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하면 감성 드라마와 공포물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영화 중에 웃기는 영화도 꽤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 이상하게도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헐리우드도 코믹 영화가 잘 보이지 않네요. 온통 스릴러와 추리물만 가득합니다. 마치 영화 초반에 퀴즈를 내고 2시간 동안 퀴즈를 푸는 영화들이 많네요. 이런 영화들은 영화 볼 때는 짜릿하고 시간이 잘 가지만 영화관 문을 나서면 바로 머리에서 삭제가 됩니다.

반면, 감성 영화나 코미디 영화는 영화관을 나서도 긴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코미디 영화는 계속 입 밖으로 그 장면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를 합니다. 


아무말대잔치 같은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2005년 제작해서 2006년 한국에서 개봉한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많이 들었던 영화입니다. 일본 배우 중에 한국에 잘 알려진 우에노 주리와 아오이 유우가 함께 나오는 영화라서 관심이 많았지만 이상하게 이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영화 다이제스트 프로그램에서 병맛 코드 유머가 가득해서 거부한 것도 있습니다. 잠이 안오는 우울한 새벽에 볼만한 코미디 영화를 찾다가 혹시? 라는 생각에 골라서 봤습니다.

예상대로 이 영화는 아무말대잔치 같은 내용이 초반에 펼져집니다만 이 영화 생각보다 꽤 스토리가 흥미롭더군요. 저는 웃기는 장면 몇 개를 이어 붙인 달달하다 못해 느끼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적당히 중력을 가진 영화네요. 


스즈메(우에노 주리 분)은 매일 남편에게 전화가 옵니다. "거북이 밥은 줬어"라는 거북이 안부 전화에 약간 화가 납니다. 왜 남편이 떨어져 있는지는 영화에서 끝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거북이 밥주는 무료한 주부의 삶을 사는 스즈메는 존재감이 없습니다. 얼마나 자신을 무시하고 무존재하게 보는지 동네 버스도 자신을 무시하고 출발합니다. 작은 어촌 마을에서 사는 스즈메는 이상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삽니다. 하수관 수리공이 오징어 순대가 하수관을 막았다는 농담 같은 말을 스즈메가 무시하자 직접 보여주겠고 하지 않나 영구 파마를 하러 갔다가 미장원 주인이 파마 할 동안 할 일이 없다면서 양해를 구하고 보이 그룹 춤을 춥니다. 



이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닙니다. 스즈메는 단짝 친구인 쿠자쿠(아오이 유우 분)라는 존재감이 철철 넘치는 친구가 있습니다. 뭘 하든 자신보다 잘하는 쿠자쿠는 적극적이기까지 합니다. 지나가는 대형 트럭을 세워서 히치하이킹을 하고 스즈메가 짝사랑하던 고등학교 선배와의 만남을 위해서 동네 송전소 전기를 끊어 버립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가벼운 농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피무늬로 된 확성기를 오다가 주웠다고 말하는 쿠자쿠도 웃기고 그 확성기로 변태스런 표현을 하는 미장원 주인도 웃깁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이런 약간은 황당한 그러나 피식 웃게 만드는 에피소드가 가득합니다. 


평범하라는 지령을 받은 스파이 견습생 스즈메

평범하다 못해 무존재한 삶을 살고 있던 스즈메는 계단 위에서 과일장수가 엎은 사과를 피해 계단에 바싹 엎드립니다. 그렇게 엎드리다가 손톱만한 스파이 광고 전단을 봅니다. 무료함을 벗어난 삶과 존재감 있는 삶을 살고 싶었던 스즈메는 호기심에 전화를 해서 허름한 스파이 모집에 응모를 합니다. 스파이를 모집하는 곳은 낡은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어서 장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활동비로 5,000만원을 받고 최대한 평범하게 지내라고 지시를 받습니다.

스즈메가 가장 잘하는 것이 평범하게 지내기인데 다른 사람 눈에 뜨이지 않게 최대한 평범하게 지내라고 하니 모든 일상에 힘이들어갑니다. 그렇게 스파이 생활을 하던 스즈메는 점점 스파이 생활에 흥미를 느낍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농담을 좀 줄이고 스파이 생활을 담습니다. 처음에는 웃다가 어! 이거 진짜 스파이들이 지령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영화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스즈메는 그렇게 동네에 침입한 평범한을 가장한 다른 스파이들을 만납니다. 가장 압권은 일부러 어중간한 라면 맛을 내서 맛집으로 알려지지 않으려고 필사의 노력을 하는 라면집 사장님입니다. 


여기에 경품으로 받은 바닷가에서 그물끌기 이벤트에서 그물에 끌려온 죽은 시체를 조사하러 일본 공안이 마을에 도착하면서 살짝 긴장감도 듭니다. 평범한 주부의 스파이 생활은 그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으로 점점 흘러갑니다. 


예상지 못한 곳에서 빵빵 터지는 유머

영화 자체가 밝은 톤을 끝까지 유지합니다. 그렇다고 어떤 강력한 메시지나 감동을 전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주부가 스파이 생활을 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코미디입니다. 몸 개그 보다는 부조리한 상황이 주는 웃음이나 과하지 않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합니다. 예를 들어 동네에 침투한 스파이들이 지령을 받고 놀이터에 모이기로 했는데 어딘가에서 띄용 띄용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가봐도 영화의 재미를 부축이는 효과음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스파이 집단을 이끄는 총책이 이런 말을 합니다. 

"거기 용수철 튕기나요?"
"아 죄송합니다"

헉! 순간 박장대소를 했네요. 전 이런 개그가 참 좋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전 개그, 능청스러움 이런 것이 참 좋습니다.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헤엄친다>는 이런 유머 코드가 가득합니다. 공안과 스파이들의 대결이 담기는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한줄기 소나기처럼 무존재감에 지친 주부의 삶을 스치듯 지나간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볍게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 의외로 너무 재미있네요. 아오이 유우도 우에노 주리의 연기도 좋습니다. 특히 주연 우에노 주리의 차분하면서도 능청맞은 연기도 좋고 소소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덕분에 새벽의 우울이 치유되었네요. 고마운 영화네요. 우울할 때 보세요. 활력 충전이 되는 영화입니다. 아무말대잔치 덕분에 상쾌해졌네요 

별점 : ★★★☆
40자 평 : 무료함을 날리는 경쾌한 유머와 이야기가 가득한 활력 충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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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3.28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볍게 볼수 있는 영화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