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 테이프를 처음 샀던 날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1987년 이정석 1집을 샀던 아니 정확하게는 선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가 시험 잘 봤다면서 카세트 플레이어와 함께 선물로 줬습니다.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금성 더블데크 카세트 플레이어에는 팝송 여러 곡이 담긴 번들 테이프도 있었습니다. 불법 테이프죠. 뭐 당시는 저작권 개념이 강하지 않아서 인기 팝송을 믹스한 번들 테이프도 함께 제공했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최신 곡은 아니고 70년대 인기 곡을 넣어서 줬습니다.

그 번들 테이프를 통해서 '사이먼 앤 가펑클'을 알게 되었고 '에어서플라이'이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노래를 즐겨듣게 되었습니다. 1988년에 처음으로 LP음반을 샀습니다. 첫 LP음반은 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엄청나게 샀습니다. 이승환, 공일오비, N.EX.T 등등 꽤 많은 음반을 샀습니다. 저만 산 게 아니라 동생도 사서 점점 LP음반은 늘어갔습니다. 80년대 90년대 초반은 LP음반이 흔한 생일 선물이기도 했습니다. 

앨범 선물만큼 무난하고 거부감 없는 선물도 없죠. 그렇게 LP를 턴테이블에 걸고 노래를 감상하던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지금같이 음악 들으면서 스마트폰 하는 시절도 아니라서 오로지 음악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노래들이 영혼에 각인 되었는지 요즘도 최신곡 보다는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노래만 듣네요.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

몇 주 전에 현대카드 인스타그램 이벤트 당첨으로 LP 턴테이블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순간 LP음반 버리지 말 걸이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LP시대를 지나 CD를 지나 MP3 시대가 와서 LP도 CD도 다 어디에 갔는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최근 다시 LP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글거리는 노이즈가 깨끗하지 못하다고 CD 시대가 열렸는데 오히려 그 자글거리는 화이트 노이즈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복고라고 할 수도 있지만 LP만이 주는 정서가 있습니다. 사운드도 사운드지만 무엇보다 음악을 소유하는 개념이 가장 큰 것이 LP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 당시만해도 LP 앨범 1장에 5천원 정도에 판매했고 5천원에 한 가수를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앨범 케이스와 속에 들어 있는 가사 그리고 약간의 팬 서비스인 사진집 같은 카달로그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CD를 넘어 MP3를 지나 스트리밍 음악 시대가 되면서 음악을 소유하는 개념이 사라졌습니다.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소유, LP와 CD는 소유의 개념이 있었지만 지금은 소유의 개념이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음악을 가볍게 여깁니다. 너무 가볍게 여기다보니 음악을 듣기 보다는 그냥 삶의 배경 음악 정도로만 취부합니다. 그냥 틀어 놓는 것이죠. 

이렇게 음반 시장이 붕괴되고 음악이 다른 매체의 액세서리 정도로 취급되자 음악은 값싼 쾌락제 또는 츄잉껌처럼 심심할 때 듣는 매체로 전락합니다. 그러나 LP를 듣는 사람들은 음악을 좀 더 진중하고 소유하고 소중하게 여깁니다. 이런 트렌드를 지켜본 현대카드는 한남동에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와 그 바로 옆에 LP와 CD를 파는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을 열였습니다. 


현대카드가 좋은 점은 바로 이겁니다.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와 달리 문화 공간을 서울 곳곳에 만들어서 현대카드 소지자에게 무료 개방합니다. 가회동의 디자인 라이브러리, 강남의 트러블 라이브러리 그리고 한남동에 뮤직 라이브러리를 오픈했습니다.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죠. 

이런 거는 다른 카드사가 보고 배웠으면 합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대만처럼 24시간 운영하는 도서관도 만들었으면 합니다. 아니면 저녁부터 아침까지 운영하는 심야 책방은 어떨까요?


LP음반을 트는 턴테이블이 생겨서 LP 음반을 사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녀봤습니다. 회현지하상가에 가봤더니 놀랍게도 중고 LP음반이 무려 3만원 내외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5,000원 짜리도 있는데 앨범 커버가 없는 것들입니다. 우와~~~ 이럴 줄 알았으면 LP음반 안 버리는 건데요.

혹 집에 있는 LP음반 버릴 생각이시면 그 생각 접으시고 온라인으로 판매하거나 중고 LP매장에 판매하세요.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옆에 바이닐 앤 플라스틱은 최근에 생긴 곳입니다. 지난 여름 공사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2층짜리 멋진 건물로 탄생했네요. 뮤직라이브러리는 현대카드 소지자만 입장이 가능한 곳으로 다양한 LP음반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공간이 협소한 것이 아쉽지만 가끔 음악 들으러 가기 아주 좋은 곳입니다. 

그 뮤직라이브러리 옆에 생긴 곳이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입니다. 여기는 LP음반, CD음반을 구매할 수 있는 곳입니다. 현대카드가 없어도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음반 가게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검은 톤이 가득한 매장이 펼쳐집니다. 


다양한 LP음반을 구매할 수 있고 구경할 수 있습니다.


