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이 보는 영화라고 피했지만 입소문이 얘들만 보기에는 너무 좋은 영화가 '주토피아'였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안 본 이유가 토끼 경찰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정말 보고 싶지 않은 줄거리 때문입니다. 딱 아이들이나 보면 좋을 디즈니 영화라고 생각했죠. 그럼에도 워낙 칭찬도 많고 평이 좋아서 언제 봐야 하는데라고 생각을 하다가 드디어 보게 되었네요


<토끼 경찰 주디의 사건 해결을 담은 주토피아>

토끼 주디 홉스는 경찰이 꿈입니다. 그러나 토끼가 경찰이 된 적이 없습니다. 부모가 강력하게 말리지만 주디의 꿈을 막지는 못합니다. 그렇게 토끼 주디는 경찰 훈련소를 최고의 성적을 통과한 후 온 동물이 함께 사는 주토피아의 경찰이 됩니다. 그러나 토끼 경찰을 인정해주는 세상이 아닙니다. 물소 서장 보고는 주디에게 주차 단속 업무를 줍니다. 

주디는 실망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합니다. 게다가 한 여우 부자의 따뜻한 모습을 보고 여우를 위해서 돈을 내주고 거대한 하드를 사주지만 여우는 이걸 녹여서 재판매를 합니다. 게다가 여우 아들이라고 생각했던 여우는 아들이 아닌 여우와 한패인 사막여우입니다. 사기꾼인 여우에게 화를 내지만 여우는 능구렁이 같이 빠져 나갑니다.

 

매일 낙심하고 살던 주디는 한 도둑을 추격하면서 경찰의 매력을 다시 느낍니다. 그렇게 도둑을 검거한 후 보고 서장에게 인정을 받을까 했지만 서장은 시키지 않은 행동을 했다면서 질책을 합니다. 이때 자신의 남편이 2주 째 행방불명이라면서 찾아온 수달 아줌마의 사건을 주디가 자신이 맡겠다면서 나서자 보고 서장은 못이기는 척하면서 이틀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경찰 배지를 반납하라고 겁을 줍니다.

주디는 마지막 사건일 수 있는 이 행방불명 사건에 뛰어듭니다. 그러나 혼자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인맥과 지혜가 풍부한 여우를 세금 탈루로 엮어서 자신의 조수로 삼아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본격 수사를 합니다. 


<편견으로 만든 유쾌하지만 불편한 동물 유머>

아버지 돌 굴러가유~~~ 라는 개그가 있었습니다. 이 개그는 충청도 사람들의 느린 특성을 집어낸 지방색이 가득한 개그죠. 이런 개그는 요즘도 자주 활용되고 있죠. 그러나 한 지역의 사람을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 버리는 편견 가득한 개그라서 건강한 웃음은 아닙니다. 특정 지역, 특정 인종, 특정 국가를 소재로 한 개그를 하기 전에 그 나라 사람들도 인정하고 받아줄 수 있어야 하는데 상대방이 싫어하는 개그를 하면 그건 개그가 아닌 무례입니다.

그래서 인종, 지역, 국가에 대한 개그를 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주토피아는 이런 편견 가득한 개그를 곳곳에 배치합니다. 예를 들어 나무 늘보의 느린 움직임을 활용해서 웃음을 유발합니다. 또한, 여우는 사기꾼 기질이 있고 토끼는 멍청하지만 성실하거나 양은 온순하다는 등등 전체적으로 우리의 고정된 이미지를 뒤집어 씌운 유머를 곳곳에서 보여줍니다.

이런 식의 동물 나라는 영 불편하고 보고 싶지 않습니다. 실제로 전 이 뻔한 개그코드가 재미 없을 것 같아서 안 봤습니다. 토끼는 착하고 사자는 무조건 나쁘다 식의 외모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현세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안봤습니다. 실제로 영화 <주토피아>는 그런 편견으로 전반부를 이끌어가고 유머 코드가 다 거기서 나옵니다. 


