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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신문사에서 사진기자는 필요할까?

by 썬도그 2016.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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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하나의 창입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또는 큰 이슈의 현장을 내가 직접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 대신 그 사건 사고 현장과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텍스트와 사진으로 담아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언론입니다. 그런데 이 언론들이 요즘 무척 어렵습니다. 아시겠지만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어서 구독료로만 언론사를 이끌어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는 자초한 것도 있습니다. 대형 포털에 아주 헐값에 신문 기사를 송고하니 큰 수익을 내지 못합니다. 어떻게 보면 대형 포털이 대형 언론사이고 그 포털에 언론사들이 기사를 납품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에서 언론사는 큰 수익을 낼 수 없고 지금보다 내일이 더 힘든 시절을 보낼 것입니다. 

이는 국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종이 신문 구독자가 줄어들자 경영란에 빠지고 있습니다. 언론사가 경영란에 봉착하게 되면 중요하지 않는 인력부터 줄이게 됩니다. 언론사에서 가장 덜 필요한 언론인은 누구일까요? 언론사가 선택한 가장 덜 필요한 언론인은 사진기자였습니다. 시카고 선타임즈는 2013년 정규직 사진기자 28명 모두 해고했습니다. 해고 이유는 동영상 비중을 점차 늘리고 멀티미디어 보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변명을 했지만 동영상 비중을 늘리려면 기존 사진기자들에게 동영상 촬영과 편집 방법을 교육시켜서 활용하면 되지 그냥 해고합니다. 

이후 시카고 선타임즈는 일반 기자에게 아이폰으로 사진촬영을 하라고 지시합니다. 

솔직히, 사진기자 해고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갑니다. 신문 기사에 사진은 없어도 텍스트가 없는 사진은 성립이 안되니까요. 
물론, 사진만 전문적으로 싣는 보도사진 잡지는 있지만 사진으로만 이루어진 일간지는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공감하는 이유는 이것 보다는 통신사 때문입니다. 사진기자가 없어도 통신사에 소속된 사진기자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통신사는 뉴스 도매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가 모든 사건 사고 현장에 사진기자와 기자를 보낼 수 없습니다. 반면, 연합뉴스나 뉴시스 같은 통신사는 사진기자와 기자가 많아서 사진기자와 기자를 사건 사고 현장 이슈 현장에 보냅니다. 그렇게 촬영한 통신사 사진과 기사를 다른 언론사가 구매를 합니다.

특히, 사진은 이렇게 통신사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방식도 문제가 있죠. 사진 특종을 절대로 따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문을 보는 이유는 기사 때문 만은 아니다.

우리가 신문을 보는 이유는 텍스트로만 된 기사 때문 만은 아닙니다. 뛰어난 사진을 보기 위함도 있습니다. 물론, 사진 1장의 위력이 엄청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대부분의 신문 속 사진은 삽화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사진은 그 신문의 간판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대형 사건 사고나 이슈가 터지면 1면 기사를 봅니다. 그 1면 기사에는 큰 제목과 가장 잘 나온 사진을 배치하죠. 이렇게 뛰어난 사진은 기사를 읽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신문 속 사진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비슷 비슷한 기사가 쏟아지는 이슈에서는 뛰어난 사진이 기사를 읽게 하는 점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드디어! 염소의 저주가 풀렸습니다. 며칠 전 끝난 2016 미국 월드 시리즈에서 무려 108년 만에 시카고 컵스가 우승을 했습니다. 3승 1패로 낭떠러지에 서 있던 컵스는 놀랍게도 3연승을 하면서 4승 3패로 월드 시리즈 우승을 했습니다. 특히 7차전은 컵스의 수호신인 채프먼이 8회에 무려 3점을 내주면서 6 대 6으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염소의 저주가 다시 생각났지만 10회에 2점을 내면서 우승을 합니다.

역대 월드시리즈 중에 가장 흥미로운 결승전이었고 드라마 같은 우승이었습니다. 무려 108년 만에 우승한 시카고 컵스. 이 감격스러운 순간을 시카고 트리뷴 사진기자들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 사진은 환희의 순간을 아주 제대로 잡았습니다. 5명의 시카고 컵스 선수가 마치 연속 동작을 하는 듯한 묘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순간의 아름다움을 아주 잘 잡은 사진입니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스마트폰으로 잡을 수 없습니다. 연사로 촬영하면 된다고요? 이 사진은 연사도 연사지만 줌렌즈나 망원렌즈로 땡겨야 합니다. 이 정도 크기라면 약 300mm  이상의 망원렌즈가 필요합니다. 즉 전문가들이 쓰는 카메라 장비가 필요합니다.



