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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갤노트7 폭발 사고보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의 태도

by 썬도그 201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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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의 삼성이라고 합니다. 위기가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마치 위기를 예측한 듯 효과적으로 상황을 대처한다고 해서 관리의 삼성이라고 합니다. 이 관리의 삼성은 좋은 뜻으로도 쓰이기도 하지만 경직된 조직, 군대식 상명하복의 조직이라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이 관리의 삼성은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직원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일사분란하게 대처를 합니다. 이런 빠른 대처로 위기가 더 큰 위기가 되기 전에 막습니다. 빈틈없는 조직문화! 이게 바로 관리의 삼성입니다. 그러나 이번 '갤노트7 폭발 사고'로 관리의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깨졌습니다.


홍채인식, 방수폰인 갤럭시노트7는 뛰어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은 뛰어난 스마트폰입니다. 몇달 전에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지나가다가 삼성전자 매장에서 만져본 갤럭시노트7은 정말 매끈하고 아름답고 뛰어난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잠시 만져보면서 매혹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딱히 결점이 느껴지지 않아서 많이 팔리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여러모로 좋더군요. 특히, 방수 기능은 무척 좋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욕조에 변기에 스마트폰을 빠트려서 수십만 원의 수리비를 냅니다. 
이 물에 대한 공포를 지운 폰이 갤노트7입니다. 갤노트7은 아주 잘 팔렸습니다. 제품 성능에 대한 좋은 반응도 있었지만 삼성이라는 이름이 박힌 폰은 거의 다 잘 팔리죠. 특히, 한국에서 삼성이라는 이름은 더 거대합니다. 그 제품 어때?가 아닌 삼성전자 제품이잖아!라고 말하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갤노트7 폭발 사고에 대처하는 삼성전자의 미흡한 태도

터졌습니다. 스마트폰이 터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어쩌다 잘못된 환경에서 일어난 운이 안 좋은 사고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대가 아닌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하니 삼성전자는 대책 마련을 합니다. 그리고 250만 대 전량 리콜을 단행합니다.

이에 언론들은 '리콜의 경제학' 운운하면서 삼성전자의 위기가 오히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좋은 기회라는 사탕발림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냥 흔한 삼성전자를 위한 찬송가 같은 기사들이죠. 뭐 여기까지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당장 큰 손해를 보지만 길게 보면 그런 리콜 단행이 삼성전자라는 브랜드의 신뢰도를 더 견고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품질의 삼성에 대한 각성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리콜을 단행하면서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를 했는데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였습니다. 지난 9월 2일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100만 대 중에 25대라는 식으로 많은 제품 중에 일부 제품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네! 일부의 문제입니다. 문제는 그 다른 제품과 다르게 스마트폰은 일상제이고 내 몸과 가까운 곳에 놓아 둡니다. 그런데 이 스마트폰이 폭발을 하거나 화재를 낸다면 이건 하나의 작은 폭탄이자 발화물질입니다. 실제로 25대 중에 차를 태우고 집을 태운 사례가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7년 경의 모토로라 휴대폰과 달리 인명사고가 안 났을 뿐입니다. 인명 사고 났으면 더 큰 문제가 될 뻔 했습니다.

그런데 100만대 중 25대의 문제라고요? 이런 인식을 우리는 2008년에도 봤습니다. 광우병 사태 때 정부는 확률을 꺼내면서 해명을 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의 생명이나 큰 위험을 초래하는 문제는 확률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9월 2일의 삼성전자 해명은 확률을 거론했습니다. 이런 식의 해명은 안 됩니다. 

잘못은 사과로 이어져야지 어설픈 해명으로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는 배터리 폭발 원인을 두루뭉수리로 말하고 넘어갔습니다. 이게 확실히 배터리 문제인지 아닌 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삼성SDI에서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의 박막의 문제라는 식으로 두루뭉수리하게 말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넘어가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그 이후입니다.


