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은 항상 봄입니다. 항상 생기가 넘칩니다. 골목이 많기도 하고 젊은 분들이 많이 돌아 다니기도 하죠. 동시에 아쉽기도 합니다. 나만의 비밀 공간이 대중들의 공간이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다른 지역보다 문화의 향기, 골목의 향기가 가득해서 자주 찾습니다. 


서촌은 경복궁 서쪽문인 '영추문'을 마주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경복궁 서쪽 마을입니다. 


이 서촌을 지나가다가 공사 가림막이 있는 건물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1층에 무슨 전시회를 하는데 제가 아는 이름이 걸려 있네요
<존 버거의 스케치북>. 존 버거는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유명한 사진 컬럼을 쓴 분이라서 이름은 익숙합니다. 이 '존 버거'는 문화 비평가이자 드로잉 작가이자 '수잔 손택'처럼 지성인으로 유명합니다. 


'존 버거' 책을 사 놓고 읽지 않았습니다. 참 게으르죠. 집에 있는 책 중에 안 읽은 책이 3분의 1이나 되네요. 그중 하나가 '존 버거'의 사진의 이해입니다. 이 책을 보고 '존 버거'가 사진 비평가인 줄 알았는데 이 분은 그런 범주로 구분지어질 존재가 아닙니다. 사람 자체가 하나의 지성체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과 그림을 그립니다.

이분을 처음 본 것은 2016 EBS 다큐 축제인 EIDF에서였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틸다 스윈튼'이 아버지 같은 '존 버거' 집에서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나이와 성을 초월한 거대한 우정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뭐 다큐 내용은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존 버거'가 수시로 드로잉을 그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존 버거(1926 ~ 2017)'은 1950년대 초까지는 화가였습니다. 그러나 핵전쟁의 위기가 도래하자 그림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아주 흥미로운 전환이죠. 이렇게 화가가 글쓰는 작가로 전향할 수 있다는 것은 이분이 재능이 다재다능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림이나 글이나 다 사람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고 단지 표현 수단이 다를 뿐이니 자유롭게 전환하는 것이 신기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건축전문 갤러리 온그라운드 갤러리

지성인 '존 버거'가 최근에 사망했습니다. 기사를 통해서 봤습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했습니다. 한국에서 그 추모의 물결이 이 '온그라운드 갤러리'에 이어지네요. 그런데 여기가 생긴 지 3년이 지났는데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홈페이지 (http://www.on-ground.com/)를 보니 2013년부터 전시가 이었네요. 건축 전문 갤러리가 이 '온그라운드 갤러리'의 정체성인가 봅니다. 정확하게는 '온그라운드 지상소'라고 하네요. 

'존 버거의 스케치북' 전시회는 열화당 출판사와 함께 했습니다. 사진 좋아하는 분들은 열화당 출판사 잘 아시죠. 열화당은 유명 사진작가에 관한 사진집과 사진책을 꾸준하게 내고 있는 아주 고마운 출판사입니다. 한국에서 눈빛 출판사와 함께 사진가와 사진애호가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곳이죠. 

온그라운드 갤러리는 크지 않은 공간입니다. 총 18평으로 갤러리 중에 중소형 갤러리네요. 입구에는 '존 버거'가 쓴 다양한 책을 전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책을 썼네요. 저희 집에 있는 '존버거의 사진의 이해'도 있네요



사진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친구인 '장 모르'가 50년 동안 촬영한 '존 버거' 사진입니다. 친구가 사진작가면 이런 점이 좋네요. 이 사진들은 '존버거의 초상'이라는 책에 담겨 있습니다. 

드로잉은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색이 없기 때문에 색을 내가 채울 수 있습니다. 윤곽만 가지고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힘이 좋죠. 모든 것을 꽉 채우는 서양화가 아닌 여백의 미가 가득한 동양화의 관조도 함께 합니다. 



존 버거의 친필 노트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존 버거'가 유명한 것은 알지만 솔직히 크게 관심이 있는 인물도 잘 아는 인물도 아닙니다. 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책을 읽으면 체득하고 느낄 것들이 많지만 배경 지식이 얇으니 잘 들어오지 않네요. 게다가 드로잉 쪽에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전시회보다 이 공간이 참 맘에 들었습니다.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 보니 석까래가 노출된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건물 밖에서는 가림막이 4층 건물인데 어떻게 1층 한옥의 석까래와 대들보가 있죠? 혹시 이 임대료 비싼 동네의 4층 건물을 1층 한옥으로 개조하는 건가요?

아니면 저 자연 채광 같은 빛은 실제로 인공 조명이고 그 위에 건물이 계속 올라가나요?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건물입니다. 


내부 공간도 흥미로운 구석이 많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2개의 작은 방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는 정말 다시 찾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근처에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 류가헌'도 석까래가 보이는 건물이는데 채광이 있어서 그런지 더 근사하네요. 참! 류가헌 현재 공사중이더라고요. 


첫번 째 방은 작은 창이 있습니다. 


두번째 방은 창은 없지만 작품을 모자이크 식으로 배치했네요. 보통 작은 갤러리도 눈 높이에 작품을 거는 형태인데 모자이크 형태로 전시를 하네요. 
덕분에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네요. 



온그라운드를 나와서 옆으로 이동했습니다. 


<Return to Wave / 김덕영>

옆에도 작은 갤러리가 있네요. 같은 온그라운드 갤러리입니다. 문을 밀고 들어가니 쩍쩍 갈라진 내 마음 같은 작품이 있네요. 온그라운드 지상소 갤러리 앞으로 자주 들릴 공간이네요. 봄입니다. 올 봄엔 서촌 구석구석 탐험해 봐야겠습니다. 


전시회명 : 존 버거의 스케치북
전시기간 : 2017년 3월 9일 ~ 4월 7일
전시장소 : 서촌 온그라운드 갤러리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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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24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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