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올해의 목표 중 하나가 서울과 서울 인근의 독특한 도서관을 많이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못가 본 도서관이 많네요. NHN 본사가 있는 판교의 NHN 그린 팩토리 도서관을 가봐야 하는데 시간이 잘 나지 않네요.
많은 곳을 다니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가장 인상 깊고 또 가고 싶은 곳은 종로구의 '청운문학도서관'입니다.
015/09/11 - [세상 모든 리뷰/책서평] - 내가 본 도서관 중 가장 아름다웠던 청운문학도서관
라는 글을 통해서 청운문학도서관을 소개했습니다. 이 청운문학도서관은 한옥 도서관인데 모든 분에게 공개된 공간이라서 더 좋습니다. 이 청운문학도서관은 올해의 한옥 대상을 받을 정도로 건물 자체도 상당히 예쁩니다. 정말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입니다. 눈 오거나 비가 오는 날에 찾아가면 더 좋은 곳이죠.
부암동 여행 갈 때 꼭 들려보세요.
종로에 가면 도서관보다 더 많이 들리는 곳이 교보문고입니다. 책을 사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새로운 책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자주 들립니다. 저는 쇼루밍 족이라서 교보문고에서 살펴본 책은 알라딘이나 예스24 또는 같은 교보문고지만 책 가격이 좀 ㄷ 싼 온라인 교보문고를 이용합니다. '신도서정가제'로 인해 이제는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것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는 것이나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지만 10원이라도 온라인 서점이 싸기에 온라인 서점을 이용합니다.
그 마저도 '신도서정가제'이후는 책 구매를 신중하게 하고 있습니다. '신도서정가제'의 순기능인 도서 가격의 하락이 정착화되는 내년에나 다시 책 구매를 시작할까 합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새 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림막으로 막혀 있는데 새 단장을 후에는 저 공간에 400석 규모의 좌석과 테이블 등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교보문고가 밝힌 새 단장 후 모습은 '도서관형 서점'이 될 것이라고 하네요. 이런 교보문고의 새 단장을 미리보시려면 포털 검색 사이트에서 '교보문고 부산 서면'을 치면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교보문고 부산 서면점'처럼 카페형 또는 도서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서점으로 변실할 듯합니다.
이런 변화는 너무나 반갑습니다. 지금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이나 영풍문고 을지로점을 가면 조명이 너무 밝아서 책을 후딱 사고 나가라고 재촉하는 모습이 강했습니다. 그런 공간에서는 책을 진득하게 읽다가 책을 구매하기 보다는 그냥 책 표지만 쭉 보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꼭 들릴 일이 있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았죠. 그런데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입니까? 고객의 시간을 많이 점유하는 기업이 승리하는 세상이죠. 게임 회사와 출판사와 음반사와 방송사가 경쟁하는 시대입니다. 고객의 여가 시간을 어떤 회사가 크게 점유하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그래서 출판사와 방송사와 음반사가 함께 구덩이에서 고객을 잡으려고 멱살잡이를 하고 있습니다. 교보문고도 수익은 당장 떨어질 수 있고 영업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일단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 '도서관형 서점'으로 변신을 꽤 하고 있습니다. 교보문고 창업자는 책을 구매하지 않고 책을 장시간 읽고 나가는 얌체 고객에게 전혀 눈치를 주지 말라고 했을 정도로 책 읽는 사람을 우대했습니다. 그 우대를 좀 더 크게 늘리려나 보네요. 지금 '도서관형 서점'으로 변신 중인데 어떻게 변신할 지를 살짝 미리보기를 해 놓았네요. 교보문고 일부는 이미 변신했습니다.
먼저 키오스크가 변신을 했습니다. 속은 이전에 쓰던 것을 그대로 쓰는 듯하고 외장재를 목재 또는 목재 느낌으로 바꾸었네요. 이렇게 변신하는데 윈도우도 바꿨으면 합니다. 교보문고 돌아다녀보면 아직도 보안에 취약한 윈도우XP 쓰는 PC가 엄청 많던데요. 해킹과 보안에 약한 PC도 좀 교체했으면 하네요.
벽은 빨간 벽돌로 된 와장재로 변신을 했네요. 전형적인 브라운스톤 인테리어로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이기도 하죠.
전체적으로 조명도 조도가 더 어두워져서 좀 더 오래 머물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책 읽을 때 조도를 낮추고 읽는 경우가 많은데 그 느낌이 딱 드네요. 딱 책 읽기 좋은 느낌 그대로입니다.
테이블 색도 은은한 누런 느낌이 나네요. 전체적으로 조명도 노란 빛이 감돕니다.
가장 큰 변화는 쇼파입니다. 이전에는 교보문고에서 책 읽으려면 서서 읽거나 통로에 앉아서 읽었습니다. 통로에 앉아서 읽는 것을 교보문고가 경고 문구로 통로에는 앉지 말라고 하지만 그냥 사람들이 막 앉아서 책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예 편하게 앉으라고 좌석을 배치했네요. 교보문고 부산 서면점은 아예 책상까지 배치해서 공부도 할 수 있게 했는데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네요. 하지만 이 정도도 큰 변화죠
책꽂이도 변신을 했습니다. 먼저 전체적인 조도가 낮아서 좀 침침한 느낌도 듭니다. 대신 서재 상단에 조명을 달아서 책 고르기 편하게 해 놓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책꽂이 가운데에 책을 올려 놓고 볼 수 있게 약간의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변신하면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점으로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어야 서점을 찾아가고 자주 가다 보면 책 한 권 사지 않을까요? 서점도 안 가는데 책 살리 없잖아요. 일단 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종로에 가면 영풍문고와 교보문고 둘 다 들리곤 했는데 앞으로는 교보문고에서 더 오랜 시간 있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교보문고는 구매할 책을 직접 들쳐보는 쇼루밍으로 활용했는데 앞으로는 책을 쭉 읽다가 집에 가서 읽으려고 책을 데리고 오는 공간이 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