교환받은 갤노트7의 폭발 사고를 소비자 과실로 몰아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리콜을 단행했습니다. 지금도 노트7 교환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갤럭시노트7으로 교환해주면서 배터리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며칠 전에 일어난 교환 받은 갤노트7이 다시 폭발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입니다. 한국의 한 사용자가 리콜 받은 후 새롭게 받은 노트7이 폭발했다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고 삽시간에 널리 멀리 퍼졌습니다. 이에 언론들도 이 사건에 주목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수거하면서 사고 당사자에게 큰 압박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을 거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항상 양쪽의 입장이 첨예하기에 다루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걸 세계적인 조사기관인 SGC에 의뢰해 엑스레이와 CT촬영을 진행한 결과 뒷면에 크게 상처난 부분이 있다면서 강한 외부 충격에 내부 배터리가 발화했다고 발표합니다. 마차, 블랙컨슈머가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한 행동으로 비추어질 보도 자료를 냅니다. 

이 부분이 화가납니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드는 삼성전자의 시선이 세계적인 기업이 할 행동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동일한 신제품이 미국에서 5건 대만에서 1건의 폭발 사고가 일어나자 어제 제조 중단을 내리더니 결국 오늘 갤노트7 단종을 시켰습니다. 지금 삼성전자 주가는 대폭락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는 블랙컨슈머이고 해외 고객은 고객님이라는 현기차스런 시선이 상당히 불쾌합니다. 이런 시선은 갤노트7뿐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몇몇 언론사가 보도했지만 뉴질랜드, 호주, 미국 등에서 삼성 일반 세탁기 폭발 또는 화재 사건이 보도되었습니다.  데일리 메일 같은 경우 삼성전자 일반 세탁기 모델명을 적으면서 문제가 된 세탁기를 확인 후에 리콜 받으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부피가 큰 침구류나 방수 기능이 있는 세탁물은 일반 세탁 코스가 아닌 저속으로 회전하는 델리킷 코스로 이용해야 안전한데 일반 세탁 코스로 세탁후에 탈수 과정에서 고속 회전하다가 세탁통 안에 있는 물이 제대로 빠져 나기지 못해서 심하게 흔들리는 현상과 누전 현상으로 화재 및 폭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만 판매하는 모델이라고 하지만 그 발표가 미덥지가 못합니다. 뭐 정확한 것은 언론들이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해외에서 판매하는 세탁기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세탁기가 동일하다면 해외처럼 리콜 및 조사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국내는 어떤 조짐도 없네요. 

관리의 삼성, 품질의 삼성에 금이 가는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났습니다. 2번 까지는 우연이라고 할 수 있기에 더 이상 확대 해석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품질의 삼성이라는 굳건한 믿음에 큰 금이 갈 것입니다. 브랜드의 신뢰도를 쌓아 올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몇 년 안 걸립니다. 

이번 갤노트7 사태를 통해서 삼성전자가 변했으면 합니다. 아이폰을 너무 의식하다가 급하게 내놓아서 이 사태가 발생했다는 소리도 있고 여러가지 분석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제품에 대한 문제가 발생 했을 때 성급하게 배터리 문제라고 결정한 그 과정도 참 성급한 판단이었습니다. 판매 중단을 시키고 배터리 60%까지 충전하게 하는 패치를 사용하게 한 후에 좀 더 깊이 있게 조사를 한 후에 단종이나 재설계 후 재판매를 했어야 합니다. 

물론 결과를 놓고 판단하는 판단이긴 합니다만 이건 명백합니다. 제품 제조 단계부터 제대로 된 테스트와 설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비온 뒤에 더 땅이 굳어집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좀 더 좋은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갤노트7 폭발 사고에 대한 일련의 대처 방법이나 태도는 3류 기업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태도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문제가 발생할 초기에 제대로 된 조치 대신에 소비자 과실에 대한 무게를 두었습니다. 솔직히 새로 교체 받은 갤노트7이 외부 충격으로 터진다는 그것도 문제 아닙니까? 갤노트7이 콩알탄도 아니고 던져서 터지면 이건 충격식 폭발물과 뭐가 다르다는 것인가요?

그럼에도 별 문제라고 아니라고 넘어간 그 태도는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태도! 이게 삼성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그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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