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공기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 열풍을 지나 사진이 공기처럼 흔해지고 일상재가 되면서 그 인기가 떨어지는 듯한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예전의 폭발적인 디지털 사진 수요가 최근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사진의 인기가 줄어드는 듯합니다. 

그러나 사진이 일상에 녹아들어서 그렇지 사진에 대한 소구력은 더 커졌습니다. 다만, 그 높은 소구력이 드러나지 않을 뿐이죠. 사진에 관심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진에 대한 인기는 높아지고 지금도 사진 잘 찍는 법이라는 흔한 소재의 글이 인기가 높습니다. 

이런 인기 덕분인지 예술의 전당과 대형 미술관에서는 해외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전이 매달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퓰리처상이나 로이터 사진전, 세계보도사진전, 클래식 사진작가의 사진전은 미어터진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이 거대한 사진에 대한 열기를 이용하거나 담아내는 거대한 사진 축제가 있었습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볼 수 있었던 '서울세계사진축제'가 있었으나 한 3회 하더니 사라졌습니다. 허망했습니다. 이 거대한 도시 서울에 볼만한 대형 사진전이었는데 사라졌습니다. 그 허한 마음을 채워준 것이 <서울사진축제>입니다. 


서울의 역사와 서울 시민의 얼굴을 담은 유익한 사진축제 <서울사진축제>

서울사진축제는 2010년부터 시작했습니다. 1회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지만 서울의 과거 풍경을 담은 대규모 사진전을 경희궁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에서 개최를 했습니다. 이 1회 전시회에서 본 '삶을 기억하라'는 내가 본 사진전 중에서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재미도 의미도 흥미가 높았습니다. 


시민들이 촬영한 사진, 사진가들이 촬영한 과거 사진이 어우러지면서 우리의 과거를 전문가와 일반인이라는 동등한 시선으로 배치를 했습니다. 이후 <서울사진축제>는 해마다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서 아주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외의 유명한 사진작가의 사진과 함께 서울을 기록한 다양한 사진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전을 넘어서 시민들의 사진전 관람을 넘어서 무빙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사진인화 등의 무료 체험과 사진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게 제공했습니다. 말 그대로 사진축제였습니다. 여기에 심은식 사진가 같은 대중이 좋아하는 '사진 잘 찍는 법'같은 인기 강의도 매주 열렸습니다.


2012년 서울사진축제의 사진 강의는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서울시립미술관 지하 세마홀이 꽉 차고도 모잘라서 서서 강의를 듣는 분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반면, 바로 뒷강의인 사진작가의 강의는 자신의 사진 세상을 설명하는 강연이라서 그런지 세마홀 반 정도만 채웠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의 사진 열풍은 사진 찍기이지 사진 읽기는 아니라서 어쩔 수 없는 풍경이죠. 하지만 전 모든 강의를 다 들으면서 사진작가들의 사진 세상을 정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012년 주제가 천개의 마을, 천개의 기억으로 서울 주요 지역에 대한 기억을 담으 사진전이 가득했습니다. 2013년은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라는 주제로 서울에 살았던 살고 있는 우리 서울 시민의 얼굴을 가득 담았습니다. 


2013년 서울사진축제는 뛰어난 기획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종일관 많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인기도 높았습니다. 이때만 해도 서울사진축제가 계속 진화한다는 느낌을 가득 받았습니다. 


2014년 서울시, 공간의 탄생으로 서울시라는 공간이 어떻게 확장이 되고 서울이 어떻게 형성되었는 지에 대한 주제로 사진과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 서울을 중심으로 마을, 서울시민 그리고 공간을 조명하는 서울 시리즈는 2014년으로 끝이납니다.  

그리고 2015년 <서울사진축제>는 광복 70주년 전시를 합니다. 그런데 이전과 달리 정말 재미도 흥미도 주제 집중성도 모든 것이 확 떨어졌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전시회가 이렇게 추락할 수 있지? 라고 할 정도로 모든 것에서 후퇴했습니다.


2015년부터 쇠락해가는 듯한 <서울사진축제>

2015 서울사진축제는 인기가 뚝 떨어졌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2015/12/10 - [사진정보/사진에관한글] - 2015 서울사진축제에 대한 쓴소리 라는 글로 성토했지만 모든 것에서 균질하게 후퇴를 했습니다.