반면, 사진기자를 다 해고한 시카고 선타임즈는 이 사진을 올립니다. 사진기자가 없는 시카고 선타임즈는 제가 위에서 언급했듯 대형 통신사인 AP 사진기자가 촬영한 위 사진을 싣습니다. 어떤 사진이 더 보기 좋은가요? 대부분의 사람은 시카고 트리뷴지가 촬영한 사진을 더 멋진 사진이라고 할 것입니다. 반면 AP 사진기가자가 촬영한 사진은 너무 밋밋하네요. 

물론, AP 사진기자가 시카고 트리뷴지 사진기자보다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이벤트에서는 통신사 사진기자가 더 뛰어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전속 사진기자를 고용하고 있는 언론사는 사진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언론사 편집 데스크에서는 자사의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과 통신사에서 촬영한 사진을 쭉 펼쳐놓고 고를 것입니다. 자사의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이 맘에 들지 않으면 AP나 로이터 같은 통신사가 송고해온 사진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속 사진기자가 없는 선타임즈 같은 경우는 AP 같은 통신사 사진만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니 더 뛰어난 사진을 올릴 수 없습니다.
이에 포토저널리스트 David Carson은 이게 바로 사진기자가 있는 언론사와 없는 언론사의 차이라고 밝혔고 이 내용을 페타픽셀은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를 했습니다.


사진기자를 해고 시키지 말고 변화 시켜야 한다


사진기자들은 별걸 다 찍습니다. 기업의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해서 도우미를 세워놓고 사진 촬영을 합니다. 그런 사진들은 사진기자 1,2명만 가도 됩니다. 또한, 기업에서 고용한 사진사가 촬영한 사진을 받아보면 됩니다. 굳이 현장에 참석할 필요가 없죠. 연예인들의 영화 시사회나 행사장도 쫒아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사진들은 전 인력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김영란법으로 작은 사은품도 받지 못하게 되었으니 언론사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안됩니다. 따라서 필요한 장소에만 사진기자를 보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언론사가 어렵다면서 사진기자를 해고 시키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위에서 예를 들었지만 기사의 사진 품질의 차이가 확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고 사진기자를 많이 고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죠. 

그래서 사진기자들을 변신시켜야 합니다. 가장 좋은 변화는 동영상 촬영입니다. 사진기자들은 동영상 촬영을 안 합니다. 비디오 촬영 기자와 사진기자를 따로 운영합니다. 그러나 사진기자가 사진을 주로 하고 필요에 따라서 동영상 촬영 및 편집까지 모두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물론, 최순실 사태 같은 중차대한 사건에는 동영상 보다는 사진을 찍고 유명인 사진 촬영을 할 경우는 사진 촬영도 하고 동영상 인터뷰도 함께 해야 합니다.

요즘 언론사들이 먹고 살기 어려워서 그런지 이제서야 인터넷 포멧에 적응하려고 하더군요. 인터넷은 사진뿐 아니라 카드뉴스 및 동영상으로도 기사를 소비합니다. 특히 동영상 소구력은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튜브 성장 속도 보세요. 놀랄 노짜입니다. 그런데 언론사 뉴스 기사들 대부분은 놀랍게도 사진 & 기사입니다. 

앞으로는 동영상 기사도 많아져야 합니다. 이를 기존의 사진기자가 하게 하면 됩니다. 또한, 급한 것이 아니면 동영상 편집 및 자막 넣기도 가르쳐야 합니다. 사진기자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고 당하는 것보다 이런 변신을 통해서 존재 가치를 부각시켜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점점 세상이 시각 맹신주의로 흘러가고 있는데 이런 사진 중심주의 사회에 사진기자를 해고하는 것은 세상의 흐름과 반대되는 흐름입니다. 

뛰어난 보도 사진 한 장이 세상을 변화 시킵니다. 그 힘을 믿기에 사진기자들은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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