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 이 블로그에서 말했지만 제가 모든 사진 장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장르는 다큐멘터리 사진입니다. 내가 볼 수 없는 세상 사람들이나  보여지지 않는 존재를 사진이라는 두레박으로 퍼 올려서, 이것이 세상이다!라고 말하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사는 피사체를 존재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기자들이 찍는 보도 사진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럼 다큐멘터리 사진과 보도 사진의 차이점이 뭐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겠죠. 다큐멘터리 사진은 보도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보도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죠.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진전을 통해서 세상에 공개될 수도 있고요. 그러나 보도 사진은 보도가 목적입니다. 즉 신문이나 방송에 나갈 목적으로 찍는 사진입니다.

또한, 보도 사진은 언론사에 소속되 사진기자들이 촬영을 합니다. 따라서 다큐멘터리와 달리(다큐도 어느 정도 마찬가지지만) 보도 사진은 언론사의 정치 성향에 크게 좌우됩니다. 때문에 같은 사안과 사건을 봐도 그 시선은 진보와  보수 언론에 따라서 사뭇 다릅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를 수 있는데 워낙 사진이 왜곡 하기 싶다고 해도 명명백백한 사건은 왜곡하기 어렵죠. 그럴 때 사용하는 것이 취재했지만 촬영했지만 보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보도 사진은 언론사라는 필터가 껴 있습니다. 이걸 나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게 언론의 생리니까요. 따라서 우리는 좌와 우의 사진을 다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좀 더 균형잡힌 시선을 만들 것입니다. 그렇다고 줏대 없이 샤워실의 바보가 되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좀 더 화각을 넓혀서 보면 됩니다.


찰나의 기록, 시대의 진실 제 52회 한국보도사진전

지난 5월 초 사진영상기자재전이 열리던 코엑스에서는 제 52회 한국보도사진전이 열렸습니다. 
52회 한국사진보도사진전 제목은 '찰나의 기록, 시대의 진실'입니다. 딱 보도사진에 관한 문구네요. 


전시회 장소는 코엑스 B홀 입구여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51회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실내에서 하네요. 


사진이 좋은 점은 쉽다는 것입니다. 예술로 치면 구상 예술이고 뛰어난 재현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보고 찾고 찍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뉴스


전시는 여러 색션으로 구분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뉴스 색션은 대상작과 최우수상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 52회 대상 수상작은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피습을 당하는 순간을 촬영했습니다.  연합뉴스 정하종 기자의 사진입니다. 사진은 적나라하게 칼에 배인 상처까지 보여주고 있는데 보기 좋지 않아서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찰나의 순간을 아주 잘 잡은 사진입니다. 



최우수상은 아시아경제의 백소아 사진가자의 '5분 지각생 경제부총리'입니다. 이 사진은 즉흥적인 사진이 아닌 사진기자가 6개월동안 관찰해보니 매번 회의에 늦게 참석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습관을 이용한 사진입니다. 시계 앞을 지나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여러번 촬영해서 엮었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5분 늦는 습관은 한국 경제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점점 추락하는 한국 경제를 수장의 철저하지 못한 모습에 잘 빗댄 모습이네요



이 사진 보고 빵 터졌습니다. 김영란법이라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 되었습니다. 
반부패 실험인 이 법은 강력하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연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세간의 관심에 난감한 듯 웃고 있네요. 

아름다운 미소입니다.


그러나 아름답지 못한 분들도 있습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기자회견을 한 후 다음날 오후 북한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죽기 전에 한 신문사와 통화를 하면서 자신이 뇌물을 준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했죠. 그러나 이 사건은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완구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서 스스로 총리직에서 물러납니다.



2015년 봄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한민국은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야 했습니다.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미숙한 메르스 대처로 인해 정부는 큰 신뢰를 잃었고 이번 4월 총선에서 준엄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 최고 높이인 롯데월드타워 가장 꼭대기에 있는 타워크레인 기사의 하루를 취재한 사진도 기억나네요. 사진기자는 담력이 쎄야 합니다. 이런 사진을 담으려면 담대함도 있어야합니다. 또한, 아이디어도 좋아야 하고요. 누구나 보고 싶어하고 궁금해 하는 것을 사진으로 잘 담았네요.



인간, 삶의 기록

다음 카테고리는 인간 삶의 기록입니다. 이 보도 사진은 속보 사진은 아니지만 우리 곁에 있는 일상을 취재한 사진입니다. 



