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5월에는 놀러 가기도 좋지만 예술 전시회 관람하기에도 좋은 5월입니다. 이 화창하고 푸른 5월에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미술관에서 흥미로운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과 경기도에 다양한 미술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천관이 메인이고 서울분관은 접근성이 좋아서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덕수궁 안에 있는 덕수궁 미술관이 있습니다. 덕수궁 미술관은 석조전 서관 건물입니다. 근대 건축물이라서 고풍스러운 멋이 있고 덕수궁도 관람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끔 일제가 만든 건물로 아는 분도 있는데 고종 재위 당시에 만들어진 건물로 조선이 만든 건물입니다. 


이 <덕수궁 미술관>에서 2017년 첫 전시인 <예술이 자유가 될 때 :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 전시회가 4월 28일부터 7월 30일 여름까지 전시를 합니다. 이 전시회는 쉽게 볼 수 없는 이집트의 근, 현대 미술과 사진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총 166여점이 전시되는데 대다수 작품이 해외 최초로 전시되는 작품들입니다. 그 영광을 한국이 받았네요. 


이집트의 근현대미술 작품 전시를 위해서 이집트 문화부와 샤르자미술재단, 카이로마메리칸대학의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이집트의 1930년대에서 60년대까지의 근현대 미술 중에 초현실주의 미술이 주로 전시되는 전시회입니다. 그 나라의 현대미술을 이해하려면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지역적 위치 등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시대적 배경과 미술이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까요. 

이집트라는 배경부터 보죠. 이집트는 북아프리카 이슬람 국가입니다. 왕년에는 피라미드로 대표되는 이집트 문화가 융성했던 문화 강국이지만 오스만 제국에 정복된 후에 국운이 크게 쇠퇴합니다. 아프리카 국가지만 유럽과 가까워서 유럽 문화도 많은 나라가 이집트입니다. 그럼 1930년대 이집트는 어떤 국가였을까요? 이집트는 16세기에 오스만 제국이 지배를 받다가 1914년 영국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습니다. 이후 1922년 독립을 하고 입헌군주국이 됩니다. 

독립을 했지만 명목상이고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1952년 쿠테타가 일어나서 군주제가 사라지고 새로운 공화국이 생깁니다. 이 쿠테타를 일으킨 대통령이 '아브델 나세르'입니다. 이슬람을 국교로 한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했지만 1당 독재를 한 독재자이기도 합니다. 특히 경찰 국가를 지향해서 검열이 일상인 이집트를 만들어 놓습니다.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이집트 현대미술은 영국의 영향을 받던 군주제 시절의 자유로움과 함께 50년대 독재 정권이 들어서면서 쇠퇴기를 겪거나 다른 현대미술에 영향을 준 모습까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집트 초현실주의 시작은 1차 세계대전의 대량학살을 목도한 예술가들이 현실을 벗어난 이상향 또는 자유에 대한 억압에 저항하기 위해서 심안의 세계로 떠나는 것이 계가가 됩니다. 당시 무의식이라는 머리 속의 신대륙이 발견되면서 전 세계에서 초현실주의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예술이 자유가 될 때 :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 전시회는 회화, 드로잉, 사진, 조각 등 총 166점으로 총 31명의 이집트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전시회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대순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1. 국제적 시각에서 본 이집트 초현실주의

덕수궁 미술관 입구 왼쪽에서 시작되는 1부 국제적 시각에서 본 이집트 초현실주의는 1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겪은 예술가들의 정신적 변화가 담겨 있습니다. 이 초현실주의 운동은 '앙드레 브리통'과 주요 미술인들이 '독립혁명미술국제연합'을 설립하고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라팁 싯티크. 카인과 아벨, 1940년대 초, 카이로 이집트 근대미술관 소장>

1부에는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있지만 구상화 같은 작품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작품 중에서 이 '카인과 아벨' 작품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코란 내용을 잘 모르지만 코란도 성경 내용과 겹치는 것이 많다고 하는데 성경에 나온 내용인지 코란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흥미로운 소재네요


<푸아드 카밀, 꿈, 1941. 나딤 엘리아스 소장>

1부는 본격적인 초현실주의 작품이 태동하기 전의 구상화 같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 꿈은 입체파 화가의 화풍의 영향을 받은 듯한 작품입니다.


