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많은 총선과 대선을 경험해 봤습니다만 이번 총선만큼 막장인 총선은 처음 봅니다. 총선이 1달도 안 남은 상태인데 아직도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곳이 수두룩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내 경선을 통해서 검증된 후보를 내세워서 선거에서 필승을 하자는 모양새로 보이고 실제로 경선을 통한 후보 결정은 민주주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막장쇼가 연일 일어나고 있네요.
친노 세력을 이유도 없이 내치는 더불어민주당
대표적인 친노세력인 정청래의원은 막말을 잘 한다고 공천 탈락을 시켰습니다. 이해찬 의원은 노무현 정권 때 실세 총리라고 했던 분으로 대표적인 친노 의원이죠. 그런데 이분도 공천 탈락 시켰습니다. 전 이런 파벌 정치를 혐오합니다. 누구와 친하다고 친노고 친박이고 진박이고 하는 그 자체가 권력에 기생하려는 기생충 같은 습속이라서 혐오합니다.
따라서 친노니 뭐니 하는 그 꼬리표를 왜 붙이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돌아가신 분 아닙니까! 그럼 그런 친노 딱지 같은 것을 붙이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정치하는 인간들의 특징이 무리짓기를 잘 합니다. 정치 탓할 필요 있나요? 10명도 안 되는 회사에서도 파벌 나눠서 놀기 좋아하는데요.
그렇다고 칩시다. 친노라고 칩시다. 취향 따라 정치의 지향점이나 성향에 따라서 편의적으로 친노라고 했다고 칩시다. 친노가 무슨 병균 이름입니까? 죄명입니까? 암적인 존재입니까? 친노가 무슨 몹쓸 병입니까? 왜 공천을 안 주나요? 공천 안 줄 수 있습니다. 무슨 명백하고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받아 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김종인 당대표는 일언지하에 정무적 판단이라고 말하고 이유를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 이런 이해가 안 가는 행동에 더불어민주당에 주려던 비례대표 지역구 의원표를 다 회수했습니다. 절대로 더불어 민주당에 표를 줄 생각이 없습니다.
진박, 비박? 빡치는 개싸움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친박은 알겠는데 진박이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참 기가차더군요. 박대통령과 친하다고 친박이라고 했다가 거기서 다시 진박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과 안 친하다고 비박이라고 합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팬클럽입니까? 한국 여당 수준이 이렇습니다. 차라리 팬클럽 창단식하고 매월 정기적인 방문을 하세요. 그게 더 어울립니다. 행정, 입법, 사법의 3권을 분리해 놓은게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강점인데 입법부는 행정부 부속기관이 되었습니다. 대통령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이 현재 새누리당의 존재이유입니다. 얼마 전에는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에게 욕설을 한 녹취록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되었습니다.
막장과 개판의 연속이죠
공천 막장쇼를 해도 정당이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이유는 국민들 때문
3김 시대의 막후 정치가 더 막장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드러내놓고 막장쇼를 하는 것은 처음 보든 듯하네요. 여야 모두 국민들이 보기에는 막장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 모두 이런 공천 잡음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민들이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으니 막장 공천을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선거는 선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이런 막장 공천을 해도 그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상도와 전라도는 특정 정당의 깃발만 펄럭이면 알아서 투표를 하는 곳이라서 더더욱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정당 입장에서도 대선이라는 총합을 겨루는 투표 말고 총선 같이 지역구 투표가 중요한 특정 정당의 깃발만 펄럭이면 되는 곳은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경상도나 전라도 같은 경우는 괘씸한 말이지만 투표 보다는 공천 투표가 더 중요한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뭘 해도 지지하는 곳이고 막장 공천을 해도 지역 주민들이 다 받아 들일 것을 알기 때문에 막장 공천을 해도 더불어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전라도와 경상도는 공천이 바로 당선이기 때문에 공천에 대한 열망이 어느 지역보다 큰 지역입니다. 이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점 특정 정당을 아무 이유없이 지지하는 락인 효과가 강해지면서 선거판 돌아가는 모습도 관심도 없이 선거 할 때만 되면 이전에 지지했던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의원 되려는 욕망은 커지고 국민들의 정치에 관심이 낮아서 나오는 풍경
국회의원이 되면 정말 엄청난 혜택이 있습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국회의원이 되려고 합니다. 의자에 앉아만 있어도 되는 공기업 대표가 공기업의 높은 연봉을 뿌리치고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이유가 뭘까요? 국회의원이 되면 주는 혜택이 어마무시하고 1번 당선만 되면 높은 연금을 받는 등 혜택이 엄청납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끝발이 아주아주 좋죠. 대한민국 노른자 같은 직업을 위해 수 많은 고학력, 고연봉자들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공천과정에서 음모와 비난 힐난과 욕설이 난무한 모습이 가득 보이네요.
반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정치 혐오증에 걸린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정치 혐오증에 걸려서 이제는 정치인들만 보면 짜증이 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총선 투표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할 생각입니다. 그래야 더 지옥이 아닌 덜 지옥에 살 수 있으니까요.
선거는 최선을 뽑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최악을 떨구기 위해서 차악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게 한국 선거의 현실입니다.
이상향만 추종하면 선거 포기로 이어지죠. 찍을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 필요 없습니다. 언제는 찍을 사람 있어서 찍었습니까? 최악을 떨구기 위해서 찍었죠.
그러나 아직도 한국 선거의 이상향을 바라고 선거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고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후보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선거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당원의 숫자만으로 쉽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기에 조직력만 키울 것입니다.
공천 막장쇼! 이거 다 우리가 별 생각없이 보고 별 비판없이 보기 때문에 정당이 자신감 있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닐까요? 어차피 개막장 짓을 해도 이전에 찍었던 정당 계속 찍는 행동을 할 것을 두 거대 여당과 야당은 잘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갈 것입니다.
1등과 2등이 경쟁을 포기하고 그냥 그 상태로 쭉 가길 바란다면 정치 혁신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헬조선 노래만 부르다가 늙어갈 것입니다. 아프지만 이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국민이라는 바다가 국회라는 배를 부셔 버릴 수 있다는 공포가 두 거대한 정당에서는 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새정치 한다면서 두 거대 정당에서 떨궈진 사람 받아주는 사이 정치를 하는 정당도 정말 짜증나네요
이번 총선은 참 재미없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모두 깔깔대고 웃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