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파주 북소리 축제 프로그램 중에 <무비로드 버스토크>가 있었습니다. 파주는 출판도시입니다만 앞으로는 영상 단지가 세워질 예정입니다. 그 선두에 명필름이 있습니다. 이 명필름이 마련한 <무비로드 버스토크>는 배우, 영화 제작자와 영화평론가가 관객과의 만남을 했습니다. 저는 마지막 날 한 '정성일 영화영론가'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1. 영화 예고편 보지 마라
공감이 가는 동시에 당혹스러웠습니다. 공감이 가는 이유는 제가 요즘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이유가 영화 정보를 거의 보지 않고 저와 취향이 비슷한 영화 평론가의 추천이나 영화 예고편을 보고 선택을 합니다. 이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영화를 선택하다 보니 영화를 보고 나서 쓴소리가 나오는 영화가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제가 영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방송 3사에서 해주는 영화 예고편 보다 긴 영화 축약본 같은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끊어 버린 것입니다. 바빠서 영화 보기 힘든 분들이야 그 방송 3사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되지만 꼭 봐야 할 영화라면 그 방송 3사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지 마세요. 왜냐하면 그 방송사에서 보여주는 영상이 너무 과할 정도로 많은 정보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 5분 이상 되는 영상을 보고 영화관 가서 봐보세요. 영화축약본 확장판 보는 격이죠. 앞에 뭐가 일어날지 다 알고 보고 때문에 흥미도 떨어집니다. 그런데 정성일 영화 평론가는 어떠한 영화 정보도 보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영화 예고편도 보지 말라고 합니다.
영화 예고편을 보고 영화를 보면 영화 예고편 확장판을 보고 예고편이라는 누군가의 손길이 담긴 편집 영상이 편견 덩어리이기 때문에 영화를 그 예고편에 맞게 이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참 좋은 충고입니다. 다만, 약간은 비현실적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일반 영화 관람자들은 아무 영화나 막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영화를 보는 것이 하나의 투자 개념인데 최소한의 정보는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전 이 말에 공감 가는 것은 너무 많은 정보를 얻고 영화를 보지 말라는 것은 공감가지만 예고편 조차 보지 말라는 것은 공감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절충하자면 30초 예고편 정도는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씨네 21도 읽지 말라고 하는데 저는 씨네 21도 안 읽고 다른 블로그의 영화 리뷰도 거의 안 읽습니다. 뭐든 읽고 보면 그 리뷰에 영향을 받게 되고 자꾸 영화를 그 리뷰나 영화 평에 껴 맞춰서 보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꼭 봐야 하는 영화라면 또는 보고 싶은 영화도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보라는 것입니다.
2. 영화 보다가 메모하지 마라
뜨끔했습니다. 제가 영화 보면서 메모를 합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와는 큰 상관이 없네요. 정성일 평론가는 영화를 보면서 메모를 하게 되면 그 메모하는 동안 영화의 몇 장면을 놓치게 된다면서 메모하지 말라고 합니다. 저는 메모를 하는 이유가 영화라는 것이 영화를 보는 중간의 느낌이나 감정과 다 보고 나서 느낌이 꽤 달라지는 것이 있어서 중간의 느낌을 체크해서 넣습니다. 다 보고 나면 지루하지 않았다고 해도 보는 당시에는 중간중간 지루할 수 있거든요. 그 감정을 메모하고 중요한 단어나 숫자는 리뷰 할 때 꺼내 쓰게 메모를 합니다.
3. 먹지 마라
영화관 망하라는 소리죠. 영화관 수입의 반 이상은 팝콘과 콜라 팔아서 생깁니다.
그런데 먹지 말라뇨. 그러나 좋은 영화 감상법은 이 말이 맞습니다. 영화 볼 때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영화 집중하는 데 좋습니다. 다분히 매니아적 영화 감상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안 먹고 보는 게 집중하기 좋죠.
팝콘이나 콜라 먹으면 꼭 중간에 화장실 가는 사람도 있고 그러면 다른 사람 영화 보는데 방해도 되고요.
먹더라도 음료수 정도는 괜찮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우걱우걱 먹는 것은 다른 사람의 영화 관람에 큰 피해를 줍니다.
실제로 전 어떤 개저씨가 뒤에서 스낵을 우걱우걱 먹는 소리 때문에 짜증 나 죽겠더군요.
4. 숏을 봐라
이제 어떠한 이야기도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면서 현대 영화일수록 줄거리가 희미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요즘 반전 매력이 있는 스릴러 말고는 그렇게 복잡한 스토리가 있는 영화들이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복잡한 스토리도 영화 좀 보는 분들은 대부분 저놈이 범인이구만! 저놈이 배신 때리겠구만이라고 생각하고 예상을 합니다.
영화는 영상 매체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이루는 구성의 최소 단위라고 할 수 있는 숏을 보라고 합니다.
숏이 모여서 하나의 장소, 사건을 담는 씬이 됩니다. 영화 제작을 할 때는 영화이 한 장소에 와서 영화 감독은 이 씬을 어떻게 쪼갤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롱테이크로 담을 것이냐 아니면 3개의 숏으로 담을 것이냐를 고민하죠. 이 숏에 감독의 개성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숏을 보는 눈이 생기면 영화 비평의 눈이 생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있어야 할 숏이 없는 영화를 발견하거나 멋진 숏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숏을 보라는 조언은 공감이 가지만 일반 관객들이 비평의 눈을 가질 필요는 없기에 씨네필 같은 영화 매니아에게만 공감이 가는 말이기도 하네요. 숏을 보는 눈. 저도 좀 더 노력을 해봐야겠네요
그러려면 한 영화를 2번 이상 보는 노력을 해야죠.
5. 되돌리거나 빨리 감아서 보지 마라
이건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또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볼 때 해당되는 조언입니다. 우리는 영화를 집에서나 모바일로 볼 때 재미없는 장면은 획획 지나가고 재미있는 장면을 2번씩 보기도 합니다. 정성일 평론가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영화는 지루해도 그 지루함을 다 견디고 나서 흐르는 멋진 영상을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지 그냥 재미있는 장면만 골라 보는 체리피커들은 영화를 제대로 감상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 행동을 해봤습니다. 재미없는 장면은 그냥 건너 뛰고 본 적이 있는데 다 보고 나니 정말 이런 식으로 보면 재미가 없구나를 깨닫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새겨들을 이야기가 또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나는 이미지 딱 하나만 잡아서 글을 쓰라고 하네요. 지루하고 재미없고 아무런 이미지가 머리에 안 떠오르면 그냥 재미없었다라고 쓰면 되고 뭔가 하나이 이미지가 딱 떠오르면 그걸 검색을 하던 책을 찾던 해서 그 답을 찾으라고 합니다.
제대로 옮겨 적었는지 모르겠네요. 대충 메모해서 적다 보니 정성일 평론가의 강의를 곡해한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지만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서 소개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