2. 예술과 자유 그룹(1938 ~ 1945)

이 이집트 근현대미술전시회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가 집단이 '예술과 자유 그룹'입니다. 1938년 이빚트 카이로에서 예술가 문학가 비평가로 이루어진 그룹으로 '퇴폐 예술이여 영원하라'라는 성명서 아래 뭉친 이들은 당시 나치가 현대 미술을 퇴폐 예술이라고 검열과 반대에 항의 하기 위해서 '퇴폐 예술이여 영원하라'라는 주장을 합니다.

다분히 저항적이고 예술 표현의 자유를 찾고자 하는 강력한 열정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시인이자 문학 비평가인 '조르주 헤네인'이 주축이 된 '예술과 자유 그룹'에는 람시스 유난, 카밀 알텔미사니, 안와 카밀, 푸아드 카밀 등이 1938년부터 1945년 7년간 활동을 합니다. 


예술과 자유 그룹의 작품들 중에는 판화 작품들이 꽤 많이 보이네요. 내용이 상당히 강렬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라팁 싯디크, 어머니들, 1940년대 초, 카이로 이집트 근대미술관 소장>



<카를로 디스디로, 세계의 악, 1940년대. 알렉산드리아 미술관 소장>

'예술과 자유 그룹'은 내부 갈등과 여러가지 이유가 겹쳐서 1945년 해체됩니다.



3. 이집트 초현실주의와 사진

<리 밀러, 공간의 초상, 1937. 리 밀러 아카이브 소장>

3부에서는 사진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나옵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회화 뿐 아니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다양한 표현 시도를 합니다. 이는 '만 레이'나 '모리스 타바르' 같은 유럽의 초현실 사진을 만드는 예술가들의 영향을 받은 모습입니다. 이 당시 '만 레이'는 사진으로 다양한 암실, 촬영 효과를 이용해서 다양한 사진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이중노출, 솔라리제이션, 뒤틀림, 조합 인쇄, 포토 몽타주 같은 기술이죠. 




이 3부 사진 전시는 재미있게도 '반 레오'라는 사진 작가의 사진이 엄청나게 많이 보입니다. 자신이 모델이 된 사진들도 꽤 많이 보입니다. 이중노출로 촬영한 사진과 3중 노출로 촬영한 사진 속에서 기가 강한 작가 본인의 모습이 보입니다. 

 

'반 레오'는 예인이라는 느낌이 확 들 정도로 카메라 뒤가 아닌 앞에 나서서 다양한 사진을 촬영합니다. 그것도 다양한 사진 기버블 활용을 하면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반 레오'는 '예술과 자유 그룹' 소속은 아니지만 그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반 레오, 카메라 옆의 반 레오 자화상. 1941. 카이로 아메리칸 대학교 제공>

작품의 표현은 요즘 기준으로 보면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1930 ~ 40년대를 감안하면 다양한 표현법를 이 당시에도 시도 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4. 현대 미술 그룹(1946 ~ 1965)

덕수궁 미술관 2층에 올라서 오른쪽 전시실로 들어서면 1946년부터 1965년 사이의 현대 미술 그룹을 주제로 한 전시가 펼쳐집니다. 이 시기는 독재 정권이자 감시가 일상화 된 이집트 정권이 지배하던 시절입니다. 

'예술과 자유 그룹'이 의견 충돌과 여러가지 이유로 사라졌지만 그들의 예술에 대한 실험 정신은 이후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줍니다. 대표적으로 1946년 만들어진 '현대 미술 그룹'입니다. 미술 교사인 '후세인 유시프 아민'이 이끈 이 단체는 '케말 유시프', '하미드 나다', '이브라힘 마스우다', '사미르 라피' 등이 구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미르 라피, 어부, 1954>

현대 미술 그룹의 작품들은 참 푸근하고 친근합니다. 위 그림 같은 경우 우리의 이중섭 화가의 그림과 참 비슷합니다. 또한, 소재가 토속적입니다. 

