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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스마트폰 때문에 대폭 축소한 2017 사진영상기자재전(P&I)

by 썬도그 2017.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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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2017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그 규모가 크게 축소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코엑스 A홀, B홀 모두 사용할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올해는 A홀만 사용하고 B홀은 캣산업박람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회가 축소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카메라 산업 전체는 더 커졌지만 비 카메라 브랜드의 고속 성장으로 인해 카메라 브랜드들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뛰어난 카메라 모듈을 장착하다 보니 컴팩트 카메라 시장이 거의 사라졌고 이제는 미러리스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미러리스를 항상 들고 다니지만 최근에는 LG G6가 간편성, 신속성, 편의성과 꽤 좋은 화질을 제공해서 블로그 포스팅용 사진 촬영할 때는 미러리스도 집에 두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으로 포스팅할 때도 많습니다. 이렇게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다 보니 브랜드 카메라 시장이 크게 축소되는 느낌입니다. 캐논 소니와 같이 업계 1,2위 업체는 큰 타격이 없지만 니콘, 올림푸스, 파나소닉은 타격이 큰가 봅니다. 최근에는 리코 이미징이 카메라 산업을 접는다는 루머가 나왔다가 사라졌을 정도로 리코 이미징도 어려운가 봅니다. 

이러니 몇 년 전부터 서울국제영상기자재전(P&I)에 참가하지 않던 올림푸스, 파나소닉과 함께 니콘도 올해는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참가하는 메이저 업체수만 준 것은 아닙니다. 같이 진행되던 양질의 사진과 카메라 세미나와 강의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거대한 강의실에서 다양한 사진 강의 들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올해는 그런 것도 없네요. 그럼에도 전 나름대로 재미있게 즐기다 왔습니다. 


먼저 다양한 카메라 또는 사진 잡지가 참가했습니다. VDCM, DCM, 월간 사진, 사진 예술 모두 참가했습니다. 전 몰랐는데 VDCM이 DCM의 새로운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비디오 영상 시대에 맞춰서 VDCM으로 이름을 바꿨나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일본 카메라 잡지인 DCM과 한국어판 계약이 깨지자 기존 DCM을 만들던 한국 분들이 VDCM을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속 내용은 한국 기자 분들이 만듭니다. 전 한국 기자 분들이 쓴 기사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기자분들 보다는 전문가, 사진전문가들이 쓴 깊이 있는 내용이 좋습니다. 그래서 DCM이 그리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일본 DCM을 다시 번역 출판하는 DCM이 다시 발행되고 있네요. 행사장에서 1년 정기 구독을 하면 다양한 이벤트 상품을 함께 제공합니다. 전 DCM 1년 정기 구독했는데 후지의 모바일용 포토 프린터와 과월호를 듬뿍 받아 왔습니다. DCM은 그 자체가 하나의 카메라 매뉴얼이라서 과월호도 효용 가치가 높습니다. 

메이저 카메라 브랜드는 캐논과 소니가 참가했습니다. 캐논은 카메라와 렌즈 체험을 위주로 한 부스 운영을 해서 그런지 편하게 다양한 신제품과 렌즈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사진 촬영용 모델을 다 지우고 모형과 공연팀만 배치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제품을 편하게 잘 체험했습니다. 



반면 소니는 모델을 이용한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델을 이용하면 편하게 인물 사진 촬영 체험을 할 수 있고 인기를 끌 수 있지만 문제점도 있습니다. 평일은 괜찮지만 주말에는 카메라 체험을 하기 어렵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온 카메라로 모델 촬영을 합니다. 문제는 이러다 보니 정작 소니 제품을 체험하고 싶은 분들은 체험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지난 토요일 풍경입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카메라로 모델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인간 바리케이트가 따로 없습니다. 


소니 카메라를 체험하고 싶어도 인간 바리케이트 때문에 접근이 어렵네요. 내가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체험해야 하나? 라는 자괴감까지 들자 그냥 소니 부스는 거의 스킵했습니다. 보통 이런 문제 때문에 체험자를 위해서 첫 줄을 띄워 놓는데 소니는 그런 배려도 없습니다.