< 편견 가득한 세상을 날려 버리는 예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한 방>

주토피아는 동물들의 유토피아입니다.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이 함께 사는 거대한 공존의 공간입니다. 이 동물 천국 같은 곳에서 최근 14마리의 동물이 사라지는 연쇄 실종 사건이 일어납니다. 신기하게도 14마리 모두 육식 동물이라는 것이 유일한 공통점입니다.  수달 남편을 찾아주던 주디는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사건과 연쇄 동물 실종 사건이 연계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디와 여우의 대활약으로 큰 사건을 해결하고 사건에 연루된 사자 사장은 감옥에 가고 주디는 경찰 영웅이 됩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날 줄 알았는데 이 영화 뒤에 큰 반전이 있습니다. 이 반전이 이 영화 <주토피아>를 아름다운 영화,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영화로 만듭니다. 전반부은 아동을 위한 영화였다면 후반부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로 대변신을 합니다. 

그 변신이란 편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주토피아>는 편견이 가득한 유머를 배치하지만 후반부에는 그 편견을 다 날려 버리는 기발한 이야기를 펼칩니다. 초식동물은 연약하고 착하지만 육식동물은 항상 나쁘고 남을 괴롭힌다는 흔한 동화책 속 이야기에 대한 비판을 가득 담습니다. 초식동물 중에도 나쁜 동물이 있고 육식 동물 중에서도 착한 동물이 있다를 가득 담습니다.

이는 우리 인간 세상에 빗대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백인은 무조건 착하고 흑인은 항상 나쁘다라고 하는 편견,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 등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 많은 편견에 대한 비판어린 메시지가 후반에 담깁니다. 크게 보면 이것도 식상한 코드죠. 많은 헐리우드 영화들이 편견을 깨부셔버리자라는 메시지를 담는 영화가 참 많습니다

크게 보면 식상한 후반 전개지만 그럼에도 이 귀여운 2마리의 동물(토끼가 아니면 귀엽다고 하는 것은 조롱이라고 하지만)의 편견 깨기 방식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유쾌합니다. 특히, 여우가 편견에 큰 상처를 받았던 과거 이야기를 주디에게 말하는 장면이나 주디가 실수를 해도 받아주는 여우의 너그러움은 편견은 독설과 배척이 아닌 관용이 해독제라는 것을 잘 알려줍니다. 


<본성은 타고 난 것이 아닌 만들어지는 것이다?>

영화 <주토피아>는 편견을 말하면서 중요한 질문을 합니다. 인간 본성은 타고 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라면서 배우는 것일까? 즉 우리의 본성 또는 기질은 DNA에 있는 코드대로 행동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라면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일까? 이는 생태결정론과 문화환경론에 대한 이야기로 확대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논란은 꽤 많죠.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어느 한 쪽이 100%인 것이 거의 없습니다. 반반은 아니더라도 둘 다 영향을 받는 것이겠죠.

육식 동물인 여우로 태어났지만 초식동물인 여우와 친구가 될 수 있고 흑인으로 태어났지만 백인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세상. 어찌보면 신은 우리에게 어울려 살라고 명령했지만 편의를 위해서 공포에 쩔어서 배척과 의심을 기본 방어기제로 삼고 사는 것은 아닐까요?


미국이 강한 이유는 이런 배려와 융합 정신입니다. 인종의 용광로라고 하는 미국. 인종과 지역에 상관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고 사는 미국이 트럼프라는 인종차별주의자를 대통령으로 삼은 것은 아이로니컬합니다. 미국의 핵심 성장 동력을 꺼버린 미국.  그러나 제 이런 비판도 미국에 대한 편견이겠죠. 

왜냐하면 미국은 한 사람이 좌지우지하기에는 많은 장치가 있으니까요. 편견이 많은 나라 중에 한국도 편견이 참 많습니다. 쑥덕거림으로 말할 수 있는 우리들의 편견, 준거 집단에 있으면 강력한 편견 덩어리가 되는 사람들. 준거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서 홀로 있으면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 우리 안의 편견에 대한 강력한 꾸지람이 있는 영화가 <주토피아>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토끼와 여우의 대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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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6.12.17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한번 봐야겠네요
    저는 인간의 본성이 타고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변할수 있다고 맏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