<케말 유시프, 귀족, 1940년대, 샤르자 미술재단 소장>

이번 전시의 메인 그림인 귀족이라는 작품도 구상화이면서도 지역색이 가득합니다. 자신들의 주변에 있는 소재를 이용해서 다채로운 색채로 화폭에 담고 있습니다. 


알레고리가 가득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독재 정권의 감시를 피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어떻게 보면 아프리카 문화의 영향이 있는지 아웃라인이 굵은 그림들도 많네요, 


<이브라임 마스우다, 무제4. 1950년대 초, 샤르자 미술재단 소장>

이런 그림들을 보면 이 50년대 당시의 한국 현대화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교류를 할 수 없던 시절이고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지만 예술가들은 그 당시의 공기를 먹고 사는지 비슷한 화풍의 그림들이 많이 보이네요. 


<압둘하디 알자제르, 시민합창단, 1951, 카이로 이집트 근대미술관 소장>

가장 푸근하고 흥미롭고 편안한 전시가 4부 전시회입니다. 마치 한국 화가의 그림과 비슷하지만 인물들의 굴곡을 보고 이집트 사람이구나를 느끼게 하네요.


5. 이집트 초현실주의 그 후 (1965년부터 현재)

<무함마드 리야드 사이드, 수호자, 1970년대, 알렉산드리아 근대미술관 소장>

어떻게 보면 초현실주의 그림이라고 느낄 그림들은 5부에서 가득 볼 수 있습니다. 추상화는 없었지만 구상화이면서도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득 담은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또한, 흥미로운 작품도 많습니다. 1965년 '현대 미술 그룹'이 활동을 종료 한 후 이집트 현대 미술은 한 단계 더 도약을 합니다. 형식적인 자유로움과 소재의 자유로움이 많이 보입니다. 


<아흐마드 무르시, 알렉산드리아의 예술가, 1989>


<아흐마드 무르시, 알자제르의 애가, 1968>

작품에 대한 시대적 배경이나 내용을 잘 몰라서 깊게 느낄 수 없지만 단순하면서도 깊이감이 있는 작품들이 꽤 많이 보이네요. 


특히 큰 크기의 작품들이 많이 보입니다. 1960년대 이후 이집트의 경제 성장을 담은 작품 들도 보이네요. 


<무함마드 리야드 사이드, 20세기 문명, 1970년대, 카이로 이집트 근대미술관 소장>

20세기 문명은 석유의 문명이죠. 유전을 담은 그림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압둘하디 알자제르, 평화, 1965, 카이로 이집트 근대미술관 소장>

이 작품도 상당히 큰 작품입니다. 거대한 날개가 펼쳐진 건물이 보입니다. 아마 저 날개는 천사의 날개가 아닐까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그 앞에 서 있습니다.


조각 작품도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작품들이 예술 선진국 작품에 비해서 투박합니다. 그런데 그 투박함이 매력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집트나 한국이나 세계 예술계의 메인 스트림은 아닙니다. 그래서 세련미는 없지만 그 세련미 대신 지역색과 투박함이 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이집트 그림이라고 알고 보면서도 동시에 한국 현대 미술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놀랬습니다.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점을 다시 느끼게 되네요. 궁금한 것은 한국은 80년대까지 독재 정권이 지배하던 나라였습니다. 그 독재에 저항하는 민중 미술이 발달했는데 이집트는 그런 그림이 있었는 지가 궁금하네요.  뭐 초현실주의 자체가 거대한 저항의 물결이긴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그림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집트 현대사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전시회는 덕수궁 입장료 1,000원을 내고 2,000원의 관람료를 내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덕수궁은 고궁 중에 가장 작은 고궁입니다. 그래서 아기자기함이 많습니다. 덕수궁에 내린 푸른 봄 빛 아래 예술 작품 관람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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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정동 5-1 덕수궁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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