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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휴대폰)

LG전자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보다 안 팔리는 이유

by 썬도그 201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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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LG, 2015년 현재만 놓고 보면 LG 스마트폰의 기술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보다 좋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쪽은 LG전자 스마트폰들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휘어지는 G플렉스 같은 제품은 외계인을 납치해서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기술적 성숙도가 무척 높은 제품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G플렉스를 외면했습니다. 아니 철저하게 외면해서 G플렉스2까지 휘어지는 스마트폰을 만들던 LG전자는 G플렉스 라인을 죽여버리게 됩니다. 왜? 기술이 이렇게 좋은데 LG전자 스마트폰을 안 살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풀어보겠습니다.


기술 과시형 기술을 지향하던 LG전자의 판단 미스

LG전자는 기술이 좋은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사줄 것으로 생각했나 봅니다. 기술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내놓으면 얼리어댑터들이 극찬하고 그 극찬이 입소문을 타고 널리 멀리 퍼질 것이로 생각했나 봅니다.
이 생각은 틀렸습니다. 먼저 LG전자가 추구하는 기술을 보죠. LG전자는 G플렉스를 통해서 휘어지는 스마트폰을 만들었습니다. 저도 그 모습에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스마트폰이 휘다니 정말 놀랍고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이건 IT마니아나 IT관련 언론 기자들에게는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휘어서 좋은 점이 뭔가요? 라는 질문에 궁색한 대답을 할 뿐입니다. 휘어져서 얼굴에 밀착해 통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요즘 누가 스마트폰을 얼굴에 대고 통화해요. 이어폰으로 통화하거나 얼굴 기름이나 화장 묻지 않게 떨어트려서 통화하죠

휘어지는 것에 대한 일상에서의 장점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 소비자에게 시선을 끌지 못합니다. 이런 것은 또 있습니다.
LG전자의 G4나 V10은 수동 모드 기능이 들어간 아주 뛰어난 카메라 모듈을 탑재했습니다.  초점 ISO, 셔터스피드를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어서 다양한 사진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이 사진 좋아하는 사진 마니아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능입니다. V10은 지향성 녹음까지 할 수 있는 영상 촬영에도 메뉴얼 모드를 넣어서 영상 제작을 주로 하는 분들에게 매력적인 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을 때 수동 모드로 촬영하나요? 그냥 전 자동으로 찍고 바로 SNS에 업로드하죠. 수동 모드 있으면 좋죠. 그러나 저 조차도 DSLR과 미러리스를 P모드나 인텔리전트 자동 모드로 촬영합니다. 중요한 사진이나 연출이 필요한 사진은 수동으로 셋팅값을 조절하지만 90%의 일상 사진은 그냥 P모드나 끽해야 A모드에 놓고 찍습니다.

그렇다면 G4나 V10이 가지는 카메라의 장점은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그냥 하나의 액세사리 기능이 있는 것일 뿐 소비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기능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진을 촬영하면 바로 주로 쓰는 SNS가 팝업이 되어서 사진 첨부까지 되고 촬영 장소까지 넣어주는 기능이 더 유용하지 않을까요?

LG전자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술이 아닌 기술을 위한 기술을 계속 넣고 있습니다. V10에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내구성이 무척 뛰어난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V10의 듀라 가드와 듀라 스킨의 조합으로 뛰어난 내구성을 선보였는데 이 점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여기에 생활 방수 기능까지 있으면 소비자들이 침수나 액정 박살 나서 수십 만원을 내는 불상사를 줄일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보수적인 선택이 가장 큰 원인

LG전자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비해 5배나 안 팔리는 이유는 LG전자 자체 문제 보다는 사람들의 심리 문제가 큽니다. 아니 LG전자의 판단 착오가 큰 원인 제공을 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LG전자는 한 때 삼성전자를 넘어서 휴대폰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 유명한 초콜릿폰이 초대박을 내면서 삼성전자 아성을 무너뜨렸죠. 그런데 2010년 큰 판단착오를 합니다. 아이폰이 출시되어 스마트폰 열풍이 저 멀리 미국에서 불어오고 있는데 LG전자의 남 부회장은 아직 스마트폰 시대가 오려면 멀었다면서 맥캔지의 컨설팅을 철석같이 믿고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지 않고 피처폰에 집중합니다.

기억하시나 모르겠는데 당시 한국 전자전에서 본 아레나폰을 보고 실소가 나오더군요. 일반 터치폰인데 아이콘을 아이폰 스타일로 해 놓았더군요. 무늬만 스마트폰인 제품을 보면서 쓴 웃음이 나왔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지전능한 옴니아의 멸망에 긴 한숨을 쉬고 바로 안드로이드 동앗줄을 잡고 안드로이드폰을 만듭니다.

그렇게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시장에 먼저 내놓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대에서 독주하게 됩니다.
맥킨지의 잘못된 컨설팅 떄문에 한 발 늦은 LG전자는 주가가 쭉 떨어지자 2011년 구본무 부회장을 투입해서 맥킨지와 결별을 하고 바로 스마트폰 시장에 올인을 합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사람들은 삼성전자 갤럭시S를 사용하면서 무탈하게 잘 사용했고 그 경험은 입소문을 타고 널리 멀리 퍼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고가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피처폰도 비싼 폰은 아주 비쌌지만 대략 50~60만원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그보다 더 비싼 90만원대에서 100만원까지 피처폰보다 고가의 제품입니다.