휴전선을 찾아간 기자도 있고 



세월호를 취재한 기자도 있습니다, 벌써 2년이 지났네요. 벌써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아직도 세월호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무능이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갈등이 아닌 사건을 갈등의 소재로 활용하는 모습이 창피하네요.



1평 남짓한 삶의 공간을 촬영한 사진기자도 있네요. 이렇게 하나의 소재를 엮어서 보여주는 사진 시리즈도 최근 보도 사진에서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초상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사진입니다.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가 촬영한 이 사진은 설을 앞둔 경북 봉화 5일장을 찾아갔다가 도라지를 손질하는 할머니의 손을 촬영했습니다. 도라지와 할머니의 주름지고 거친 손이 비슷하네요. 손은 거짓말을 못한다고 하죠. 손이 얼굴입니다. 손과 구두는 거짓말을 못한다는 말이 생각나는 사진입니다. 




전 이 사진을 대상으로 주고 싶습니다. 이 사진은 메시지가 아주 강력합니다. 2012년 4월 한겨례 박종식 사진기자는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방문해서 근로자를 촬영합니다. 그리고 3년 후 다시 이들을 찾아갑니다. 

왼쪽은 2012년 오른쪽은 2015년 사진입니다. 어떤 분은 돌아가셨고 어떤 분은 여전히 투쟁중입니다. 
가슴아픈 현실을 아주 잘 담았네요. 




삶 속의 예술

사건, 사고나 참혹한 모습을 담은 경성 뉴스를 싫어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카드뉴스 같은 짧고 재미있는 츄잉껌 같은 연성 뉴스가 더 많이 팔리는 시대입니다. 삶 속의 예술은 그런 연성 사진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트 엔터테인먼트 부문 우수상을 받은 '무지개로 핀 우산'이라는 작품입니다. 작년에 본 사진 뉴스 중에 쇼킹했던 사진 중 하나죠. 한국일보 김주영 기자의 사진인데 이 기자분은 이런 사진을 꽤 많이 찍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여러 색깔 우산을 쓰고 가는 시민 754명을 촬영한 후 편집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 말고도 거리에서 형형색색 옷을 입고 간 시민들을 촬영한 사진도 본 기억이 나네요. 아이디어 좋네요



스포츠 사진 하면 이런 사진이 박력있죠. 타격을 하는 순간 공을 잡거나 던지는 순간을 아주 잘 포착했네요, 사진기자 중에 가장 큰 렌즈를 쓰는 분들이 스포츠 사진기자분들입니다. 셔터속도도 빨라야 하고 망원렌즈도 필요하기도 합니다. 


아트 엔터테인먼트 부문 최우수상을 사진입니다.
동아일보 신원건 장승윤 사진기자의 작품입니다. 이 사진은 저속 셔터로 장노출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DRC 휴보가 손전등으로 2016을 벙면을 보면서 썼습니다. 그 모습을 한 장의 사진으로 잘 담았네요. 

흔한 아이디어입니다. 흔한 아이디어인데 이걸 최강의 표현력과 휴보라는 기술의 상징체가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흔한 아이디어를 흔하지 않는 사진으로 만들었습니다. 최우수상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주차전쟁이라는 사진입니다. 전 이런 유형학적인 사진이 좋습니다. 골목에 보면 주차 못하게 막은 수 많은 생활 바리케이트가 있습니다. 어떤 분은 돌로 어떤 분은 의자로 어떤 분을 타이어와 고깔로 주차를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재미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다

이번엔 자연과 더불어 살다 색션입니다. 생태 사진이 많을 듯하네요. 



사진 제목이 '아직은 살아있다'입니다. 녹조라떼라는 비아냥이 들리는 4대강의 녹조 현상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녹조 밑에서 헤엄치는 민물고기를 촬영했네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직은 살아 있지만 최악의 폭염이 다가오는 2016년에는 4대강 녹조는 모든 생명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정말 왜 4대강을 하천이 아닌 연못으로 만들었는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이게 다 사회 비판 감시 시스템이 마비되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한겨레 강재훈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입니다. 돌고래의 눈인데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 내립니다. 2009년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포획된 돌고래 복순이는 이후 돌고래쇼에 동원됩니다. 돌고래쇼에 대한 비판이 많자 많은 동물원들이 돌고래쇼를 중단하고 야생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항상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죠. 물개는 하마는 사자는 다른 동물은????
네 모두 문제입니다. 저는 동물원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아쉽지만 동물원은 동물 학대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서울대공원처럼 동물의 수를 줄이고 한 동물이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커지는 생태 동물원으로점점 변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복순이의 눈물이 인간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이었으면 합니다.