2015년에 출시된 엔야의 다크 스카이 아일랜드 음반도 있네요. 가격을 보니 3~5만원 내외입니다. 와~~ LP음반 많이 비싸졌네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수요가 적으니 가격이 비싼 것도 있겠죠. 소량 생산 소량 소비도 있고 물가가 올가간 것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3만원은 좀 비싸네요. 1만원 내외면 딱 좋은데요. 그럼에도 좋은 앨범을 소유하는 기분을 만끽하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구매할 것입니다. 




경품으로 받은 GPO 턴테이블과 좀 더 비싼 제품도 전시 판매하고 있네요. 현대카드로 사면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이 즐겨 듣던 카세트 테이프도 들을 수 있습니다. 



테이프도 판매하네요. 


한쪽 끝에는 바이닐 200픽이 있습니다. 우리가 LP라고 하는 것은 정확한 용어는 바이닐입니다. 그러나 보통 LP라고 하죠. LP는 Long Playing Record의 약자로 길게 재생할 수 있는 레코드입니다. 그래서 앨범 같이 다수의 곡이 들어가 있는 바이닐을 LP라고 합니다. LP가 나오기 이전에는 1~2곡만 담은 바이닐이 주류였는데 한 면에 30분 이상 플레이 할 수 있게 되면서 롱 플레이라는 용어를 쓰게 되고 이걸 한국에서는 LP라고 부릅니다.

이 바이닐 앤 플라스틱에서도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 대의 턴 테이블이 있고 앨범을 골라서 직원에게 말하면 들을 수있습니다. 직원이 여러 명 있으니 편하게 부탁하면 됩니다. 


곳곳에 내 음악 취향을 골라주는 코너가 있습니다. 아는 앨범과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선택하자 내 취향을 분석해 주네요. 저는 성숙한 취향이라고 하네요

GD & TOP 정규 앨범 1집을 추천하네요. 제가 아이돌 노래 거의 안 듣는데 빅뱅과 2NE1은 들어요. 소프트한 흑인 음악이라고 할까? 귀에 잘 감겨서 좋아요. 안타깝게도 2NE1은 얼마전 해체했죠


1층에는 LP음반이 가득했습니다. 사실 여기 분란이 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중고 LP를 판매하려고 하자 주변 LP가게 상인들이 몰려와서 항의를 했습니다. 대기업이 기존 상권 흔들면 되냐고 항의를 하자 현대카드는 중고 LP음반 대신 신상품만 판매합니다. 좋은 결정입니다. 

내년에는 클래식 음반을 많이 구매할 생각입니다. 클래식 음악 좀 파보려고요. 공부할 때도 글 쓸때도 클래식 만큼 좋은 노래도 없어요. 

GPO 턴테이블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자글자글 노이즈가 피어오르지만 그 노이즈가 구수한 빵 냄새 같네요



LP의 좋은 점은 이런 멋진 사진 표지를 볼 수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 앨범도 있네요. 이 앨범 표지 정말 멋지죠. 


가격대는 3~5만원 내외네요. 



헤드폰과 이어폰 판매도 합니다. 



가정용 소형 스피커도 판매합니다. 음악 가게네요



한국 음반도 있나 물어보니 코리안이라는 코너를 소개 하네요. 흠.. 빅뱅 10주년 LP음반과 한대수 등만 보이네요. 하기야 요즘 누가 LP음반을 내겠어요


반면 해외 음반은 꽤 많습니다. 제가 영화음악을 좋아하는데 아메리칸 허슬과 트레인스포팅 O.S.T가 있네요. 이 두 영화는 음악이 좋기로 소문난 영화죠. 스타워즈 LP판도 있는데 가격이 3만원 보다 싼 2만원 내외입니다. 이건 하나 소장하고 싶네요. 


2층에 올라가니 2층은 CD 앨범만 있네요. 여기는 중고 CD앨범도 구매할 수 있고 최신 앨범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CD도 멜론 같은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에 의해 멸종되어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멜론에 돈 주고 음악 듣는 게 낭비 같습니다. 멜론 사용하면서 차곡차곡 음악을 정리해서 듣기 보다는 최신곡이나 인기곡 TOP100 틀어 놓거나 추천음악 듣습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도 관심도 크지 않다 보니 대충 듣게 되네요. 그래서 전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안 듣습니다. 그냥 라디오 듣는 게 더 나아 보여요

또한, 유튜브 틀어 놓는 것이 더 낫기도 하고요.

1988년에 나온 부활 2집이네요. 이 앨범은 LP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앨범 속 미래 도시 같은 풍경은 여의도 LG 트윈타워에 있는 사이언스파크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당시 견학 갔던 기억이 나네요. 가격은 1만원 정도 합니다.


2층에는 청음 시설도 있습니다. 음악을 선택하고 감상을 할 수 있는데 창 밖을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은 공간입니다. 자세히 안 봤지만 커피도 팝니다. 


음악을 한 땀 한 땀 새겨 듣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가사를 음미하면서 듣던 음악 전성시대. 신기하게도 항상 앨범에 인쇄된 노래 가삿말과 노래 속 가삿말이 한 두 개씩 틀렸던 것이 기억나네요. 

추억의 음악, 음악 전성시대를 다시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음악을 소유하던 그 향수가 가득 느껴지는 곳이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입니다.

운영시간과 좀 더 자세한 정보는  http://vinylandplastic.hyundaicard.com/index.do 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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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 683-131 1층, 2층 | 바이닐앤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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