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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을 담은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

by 썬도그 2016.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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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페이스북 같은 SNS를 하면서 많은 논쟁과 언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논쟁를 지나 언쟁들이 대부분은 기분이 상한 상태로 끝나게 됩니다. 그럼에도 10번 중에 1번 아주 즐거운 논쟁을 하고 나면 상대방도 그리고 나도 한 뼘 더 다란 기분이 듭니다. 그 1번을 위해서 전 일부러 SNS에 글에 대한 반대 되는 주장을 담은 댓글을 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에 반대되는 댓글을 단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하는 머릿말이 "태클거는 아닌데" "기분 나쁘게 하려는 것은 아닌데"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그 머릿말을 볼 때 마다 한국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의견 교환 하는 것이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도 그런 한국인 중에 하나 입니다.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썩 유쾌하지는 않죠. 그러나 가끔 만나는 고결함이 가득한 분의 주장을 듣다 보면 내 생각을 수정하면서 새로운 지식과 혜안을 내 것으로 만들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논쟁은 언쟁이 되고 그 언쟁은 결국, 감정 싸움이 되고 인신 공격으로 마무리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이런 온라인에서 논쟁을 하는 것의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상념에 젖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매일 같이 말을 주고 받으면서 작은 논쟁과 언쟁을 합니다. 논쟁과 언쟁을 피하려면 인간 관계를 다 끊어야 합니다. 그럴 수 없기에 우리는 기분 좋은 논쟁도 있지만 피곤한 논쟁도 해야 합니다. 

이왕 이런 것이 세상이라면 싸워서 이기는 게 지는 것 보다 더 낫지 않을까요?



대화의 전투 교본술이 담긴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

이 책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은 논쟁에서 신사 답게 이기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은 아닙니다. 

고상하고 점잖은 대화의 가이드북이 아니다. 일단 '말싸움'이 벌어지면 무슨 방법을 동원하든 상대방에게 이겨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적 요구가 바닥에 깔린, 말하자면 적나라한 '전투 교본'이요 '필승전략'이다

<서문 중에서>

즉, 말 싸움에서 신사적으로 이기는 방법이 아닌 신사적이건 비신사적이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 38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쇼펜하우어'입니다. 19세기 철학자였던 '쇼펜하우어'는 '헤겔'과 같은 시대를 산 철학자입니다. 이분은 외모를 보면 아시겠지만 아주 꼬장꼬장한 할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아주 유명한 독설가입니다. 고통의 철학가라고 할 정도로 세상을 아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이 책은 160년 전에 출간 된 쇼펜하우어의 유작인 '논쟁적 토론술'를 쉬운 언어로 번역한 책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고전 도서들이 내용은 아주 좋은데 현대인들이 이해하기에는 현학적인 글이 많아서 잘 읽혀지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먹기 좋게 만들어야 목구멍을 넘어가지 먹기 불편하면 아예 먹으려 하지 않잖아요. 그런면에서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논쟁적 토론술'과 함께 권기대 번역가가 아주 큰 역할을 한 책입니다.



토론은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다

책 내용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보다 이 책의 핵심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토론을 통해서 진리를 추구한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거의 모든 토론들이 진리를 찾는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토론을 듣다 보면 진리는 저 너머로 사라져 버리고 말 싸움만 남아 있죠. 또한, 양쪽의 주장이 계속 쏟아지다 보니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끝이 납니다. 

오히려 명확한 것은 이번 토론에서 누가 이겼다 졌다가 더 명확하죠. 그래서 우리는 TV토론 프로그램을 통해서 어떤 새로운 지식도 얻게 되지만 대부분은 권투 경기를 보듯 내가 옹호하는 주장을 펼치는 패널이 얼마나 크게 활약하고 상대방 패널의 어이 없는 주장에 조소를 날리죠. 

쇼펜하우어는 진리 추구가 토론이 목적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토론이라는 논쟁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 방법이 비열한 것이 있다고 해도 비열함에 대한 인식은 사라지고 이기고 졌다는 기억만 남겠죠.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

책은 아주 얇습니다. 164페이지이고 문고판보다 살짝 커서 가지고 다니기 쉽습니다. 마음 잡고 읽으면 이틀 정도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소설책처럼 후루룩 읽기 보다는 곱씹으면서 읽으면 더 좋고 가끔 꺼내 읽으면 좋습니다. 

38가지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몇몇 법칙은 좀 이해가 안 가긴 하지만 대부분은 공감이 가고 맞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예를 들어 법칙3의 '상대가 발끈하면 바로 거기가 약점'이라는 법칙에 뜨끔했습니다.  제가 가끔 어떤 주제에 대해서 격하게 반응하고 논쟁을 지나 언쟁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게 내 컴플렉스구나 할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댓글이나 SNS에서 상대가 크게 화를 내면 이분이 여기가 약점이구나 할 때도 많죠. 일상에서도 그렇죠. 별거 아닌 말에 크게 반응하면 그 사람의 컴플렉스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상대방의 컴플렉스를 알면 그 부분을 건드리지 않아야 하지만 논쟁의 자리에서는 그 약점을 물고 늘어져야 합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이 책은 신사적으로 말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의 비열한 행동을 부축이는 책은 아닙니다. 그런 논쟁의 화법을 상대방이 하면 역공을 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상대방의 비열함을 들춰낼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면 됩니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분야인가에 상관없이 '전문가들'에 대해서 깊은 존경심을 지니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 일 자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거기서 나오는 수입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것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분야를 근본부터 철저히 아는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자신의 분야를 철저히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남을 가르칠 시간 따위는 없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보통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그들은 엄청난 존경의 대상이다.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 49페이지 중에서>

최근 최진기 강사의 미술학 강의의 거대한 실수는 보고 나서 이 글을 읽으니 여러 번 읽게 되네요. 
그래서 요즘은 어떤 강사가 말하는 내용을 저 사람이 다 알고 떠드는 것일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실제로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연구하는데 바쁘지 방송에 나올 시간이 없죠. 

