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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5년 전 젊은층에 있기 있던 안철수 왜 노년층이 지지하는 후보가 되었나?

by 썬도그 2017.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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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이 있다면 2012년 12월 19일로 돌아가야 합니다. 2012년 12월 19일 국민들의 선택이 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전 박근혜 전 대통령도 문제지만 그런 사람을 뽑은 국민들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들면 현명해진다고 하는 말은 다 옛말입니다. 농경 시대 같이 매년 똑같은 일의 반복이던 시절이나 나이 많은 촌로가 가장 많은 현명했지만 도시인이 많아진 요즘은 나이 많음이 현명함과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고집불통이 되기 쉽죠. 노인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제 경험이기도 합니다.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해도 모든 것을 다 계산하고 가장 최적의 방법을 찾는데 익숙 했는데 요즘은 분석하고 계산하는 것이 예전 같지 못합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지치고 짜증나다 보니 이전의 선택을 쉽게 따릅니다. 또한, 주변 비슷한 연배들이 선택한 것을 아무 생각 없이 쉽게 찍습니다. 이건 노화의 과정입니다. 


그럼에도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를 선택한 분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인 줄 모르고 찍었던 알고 찍었던 박근혜를 지지한 분들도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를 찍은 모든 사람을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실수이던 무지이던 그게 크게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니까요. 모르면 알면 되고 실수를 했으면 앞으로 안 하면 됩니다. 그러나 비난 받을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근혜, 최순실 사태를 보고도 스스로 반성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박근혜, 최순실 사태를 보도고 반성없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혼탁하게 하는 적폐 세력입니다. 우리는 적폐가 기득권층 저 상류층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적폐는 우리 주변에도 만연해 있습니다. 


5년 전 안철수는 젊은이들의 핫피플이었다.

5년 전인 2012년 12월 신촌 이화여대 앞에는 한 젊은 정치인이 등장했습니다. 순식간에 주변의 대학생들과 그를 보러 온 청년들은 그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아이돌 스타 또는 청춘 스타 같아 보입니다. 



저도 이 장소에 미리 가 있었던 이유는 안철수라는 정치인을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를 하고 대선도 야권 단일 후보를 위해서 양보를 하는 모습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정치인이 욕망이 없으면 정치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서울시장과 대통령 선거에서 단일화를 위해서 사퇴하는 모습은 무척 충격적이고 신선했습니다. 

정치인 답지 않은 정치인, 양보를 할 줄 아는 정치인 안철수. 당시만해도 전 안철수에게 무척 고마워했습니다. 다음 대선에 안철수가 나오면 꼭 안철수를 찍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누굴 찍을 지 결정을 하지 않았지만 안철수만은 절대로 찍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안철수에 대한 실망이 큼을 넘어서 분노하게 하는 그의 행동들 때문입니다. 지난 5년 간 안철수 의원의 행동 하나하나가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실망을 줬지만 가장 큰 실망은 거짓말을 너무 쉽게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3월 8일 이데일리 퓨처스포럼에 참석해서 "저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모두 나가지 않았다. 광장은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을 제가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런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외에도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거짓말은 한 두개가 아닙니다. 어제는 천안함 희생자 장병을 추모하는 유족에게 안철수가 오니 자리를 비켜 달라는 뉴스가 거짓 뉴스라고 했다가 진짜 뉴스로 밝혀지자 사과를 했습니다. 

[19대 대선] 가짜 뉴스라더니..안철수, 천안함 유족 논란에 사과

거짓말만 잘하는 것은 아니죠. 지하철 사진 연출 의혹이나 여러 행동을 보면 천상 서민과는 먼 귀족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남자 박근혜'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5년 전의 안철수와 지금의 안철수는 다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젋은층이 아닌 노년층이 지지하는 안철수. 누가 변한 것일까?