이렇게 가격이 비싸지다 보니 한 번 선택이 2년을 좌우하게 되었고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은 상대적으로 얇아졌습니다. 이런 불경기와 고가의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에 대한 시선을 높여 놓았고 스마트폰 구매 시에 안전한 선택을 유도합니다. 안전한 선택이란 높은 브랜드 가치와 함께 주변 사람들의 사용평가죠.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는 초창기에 LG전자 스마트폰보다 최적화가 잘된 폰이었습니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몇몇 모델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미지원과 A/S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입소문도 안 좋게 납니다. 팬택이 기술력이나 제품 만듦새는 좋은데 소비자들이 외면을 받은 이유는 스마트폰 초기에 A/S에 대한 미비로 인해 큰 불만이 생겼고 이 불만에서 나온 안 좋은 인식은 계속 팬택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LG전자도 2011년에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게 나기 시작한 것은 제품 자체에 대한 안 좋은 인식과 A/S와 업그레이드 미지원으로 인한 불만이 팽배했습니다.

이 불만으로 인해 사람들은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졌고 여기에 불경기로 시장이 보수화되면서 안전한 선택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 안전한 선택이란 사람들이 사용해서 크게 불만이 없으면서도 사후 지원이나 A/S 지원이 좋은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합니다.


특히나 50대 이상 노년층에서 삼성전자는 종교와 같은 브랜드라서 삼성전자 이름 하나 만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삽니다. 이렇게 제품 가격이 높고 한 번 선택하면 2년 동안 쓰는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우리는 보수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LG전자라는 한 번도 안 써본 제품을 사용하는 모험 보다는 삼성전자라는 브랜드를 믿고 사는 경향이 심화됩니다. 여기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분들이 갤럭시S 시리즈에 큰 불만이 없어서 굳이 다른 브랜드로 옮길 이유가 없는 것도 있습니다.

"내 다시는 갤럭시S 시리즈 사나봐라"라고 씩씩 거리는 소비자라면 LG전자나 팬택으로 옮기겠지만 사용하면서 크게 불만이 없어서 계속 같은 브랜드를 쓰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이통사 브랜드를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계속 쓰듯이 하나의 브랜드에 길들여지면 타 브랜드가 엄청난 혜택이나 미친 가격에 팔거나 세상을 기절 시킬 정도의 초대박 폰을 내놓지 않으면 그냥 쓰던 브랜드를 계속 고수하게 됩니다.

현재는 개인적으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보다 LG전자 스마트폰이 기술적으로 더 낫다고 느끼지만, LG전자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스마트폰보다 월등하게 뛰어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LG전자에 비해 5배나 높게 유지되는 것은 계속될 것입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2010년으로 돌아가서 LG전자는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한순간의 판단 착오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버렸고 초월등한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는 한 이 격차는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기울어지다 못해 한 기업으로 쏠리게 되면 자동차 시장의 폐해가 발생한다

기업 간의 경쟁은 필요합니다. 경쟁이 심한 시장일수록 소비자에게는 큰 이득입니다. 현기차가 미국에서 무상 10년에 19만 km까지 보증을 해주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미국 시장은 경쟁이 아주 심한 시장이라서 그렇게 팍팍 퍼줘야 제품이 팔리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국 시장 보세요. 현기차가 점유율 70%나 차지하니 소비자들의 불만에도 다 무시했잖아요. 그러다 점유율이 70% 아래로 떨어지자 이제서야 아이구! 고객님 고객님 하잖아요. 스마트폰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전자로 쏠리게 되면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 입맛대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한 기업이 시장을 독과점하면 그 폐해는 소비자들이 다 뒤집어쓰게 됩니다. 최근에 네이버가 고객센터에서 전화 응대 서비스를 지웠습니다. 따라서 네이버에 항의나 문의를 하려고 해도 무조건 텍스트로 문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그렇게 해도 소비자들이 네이버를 이용할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포털 검색 시장도 네이버 70 VS 다음 20으로 고착화되었네요. 이렇게 고착화되면 새로운 기술 개발보다는 그냥 이 시장 점유율이 계속 쭉 될 것입니다. 어차피 기를 쓰고 제품 만들고 서비스 만들어봐야 시장점유율이 변하지 않는데 1등이나 2등이나 대충 대충 서비스 유지하면서 지내는 것이죠. 다만 스마트폰은 국내에서만 파는 것이 아닌 세계 시장이 더 크기에 계속 변화의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이네요.

LG전자 제품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비해 안 팔리는 이유는 보수화된 소비자들의 선택이 지배하는 시장이 되어서 시장 점유율이 고착화 되어 버렸네요. 돌파구는 있습니다. LG전자가 미친척하고 V10을 50만원대에 판매하는 것입니다. 수익이 1%가 안나와도 시장점유율을 강제로라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수화된 시장의 키는 가격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비슷한 가격대로 제품을 내놓으니 소비자들은 쓰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그냥 계속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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