그러나 우리는 간판을 보고 그 사람의 주장을 바로 믿어 버립니다. 어느 대학 박사 출신이다라고 하면 껌뻑 죽죠. 
또한, 우리가 어떤 주장을 하기 위해 쓰는 그 많은 근거들 대부분이 권위에 기대고 있습니다. 서울대교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식으로 권위에 기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논쟁을 벗겨내면 내가 증명할 수 있는 주장은 거의 없고 다른 사람이 주장한 것에 편승한 주장이 많습니다. 

책은 공격하라, 방어하라, 승리하라라는 3개의 큰 챕터로 이루어졌습니다. 
챕터 제목만 봐도 흥미로운 제목이 많습니다. 방어 기술 중에는 '논쟁의 물줄기를 틀어라', '불리하면 삼천포로 빠져라', '상대가 억지를 쓴다고 외쳐라', '상대의 견해를 역이용하라'등이 있습니다. 





이 책은 논쟁 승리의 법칙을 소개하면서 일상언어로 된 예를 충분히 들어줍니다. 특히, 그림책처럼 삽화를 곁들여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근 급발진 차량 사고에 대한 자동차 회사의 주장을 역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자동차 회사 : 자동차 급발진은 지금까지 의혹만 잔뜩 있을 뿐이지, 기계적 결함이라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은 기계 결함이라는 증거라도 갖고 있나요?

나 : 사람이 만든 기계는 복잡할수록 오작동이라는 오류가 나타납니다. 어떻게 자동차가 단 하나의 오류도 없이 
     완전무결한 기계라고 할 수 있습니까?


특히 최근 정부의 미세먼지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다루는 내용은 시의성도 꽤 좋은 책이라고 느껴지네요



내가 잘 쓰는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

제가 잘 쓰는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2가지입니다. 그중 하나가 질문을 마구잡이로 쏟아 붓는 것입니다. 공손하게 여러가지 질문을 쉴새 없이 쏟아내면 상대는 그 질문에 다 대답하지 못합니다. 대답을 하더라도 그 대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내용을 말하면서 역공의 빌미가 되거나 스스로 깨닫기도 합니다. 

또한, 내 주장을 숨기면서 내가 어떤 입장인지 어떤 위치에 있는 지를 숨기기에도 편합니다.
또 하나는 좀 비열한 방법이지만 상대방의 주장을 확대 해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난 애플 제품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왜 삼성 제품이 싫은데요?라고 넘겨 집거나 확대 해석해 보입니다.

이 방법은 최근에는 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워낙 이런 식으로 논쟁을 흐트러트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사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물어 놓고 엄마가 좋아라고 말하면 아빠는 왜 싫은데?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죠. 이럴 때는 나는 엄마가 좋다고 말했지 아빠가 싫다고 말한 적 없다고 받아쳐야 합니다.



어쨌거나 논쟁은 머리를 맞대고 비비는 것으로서 상호 유용한 면도 많다. 논쟁을 통해서 각자의 생각을 수정하기도 하고, 새로운 견해를 창출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다만, 그러려면 논쟁의 두 당사자의 학식이나 지적인 면이 엇비슷해야 할 것이다.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 118페이지 중에서>

대신 요즘 가장 많이 쓰는 논쟁의 기술은 38가지 방법 중에는 없습니다. 그 방법이란 논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논쟁하는 것은 시간 낭비에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말이 통하는 사람과 다른 의견을 논하는 것이 나에게도 그분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가벼운 책입니다. 그러나 논쟁이나 언쟁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 논쟁에서 쉽게 이길 수 있는 지를 알려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비열한 방법도 있긴 하지만 그건 내 도덕률에 맞게 사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반대로 이 책에 나온 비열한 논쟁의 기술을 간파하고 역공을 하면 상대방의 기세를 쉽게 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 도서 이벤트

저 참 말 못했습니다. 지금도 뭐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엔 정말 말 못했습니다. 특히, 말 싸움을 하면 너무 흥분해서 말을 조리 있게 잘 하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말 싸움을 할 때의 최대의 적은 흥분인 듯합니다. 흥분하면 감정적이게 되고 말 도 안 되는 말을 하게 됩니다. 그게 약점이 되어서 상대방이 더 후벼 파면 멘탈은 붕괴됩니다.

따라서, 흥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듯해요.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38을 출간한 베가북스가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이 포스팅 댓글에 가장 싫어하는 말싸움 상대를 간단한 이유와 함께 달아주는 2분에게 좀비친구 휴대용 가글 10개를 제공합니다. 

이벤트 기간은 6월 23일 ~ 7월 10일 까지 진행합니다. 

저는 다짜고짜 인신공격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요. 댓글에 저와 다른 의견을 달면 되는데 꼭 제 주장을 넘어서 저의 인신까지 공격하는 사람들은 논쟁할 가치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티스토리 아이디가 있는 분들에게는 직접 연락을 드릴 예정이고 비회원인 분들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싸움 상대'를 적어 주시고 메일주소를 비밀댓글로 적어주시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베가북스가 무상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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