대선 후보 지지율을 보면 흥미로운 모습이 있습니다. YTN-서울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는 인천,경기, 충청, 대구 경북에서 우세이고 문재인 후보는 서울, 호남, 부산,울산,경남에서 우세입니다. 지역 구도가 깨진 듯 보입니다. 아마도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의 후폭풍으로 보수 후보가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지역 구도가 확실히 도드라지지는 않네요

그러나 확실히 도드라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세대별 지지도입니다. 지난 17, 18일 양일간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하는 문재인 후보, 50대 이상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20대 55.6%, 30대는 63.8%, 40대 59.9%로 문재인을 지지했지만 50대는 44.7%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 아닙니다. 실제로 주변 노년층을 보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안철수가 노년층을 대변한다? 2012년 12월 대학생들을 구름같이 몰고 다녔던 안철수이고 2012년 당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던 안철수였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노년층이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지난 5년 동안 안철수가 변한 것일까요? 아님 유권자가 변한 것일까요? 아니면 세상이 변한 것일까요? 여기에 대한 대답을 쉽게 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 중에 문재인이 싫어서 안철수를 찍는 심리가 꽤 커보입니다. 이런 투표가 건강한 투표는 아니지만 비난할 수 만은 없죠. 지지하는 분 입장에서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 차선을 선택하는 행동이니까요. 

전 궁금한 것이 보수 세력과 반 문재인 지지자들이 안철수를 지지하고 있는 모습인데 안철수 후보 본인은 정확한 색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토론에서 유승민 대선 후보가 진보냐 보수냐 물었더니 전 상식파라는 상식 파괴의 발언을 했습니다. 정치에 상식파는 없습니다. 그럼 진보도 보수도 몰상식이라는 소리인가요?  중도라는 말이 있지만 기계적 중립이 있을 수 없듯이 정치인이 선택하는 하나 하나가 모여서 하나의 색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색을 보고 진보 성향 후보, 보수 성향 후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진보인지 보수인지 밝히지 않네요. 이렇게 행동하면 나머지 대선 토론에서도 끊임 없이 진보냐 보수냐의 질문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정작 안철수 대선 후보 본인은 진보도 보수도 밝히지 않았는데 보수층이 지지하는 모습. 이런 모습을 전 처음 봅니다. 오늘 2차 대선 토론이 있습니다. 이번 토론에도 진보냐 보수냐의 질문이 또 나올 것입니다. 또 다시 난 상식파라고 하기 보다는 중도 보수면 보수, 중도 진보면 진보라고 좀 희석해서 말하는 것이 안철수 후보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판단을 해 보면 지난 5년 동안 변한 것은 유권자도 안철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후보를 몰랐던 시절에는 젊은층을 대변하는 혁신가인줄 알았는데 실제는 뚜렷한 정치색도 없는 무색무취 정치인임이 밝혀졌을 뿐이죠. 변한 것은 세상입니다.

역대 대한민국 대선에서 보수 후보가 이렇게 힘을 못 얻기는 처음입니다. IMF가 터졌던 98년 대선 당시 보수 후보인 이회창 후보는 당명을 바꾸고 승승장구했습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종필과 연합을 하지 않았다면 이회창 후보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IMF보다 더 큰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어마무시한 일이 터졌고 그 책임을 보수가 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수 후보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안철수, 문재인이 경쟁을 하는 구도입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사상 최초로 국민들의 힘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런 바뀐 세상이 안철수를 보수층이 지지하는 후보로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안철수 후보의 최대의 적은 문재인이 아닌 홍준표 후보가 아닐까 합니다. 홍준표 찍으면 홍준표가 된다 또는 이렇게 보수가 사라지면 안된다고 논리가 퍼지면 죽은 표라고 해도 홍준표에게 힘을 줘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끌어 모을 수 있습니다. 이는 안철수 후보로 향하던 보수표가 홍준표로 가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에게는 큰 타격이겠죠. 결국 안철수 후보는 보수표를 다독이기 위해 대선 10일 전후로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모로 참 재미있는 19대 대선입니다. 5년 전 젊은층의 지지를 받던 안철수, 5년 후 보수가 밀어주는 대선 후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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