올해 2017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I)는 카메라 브랜드보다는 다양한 카메라 주변기기와 액세서리 업체들이 많이 참가했습니다. 


올해 눈여겨 볼 제품은 짐벌입니다. 예전에 스테디캠이라고 불리던 것이 전동으로 구현되는 짐벌이 등장하면서 스테디캠이라는 용어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짐벌은 손떨림을 거의 완벽하게 제거해주는 동영상 촬영 보조 도구입니다.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짐벌에 끼고 움직이면서 촬영을 하면 손떨림과 흔들림이 없는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물리력으로 이용해서 흔들림을 줄였지만 짐벌은 전기로 그 진동을 상쇄합니다. 이 짐벌은 전문가가 쓰던 장비였는데 최근에 가격이 많이 하락하면서 아마추어들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들이 비쌉니다. 여러 업체가 스마트폰용 짐벌을 들고 나왔는데 가격이 30만원 대가 많네요. 한 10만원 대로 떨어지면 구매해봐야겠습니다. 


카메라 가방 업체나 카메라 주변 기기 업체들이 꽤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카메라 주변기기, 액세사리 업체도 예전에 비해서 크게 줄었습니다. 이는 2011년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공습으로 카메라 판매가 확 줄면서 덩달아서 카메라 주변기기 브랜드도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처음 보는 업체도 있습니다. 바로 자이츠 렌즈입니다. 파란 링을 보니 삼성전자 미러리스가 생각나네요. 삼성전자도 카메라 잘 만드는 회사였는데 지금은 신제품도 내놓지 않는 좀비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그나마 렌즈 회사들은 스마트폰 충격에서 덜 받는 느낌입니다. 스마트폰이 아무리 뛰어나도 렌즈 교환식 DSLR보다 화질이 좋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DSLR 시장은 축소되지만 사라질 시장은 아닙니다.

따라서 다양한 렌즈 제조업체들은 DSLR 시장이 붕괴되지 않는 한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신기한 제품들도 꽤 보였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로모그라피에서 나온 클래식 렌즈입니다. 


이 클래식 렌즈는 조리개 값이 아예 없고 조리개 역할을 하는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뚫린 필터 같은 것을 중간에 끼워서 사용합니다. 
캐논과 니콘 마운트 제품이 있어서 DSLR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는 무조건 매뉴얼에 놓고 촬영해야 합니다. 사진 출력물을 보니 핀홀 카메라 보다 약간 더 좋습니다. 필름 카메라 특유의 색감이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IRIX라는 새로운 렌즈 회사가 나왔습니다. 스위스 브랜드라고 하지만 속은 한국 광학 기술로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지금은 광각 렌즈 2개만 출시하고 있습니다. 


사진전도 있었습니다. 라이카 코리아의 오스카 바르낙 어워드 국내 출품작 25점을 전시하는 전시회와 이탈리아 배우들을 담은 전시회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규모가 대폭 축소 되었습니다. 


이게 다 스마트폰 때문이죠. 스마트폰이 본격 등장한 2009년부터 스마트폰 카메라가 고도화되기 시작한 2012년 부터 카메라 시장이 확 줄었습니다. 2016년은 안타까울 정도로 축소 되었네요. 렌즈 고정식은 똑딱이나 하이앤드 카메라처럼 렌즈를 갈아 낄 수 없는 카메라들인데 이 시장이 폭망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차라리 캐논이나 니콘은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기술 협약을 맺고 카메라 기술을 스마트폰에 녹여서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와 스마트폰 제조사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올리는 전략으로 가야 합니다. 화웨이와 라이카가 협업하는 것처럼 카메라 제조사의 다양한 기술 노하우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함께 손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있네요. 

여러모로 카메라 시장은 위기입니다. 이런 흐름에도 라이카 카메라 같은 고가 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의 광풍에서 빗겨가는 모습입니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축소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카메라 시장에 새로운 그리고 획기적인 도약이나 기술이 나와야 합니다.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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