먼저, 인기도입니다. 2015 서울사진축제는 서울의 배꼽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아닌 서울 끝에 있는 노원구에 있는 북서울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했습니다. 서울 남부 지역에 사는 분들은 북서울미술관 가는데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립니다. 이건 뭐 여행하는 기분이네요. 이런 대규모 전시회는 서울 중심에서 해야 합니다. 왜 전 세계 도시들이 현대미술관과 박물관이 중앙역 근처에 있는데요. 가장 접근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서울미술관 같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주최를 하다니. 좀 안이한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찾아갔더니 제 예상대로 <서울사진축제>를 관람하는 관람객도 적고 사진작가들의 강연도 20~30명 정도만 경청하고 있었습니다. 대번에 망했구나!라고 할 정도로 경청하는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주제에 대한 적합성이 높은 사진들을 전시하냐? 그런 것도 별로 느껴지지 못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재미도 흥미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서울 3부작 시리즈가 끝난 후 맥이 빠졌나요?



2016 서울 新 아리랑? 점점 대중성과 멀어지는 <서울사진축제>


2016 서울사진축제의 주제는 '서울 新 아리랑'입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압축 경제 성장을 이룬 서울을 되돌아보는 주제를 선정했네요. 서울의 성장을 통한 서울의 변화와 이주민에 대한 주제를 정했습니다. 

먼저 주제가 무척 인기 없는 주제입니다. 2010~2014년까지의 주제는 서울 시민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과거에 관한 사진이 가득했습니다. 즉 다큐멘터리 사진이고 그 사진을 통해서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서울의 근현대사를 사진을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반인들의 사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유명 사진가의 사진과 일반인들이 찍은 사진, 원로 사진가들이 찍은 서울에 대한 기록 사진 등등 정말 공감하기 쉬운 사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인기 없는 주제로 진행을 합니다. 물론,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돌아보는 시선의 이동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세계화'와 '이주'라는 키워드가 대중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키워드는 대중보다는 전문가 집단이나 들여다 보는 키워드입니다. 바로 앞만 보고 사는 서울 시민들이 태반이고 사진을 통해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도시 문제를 담은 사진전, 그것도 사진 축제라는 이름 아래 열리는 행태가 관심을 주기 쉽지가 않습니다. 



주요 프로그램 구성도 그렇습니다. 사진전도 사진전이지만 시민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시민 사진 공모전이요? 저런 식의 사진공모전은 작년에도 있었는데 인기가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사진 축제가 아닌 사진 심포지엄 느낌이고 올해는 그 마저도 사진 심포지엄도 아닌 도시 심포지엄 느낌입니다.

도시 전문가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하는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전시 장소도 그렇습니다. 올해도 북서울미술관이 메인 전시회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작년과 다른 점은 '문래 예술 창작촌'의 10개의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좀 다릅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립미술관이라는 좋은 위치와 장소를 두고 다른 곳에서 전시를 하는 것은 아쉽네요.

이런 비판 때문인지 서울도서관과 통의동 보안여관, 시민청을 <서울사진축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긴 하지만 갤러리가 아닌 곳도 많고 시민들이 사진 축제를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없어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할 것입니다. 



또한, 심포지엄과 시민포럼 모두 일반인들에게 큰 흥미를 끌지 못하는 강연들이 대부분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게 사진 축제인지 도시에 대한 강의인지 구분이 안갑니다. 이런 식이면 <서울사진축제>를 접고 <서울도시축제>로 가는 것이 나아 보입니다. 

<서울사진축제>가 시민들의 눈높이 또는 원하는 축제가 아닌지는 심포지엄 이름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디아스포라'라는 단어가 마치 예술가들의 외계어 같아 보입니다. '이주'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꼭 저런 식으로 써야 합니까? 이러니 시민들은 구경꾼도 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어울리는 예술가들의 축제가 되는 것 아닐까요?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닙니다. 초기에 했던 '사진 잘 찍는 법' 동네를 기록하고 서울을 기록한 기록사진 또는 사진을 통한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사진 놀이' 또는 사진 체험을 원하고 좋아하지 이런 식의 예술가들을 위한 축제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뭐 제가 원하고 대중이 원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대형 사진전이 너무 대중을 외면하고 진행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요?

전 박원순 시장님을 너무 좋아합니다만 문화 예술 쪽은 감각도 관심도 크게 없어 보입니다. 서울시의 문화 정책들을 보면 정말 별 재미도 특색도 없습니다. 대중이 외면하는 축제는 꼭 망하듯 이 <서울사진축제>도 좀 더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점접을 더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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