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록 매체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술의 도구로도 활용합니다. 이렇게 사진은 예술과 기록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은 기록입니다. 이 기록에 충실한 기록자가 있습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의 사진전이 있으면 틀림없니 나타나는 분입니다. 그 분의 이름은 '곽명우'입니다.
사진을 좋아해서 사진전을 기웃거리다 보면 만나는 이름이 '곽명우'입니다. 제가 이 분을 처음 본 게 언제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되지는 않습니다. 아마 2009년 언저리였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사진전 특히 오픈식을 하는 날 찾아가면 카메라를 들고 사진가와 행사장 풍경을 찍는 분이 있더군요. 한 두 번 볼 때는 몰랐죠.
그렇데 사진전이나 사진 행사장에 가면 항상 보이기에 누구지?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저도 사진 참 좋아해서 사진전 많이 찾아가고 사진행사장이나 강연자를 많이 찾아갔는데 그때마다 있었습니다. 전 사진협회 분인줄 알았죠. 그러다 우연히 '월간 사진'에 이분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사진바다(http://blog.naver.com/foto3570)'
를 운영하고 있는 그냥 평범한 분이였습니다. 저 같은 사진 애호가 같더군요. 그런데 무슨 소명의식인지 그 많은 사진전을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아는 것이라곤 사진계에서는 곽명우라는 분을 모르면 간첩이자 곽명우가 오지 않은 사진전은 사진전이 아니다라는 소리까지 있을 정도로 사진계에서는 유명인사입니다.
추가 : 곽명우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의 인터뷰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저도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어떤 사진전이 열리고 어떤 사진전이 볼만 한 지 알고 싶으면 곽명우의 사진바다를 보시면 됩니다. 저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사진바다 블로그에 소개하는 사진전은 사진과 글이 있는데 이 글이 곽명우님이 쓴 글이 아닌 전시 서문을 그냥 복사해서 소개를 합니다. 개인적인 감상평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동시에 기록자로써의 역할만 충실히 한다면 서문을 붙여 넣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드네요
사진바다라는 블로그가 하나의 사진전 기록자이자 포털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 곽명우님이 강남역 스페이스22에서 사진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한 번 사진전을 했는데 두번 째 같네요
입구에는 라 스트라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길이라는 이탈리아어인데 영화 '길'을 라 스트라다라고 부릅니다. 영어도 아닌 이탈리어어를 쓴 이유를 보니 분명 영화 '길'을 의식하고 적은 글 같네요. 잠파노와 젤소미나가 나오던 영화. 로드 무비의 명작 중에 명작이죠.
사진전은 예상대로 수 많은 사진전과 사진 행사장에서 촬영한 증명 사진 같은 기록 사진이 대부분입니다.
눈에 익숙한 분들이 꽤 많네요. 행사장과 사진전시회의 생기가 가득 느껴집니다.
사진 전시회도 하지만 사진 판매도 하네요
크기에 따라서 1~2만에 판매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그 많은 사진 행사와 사진전을 카메라로 최근에는 동영상으로 담으시던데 그 자료를 차곡차곡 잘 보관 하시나 보네요
아는 얼굴들이 보일 때는 반가웠습니다. 돌아가신 최민식 사진가도 보이네요.
노순택 사진가도 보입니다.
이 사진이 가장 맘에 들었어요.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진가가 나오면 그냥 좋죠. 구본창 사진가와 육명심 사진가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육명심 사진가는 몇 달 전에 뵈었는데 열정이 대단하세요.
사진전 기록을 넘어 곽명우 사진기록자 본인의 사진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사진들을 보면서 무슨 이유로 남의 사진전(?)을 기록할까? 어떤 계기가 있고 이유가 있을까? 궁금했지만 전시 서문이 없는 전시회라서 그런건지 어디에도 그 이유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천상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없지만 생각해보니 그 이유가 뭐 그리 중요하겠냐며 그 호기심을 접었습니다.
바위 보고 넌 왜 거기 있니?라고 묻는 것은 우문이죠.
코란도를 타고 사진전시장에 도착하던 모습이 떠올랐는데 최근에는 전동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는 듯합니다.
그 동안 많은 사진전을 기록한 사진기록자 곽명우. 그의 사진 중에 가장 가치 있는 사진은 지금은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돌아가신 분들입니다.
권태균(1955 ~ 2015)
이형록(1917 ~ 2011)
최민식(1928 ~ 2013)
김기찬 (1938 ~ 2005)
홍순태 (1934 ~ 2016)
특히 홍순태 사진가가 돌아가셨다는 소리를 사진바다를 통해 알았을 때 좀 놀랬습니다. 2년 전인가 서울시립미술관 사진강의를 아주 재미있게 들었는데 돌아가셨네요. 강의를 하실 정도로 정정 하셨는데요.
곽명우의 사진바다가 기록한 사진전들입니다. 만약 곽명우님이 없었다면 누가 사진전을 기록했을까요? 특히나 한국 같이 사진전 문화만 발달한 나라에서는 사진가들의 사진들이란 잠시 피었다 사라지는 꽃과 같습니다.
그 것도 외진 곳에서 피는 들꽃 같습니다. 사진책 문화가 발달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홈페이지 운영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진가의 사진을 직접 또는 체험하기 위해서는 사진전을 보러 가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사진전을 갈 때 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1주일만 피는 꽃, 사진전. 이 꽃을 누가 기억할까? 정작 사진을 찍는 분들이 자신의 꽃을 찍을까? 그런데 누가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들꽃을 찍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진가는 바로 곽명우입니다. 그는 사진 꽃들을 길어 올려서 사진바다에 차곡 차곡 저장했습니다.
한국 사진전의 기록자 곽명우 한국 사진계는 그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진가들이 이 전시회에 축복을 내려주고 있습니다. 곽명우 사진 꽃은 스페이스22에서 6월 1일부터 20일까지 3주 동안 개화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