동 코드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런 것은 없습니다. 흔한 로맨틱 코미디 스토리입니다. 따라서 스토리로 보는 영화라기 보다는 이 스토리를 이끌면서 생기는 다양한 상황에서 오는 웃음이 좋은 영화입니다.

물론, 주성치 영화 답게 과장되고 유치한 구석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주성치 영화보다는 억지는 많이 줄고 웃음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빵 터진 문어 철판 요리 장면

이 영화 <미인어>는 스토리가 주는 웃음 보다는 장면에서 나오는 짧은 웃음이 많습니다. 가장 웃긴 캐릭터는 문어 오빠입니다. 왜 인어들이 사는 곳에 문어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문어인 문어가 직접 류헌을 죽이기 위해서 요리사로 변장합니다. 그렇게 문어 다리를 이용해서 류헌을 죽이려고 하다가 많은 수행원들이 등장하자 칼을 숨깁니다. 

그리고 자신이 들고 있던 문어 다리를 직접 요리해 줍니다. 자신의 몸을 달구어진 철판 위에 놓고 요리를 하는 모습은 눈물나게 웃깁니다. 특히 문어 연기를 하는 문장의 코믹스러운 표정과 연기는 요 근래 가장 크게 웃은 장면이네요. 다시 봐도 봐도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이외에도 인어를 본 류헌이 경찰서에서 인어를 봤다고 말하자 이상한 몽타주를 만드는 장면도 꽤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전체적으로 주성치 식 가벼운 유머가 가득하지만 동시에 자연 보호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 보호 메시지는 크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 여러가지 양념을 넣은 듯 한데 유머의 맛 말고는 딱히 느껴지는 맛이 없네요. 몇몇 장면이 빵빵 터지면서 시종일관 영화는 웃음을 베이스로 하다가 후반에 약간의 액션이 등장합니다.


후반 액션 장면은 CG로 만들어진 액션인데 CG가 그런대로 꽤 잘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스토리에 대한 개연성 부족과 성긴 구석이 많아서 그냥 허물어지는 모습이네요.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가벼운 영화입니다. 영화 시간도 꽤 짧은 100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전히 B급 정서의 코미디를 잘 만드는 주성치를 감독으로 볼 수 영화입니다. 


그러나 한계도 확실한 영화입니다. 자연 보호 메시지는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고 스토리의 개연성을 둘째 치고라도 전체적인 짜임새는 느슨합니다. 그럼에도 가볍게 웃게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주성치식 능청 유머가 가득한 인어가 나오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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