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한국 1세대 사진작가의 사진을 많이 보고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낯선 이름이 있네요. 성두경? 처음 들어봤습니다. 
이 성두경 사진작가는 한국 전쟁 당시 국군 헌병사령부 종군 기자로 활약을 했던 분으로 폐허가 된 서울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1915년에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독학으로 사진을 배우고 종군 기자가 된 후에 사진 문화 창달에 노력을 하다가 80년대에 사망을 했습니다. 이 성두경 사진작가의 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1부 모더니티의 서울 : 갤러리 룩스

사진전시회가 아주 독특합니다. 성두경 사진작가의 사진전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2곳의 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두 갤러리 둘 다 종로에 있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먼저 1부는 '모더니티의 서울'로 50~60년대의 서울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사진전입니다

그 1부를 보러 서촌 갤러리 룩스에 갔습니다. 



서촌에 자리잡은 갤러리 룩스는 2,3층을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갤러리 자체는 크지 않지만 사진 잘 꾸며 놓았네요. 마침 한 무리의 관람객들이 있네요. 아마도 교수님과 함께 사진전을 보러 온 대학생들 같습니다. 

덕분에 저도 귀동냥으로 좀 들었습니다. 



사진들은 1950년대와 60년대 서울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 제목도 촬영년도도 표기하지 않아서 아무런 설명 없이 보면 여긴 어디? 촬영한 년도는 언제?라고 갸우뚱 거리게 됩니다. 이점은 좀 아쉽네요.  아마도 사진의 기록성 보다는 조형미를 보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파괴된 광화문입니다. 광화문은 한국전쟁 당시 누각이 다 파괴 되었네요.



광화문과 그 뒤에 중앙청과 북악산이 보이는 세종로네요. 



이 사진은 기억납니다. 이 사진은 50,60년대 한국의 사진을 소개할 때 몇번 봤습니다. 저 멀리 우뚝 선 교회 건물이 지금의 명동성당입니다. 아마 현재의 소공동 롯데 백화점 위치에서 촬영한 듯하네요. 지금은 중국 관광객이 많은 거리가 되었습니다. 



여긴 또 어딜까요?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아닌듯 하네요. 사진을 자세히 보면 목탑 같은 것이 왼쪽 상단에 보이는데 아마도 저기가 현재의 프레지던트 호텔과 웨스턴 조선호텔 사이에 있는 환구단 같네요. 고종이 청나라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 스스로 황제가 됩니다. 그리고 하늘에 제사를 직접 지내죠. 그때 만들어진 곳이 환구단입니다. 환구단에서 하늘에게 직접 제사를 지내면서 황제로서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지금도 환구단은 남아 있는데 두 호텔 사이에 끼여서 찾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는 사람만 가는 곳이죠. 환구단 참 예쁜 건축물입니다. 



이렇게 생긴 건물이에요. 


명동의 멋쟁이 신사의 모습도 보이네요. 이때도 오리온 카라멜이 있었나 봅니다. 오리온 카라멜 광고가 있네요



이 사진은 유독 크게 인화 되었는데 거친 입자감이 거친 날씨를 잘 표현했네요. 제가 태어나기 전에는 저런 버스가 다녔군요



그렇다면 성두경 사진작가는 어떤 분일까요?


成斗慶, 1915년~1986년 2월사진

학력

1935년 선린상업전수학교 졸업

기관 경력

1945년 동화백화점 사진 재료상 운영
서울시청 공보실 직원
한국전쟁시 국군헌병부 사정보도기자
정자옥 백화점 서적 카메라부 직원
1953년 주간신문 동방사진뉴스 창간
1953년 초상사진관 반도사진문화사 개업
한국사진작가단 결성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
대한사진예술가협회 회장

1915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두포리에서 태어난 성두경 작가는 1935년 선린상업전수학교를 졸업하고 미도파 백화점의 카메라 재료부에 입사를 합니다. 주재소 순사가 카메라를 취미로 했는데 그때부터 사진에 대한 관심을 키우다 카메라 재료부에 들어갑니다. 그 카메라 재료부에서 어깨 너머로 사진을 배우고 카메라를 배운 후에 1944년 전조선사진연맹이 주최한 사진공모전에 입선하면서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사진공모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사진가로 인정해주는 모습이 있죠. 이후 45년 해방 후에 동화백화점(현 신세계 백화점)에서 사진 재료상을 운영하다가 한국 전쟁 때 대구 헌병 사령부 소속 종군기자로 참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울재탈한 때 서울을 본격적으로 기록합니다. 