서울신문 박지환 기자의 '미지의 세계로의 탐험'이라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흔한 은하수 사진입니다. 워낙 요즘 은하수 사진이 많아서 시큰둥합니다. 그런데 이 사진은 다른 은하수 사진과 달리 한 사람이 플래시를 하늘로 향해 쏘고 있습니다. 별거 아닌 아이디어 하나가 사진을 피쳐 부문 최우수상에 올려 놓았네요




사진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편집상

다큐 사진과 달리 보도 사진은 인쇄매체인 신문과 잡지 등에 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판의 개념이 들어갑니다. 인쇄 매체는 글과 기사가 함께 사진에 찍히기도 합니다. 


이 사진은 마치 시화전 그림 같네요



이외에도 사진기자들의 현장 촬영 모습을 담은 사진도 선보였습니다. 저고 가끔 사건 현장에서 사진기자들과 함께 촬영을 해봤는데 하나의 포인트에서 다닥바닥 붙어서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 모습에 왜 같은 앵글로 촬영을 할까?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그게 사진기자더라고요. 예술을 하는 사진가라면 다른 앵글로 담을 수 있지만 사진기자의 목적지는 예술이 아닌 보도입니다. 따라서 예술을 떠나서 그 사건과 주제를 한 장에 사진에 명확하고 정확하게 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앵글로 담을 수 밖에 없겠죠.

물론 여유가 있다면 보조 사진기자에게 다른 곳에서 촬영하라고 시킬 수 있겠죠. 그러나 사진기자가 점점 줄어드는 이 엄혹한 시대에 그렇게 까지 호사를 부릴 수 없습니다. 이미 해외 몇몇 언론은 일반기자에게 카메라 촬영법 훈련 시켜서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게 하는 모습도 많고 아이폰으로 사진 찍어오라고 하기도 합니다.

한국도 점점 언론사간의 경쟁이 심해지고 사진기자가 가장 먼저 도태될 것입니다. 따라서 점점 사진기자가 설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저는 그게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사진기자들은 삽화가 밖에 되지 못했습니다. 사진기자에 대한 위상이나 처우가 아주 열악했습니다. 편집 데스크와 맞짱을 뜰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그럼에도 세상을 움직이기 위해, 세상을 흔들기 위해, 세상 사람들의 시선 변화를 위해서 오늘도 무거운 사다리를 지고 높은 곳을 오르고 있는 사진기자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사다리 들고 카메라 들고 있으면 거의 백퍼 사진기자들입니다.


이외에도 역대 대상 수상작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역대 한국보도사진전 대상 작품들은 작게 인쇄 되었네요. 아마도 대상 수상작 작품들의 인화물만 있고 필름은 없는 듯합니다. 어제 영상자료원 갔다 왔는데 필름 원본을 아주 철저하게 보관하더라고요. 한국 사진기자협회는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을 보관하고 있을까요? 각 언론사는 사진 원본 파일을 잘 보관하고 있을까요?

남는 건 사진이라고 하잖아요. 한국사진기자협회가 해야 할 일이 많네요.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들의 아카이빙을 진두지휘했으면 합니다. 영상자료원처럼 국가에서 큰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사진전 잘 봤습니다. 

이 52회 한국보도사진전을 보지 못한 분이나 이 글에 소개하지 못한 사진들은 소셜파인더에서 볼 수 있습니다


소셜파인더 바로가기 http://www.socialf.co.kr/service/main

소셜파인더에 가면 가장 왼쪽 상단 메뉴에 한국보도사진이 있고 이걸 누르면 '한국보도사진전'이 있습니다. 소개 못한 사진들 감상해 보세요. 또한, 이 소셜파인더는 사진기자협회와 네티즌들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공간입니다. 네티즌 사진과 사진기자 사진을 서로 투표하면서 사진기자와 네티즌가의 거리를 좁히는 곳이니 자주 들려보세요. 



썬도그
하단 박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6.05.28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남는건 사진이라는 걸 많이 공감합니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공감합니다
    저두 한번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