이후 사진 뉴스인 '동방사진뉴스'를 창간하는 등 사진 문화 창달에 힘을 쏟았습니다. 전형적인 1세대 사진작가죠. 뭐 50년 당시는 사진작가라는 개념이 없었고 그냥 사진가였습니다. 사진의 예술성을 인정 받은 것은 한국에서는 80년대 이후라서 이전에는 대부분이 기록성만 인정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살롱 사진 문화도 있어서 같은 사진도 어떻게 보면 더 아름답게 답을까를 고민했고 그래서 조형성이 뛰어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해방 직후에 한국 풍경을 사진으로 많이 찍었는데 한국전쟁 때 다 소실되었다고 하네요. 아마 남아 있었다면 사진 아카이브에 큰 도움이 되었읉텐데 아쉽네요



갤러리 룩스에서는 50~60년대의 서울 풍경을 담았는데 전쟁의 상흔을 딧고 일어서는 한국의 모습을 많이 담았습니다. 이 사진들은 쭉 간직하고만 있다가 돌아가시기 전에 친구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양산을 쓴 여자들의 모습이나 목가적인 사진들이 꽤 많네요



<익숙한 것이 낯설다> 스페이스99

조계사 근처에 있는 스페이스99는 자주 지나가는 길가에 있었습니다. 매번 지나갈 때 마다 박정희 벽화가 있어서 뭐하는 곳인가 했는데 이 끝에 갤러리가 있었네요




큰 길가에서 보면 아무 것도 안 보여서 그냥 지나만 다녔는데 저 끝에 갤러리가 있네요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박정희 정권에 대한 비판을 담은 벽화네요



길 끝에 성두경 선생님 탄생 100주년 사진전 화환이 있네요



좀 놀랬습니다.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공간도 크고 잘 꾸며놓은 갤러리네요. 앞으로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잠깐 들렸다가봐야 겠네요



이 스페이스99에서는 성두경 사진작가의 사진전 2부인 '익숙한 것이 낯설다'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성두경 사진작가가 주로 활동했던 반도호텔을 메인으로 하는 전시회입니다. 

그런데 저 반도호텔 모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반도호텔은 현재의 서울시청을 바라보고 서울시청 광장 오른쪽에 있는 프레지던트 호텔 옆 롯데 호텔 자리에 있던 호텔로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던 호텔이었다고 하네요. 



이 반도호텔에 성두경 사진작가는 '반도사진문화사'를 만들어서 스튜디오 촬영 등을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반도호텔을 촬영한 사진을 각 층별로 그루핑해서 디스플레이 했네요. 정말 기발한 디스플레이입니다. 반도호텔은 모르짐나 각 층의 모습을 사진을 보니 마치 반도호텔을 들여다 보는 느낌입니다.



스페이스99는 기둥이 있고 네모반듯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정겹고 아기자기 하네요. 마치 골목길을 걷는 느낌이네요



반도호텔에서 촬영한 인왕산 사진인데 인왕산이 허옇게 드러난 부분이 많네요. 지금이야 산에 나무가 많지 50년대만 해도 석유,석탄도 귀해서 산에 있는 나무를 베서 겨울 땔감을 삼았습니다. 인구가 늘어난 서울은 산에 나무란 나무는 땔감으로 써서 민둥산이 많았습니다. 

북한이 민둥산이 많은 것처럼 한국은 50년 당시 정말 못살았습니다. 심지어 북한보다 더 못살았습니다.



흥미로운 사진이 있네요. 1년간 청와대 전속 사진가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 촬영한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도 있습니다.




반도호텔 역사도 소개하고 있네요. 1936년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서 1974년에 헐리고 그 자리에 롯데호텔이 올라갑니다. 





작가의 부인의 삼촌되는 독립운동가 원심창 선생과 동료들의 사진입니다. 여학생은 작가분의 처제입니다


사진집은 1994년 눈빛출판사에서 출간되 '다시 돌아와 본 서울'이 유일합니다. 이 마저도 돌아가신 후에 출간되었습니다
그나저나 눈빛출판사 없었으면 한국의 그 유의미한 사진집들 대부분은 없었을 듯 하네요

사진 전문 출판사 눈빛출판사는 지금도 사진작가와 사진가들의 사진집을 전문적으로 출판하면서 사진문화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출판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 본 서울'사진집을 들쳐보니 서울을 수복한 후 촬영한 폐허 그 자체의 서울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폐허가 된 집터에 망연자실한 채 앉아 있는 피난민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진에는 사람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폐허의 참상을 사람이 아닌 건물 그 자체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마치 전쟁의 증명 사진 같습니다. 폐허만큼 전쟁의 참상을 잘 드러내는 것도 없죠. 물론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더 강렬할 수 있지만 유형학적인 사진이 좀 더 그 당시의 공기를 잘 담아냅니다. 건조하더라도 전쟁의 피해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조형성도 꽤 신경을 쓰는 듯 소실점을 염두한 듯한 정물화 같은 사진도 많이 보입니다. 한국 사진의 역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50~60년대의 한국이라는 상처 입은 청년의 얼굴을 증명사진으로 담은 듯한 모습이네요


전시회는 스페이스99는 11월 24일부터  12월 13일까지입니다. 
갤러리 룩스는 11월 24일부터 12월 6일로 1주일 정도 먼저 끝납니다. 두 곳을 다 가봐도 좋지만 힘드시면 한 곳만 들려도 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스페이스99 홈페이지 : http://space99.net/133

갤러리룩스 홈페이지 : http://www.gallerylu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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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junenight 2015.11.27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갤러리룩스는 배치도와 캡션을 출력해뒀는데 잘 보이는 자리로 옮기겠습니다. 사진아카이브연구소 페이지에 공유하겠습니다. ^^

  2. 2015.11.29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15.11.29 2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