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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메이저가 빠져서 아쉬웠던 2015 서울국제도서전

by 썬도그 2015.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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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지만 도서관련 페스티벌이나 전시회 축제를 돌아다녀보면 한결같이 도서 할인 축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 중반 홍대 주차장에서 하는 초기의 '와우북페스티벌'은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운치도 있었습니다. 주차장 중간에 책 교환 장소를 만들어 놓아서 내가 다 읽은 중고책을 한 권 주면 다른 분이 가지고온 중고책 1권을 교환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아이들이 책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행사 등 꽤 볼 것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네이버라는 거대한 포털 회사가 후원을 해서 지원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아기자기함과 실용적인 모습은 다 사라지고 오로지 책 할인 판매 행사로 변질되어서 안 갑니다. 파주북소리 축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자들의 친필 싸인회도 있고 강연도 있긴 하지만 한국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몇이나 될까요? 썼다 하면 대박이 나는 신간이 기다려지는 저자는 많지 않습니다.


콘텐츠의 부실이 도서 관련 축제와 행사와 전시회의 문제입니다.거기에 한국 사람들은 책을 당장 도움이 되는 책들만 봅니다.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 카테고리가 2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실용서, 하나는 아동서적. 둘의 공통점은 즉각적인 흥미와 도움이 되는 책만 본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바로 도움이 되는 책만 보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 어떻게 책 문화가 커지길 바라겠습니까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2015 서울국제도서전을 들렸습니다.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2015 서울국제도서전은 아픔이 있었습니다.  



지난 4월인가 5월에 전시회를 열려고 했는데 갑자기 터진 무능 정권의 아이콘인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무기한 연기 되었습니다. 전시회 1주일도 안 남은 상태에서 메르스의 2차 진앙지인 삼성서울병원의 근거리에 있는 강남 코엑스는 직격탄을 맞았고 서울국제도서전은 연기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을에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당연히 규모는 축소되었습니다. 예전엔 코엑스 .A홀을 썼었는데 2015 서울국제도서전은 3층 D홀에서 하네요. D홀도 큽니다만 메인 홀이 아니라서 좀 아쉬운 점이 많죠. 




복도에는 볼로냐라가치 수상작들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이 볼로냐라가치는 어린이 도서전으로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매년 열립니다. 세계적인 아동도서들이 소개되죠. 



전시회장에 들어가니 입구에는 신경숙 사태에서 한 발 빗겨나간 문학동네가 있네요. 신경숙 사태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정말 좋아했던 아니 유일하게 추종하는 소설가였는데 잘못된 선택으로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전 다른 작가의 작품을 참고할 수 있고 배꼈다고 해도 그거 인정하고 앞으로 주의하겠다라고 하면 좋았을텐데 끝까지 안이한 대응을 하는 신경숙 작가의 모습에 큰 실망을 했습니다. 

미려한 문체는 잘 쓰지만 사리판단은 좋지 못한 작가라는 생각이드네요. 문학동네는 문학동네 계간지를 90년대 초에 내면서 문화계의 권력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 권력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문학동네는 민음사와 함께 거대한 출판사이고 세계문학전집은 민음사와 함께 추천하는 전집이기도 합니다. 


문학동네는 세계문학전집을 10% 할인해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가격은 온라인에서도 10% 할인 받을 수 있죠. 위에서 말했지만 이런 책 할인 판매는 수 많은 책 관련 전시회와 행사의 단골소재인데 좀 많이 식상합니다. 뭐 색다른 것 없나요? 온라인 보다 더 싸게 팔면 모를까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그런데 좀 이상했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문학동네 말고 눈에 익은 출판사나 서점 이름이 안 보입니다 



국제도서전답게 해외출판사들이 상담을 많이 하는 모습은 무척 보기 좋네요. 해외의 좋은 책을 수입하고 반대로 한국의 책을 해외에 소개하는 만남의 장소의 역할은 아주 잘하는 듯하네요



그러나 을유문화사 같이 좀 이름이 있는 출판사는 거의 안 보입니다.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리디북스의 새로운 전자책리더기 체험을 하기 위해서인데 리디북스도 알리딘도 예스24사도 교보문고도 안 보입니다. 웃기는 것은 제가 알라딘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무료로 관람을 했는데 알라딘이 없네요. 

어이가 없어서 헛 웃음이 절로 나오네요. 


이리저리 둘러보니 서울도서관이 보이네요. 제가 자주 애용하는 도서관입니다. 시내에 나가면 서울시청 앞 서울도서관에 들려서 책을 빌려오곤 합니다. 지금도 제 옆에 한 권있네요. 서울에는 도서관이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지식 사회로 가는 첨병이 도서관입니다. 그러나 우리네 어른들 정말 도서관 안갑니다. 가도 아이들 때문에 가죠

위에서 한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보죠. 아이들 책 읽히는거 그거 아이가 읽고 싶어서 읽나요? 엄마들이 책이 좋은 점을 알기에 손잡고 가는 것이죠. 그렇게 책과 친해지길 바라면서 아이들 어린이 도서관에 데리고 가면 아이도 그 문화에 젖게 되고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하는 아이가 됩니다. 문제는 그 아이가 크면 책 안 읽습니다. 학교 수업에 치이고 입시 교육에 치어서 안 읽죠. 대신 평생 읽을 참고서를 엄청나게 읽습니다. 그 아이가 대학을 가고 졸업을 하면 손에서 책을 놓습니다.

책은 평생 읽어야 하는데 젊었을 때만 읽는 도구로 생각하는 한국 어른들이 태반입니다. 
저도 어머니 아버지가 책 읽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집에 TV 치우고 책을 읽는 부모가 되면 아이도 책 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도 책을 안 읽습니다. 그렇다고 책이 정답이고 책에 삶이 있고 책이 최고다라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책은 좋은 사람입니다. 좋은 사람을 옆에 두면 책 수백권을 읽는 즐거움과 교훈과 가르침을 받습니다.

문제는 그런 사람이 주변에 거의 없는게 문제죠. 그래서 책이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딴 소리를 했네요. 서울도서관에서 준 서울에 있는 동네 도서관 위치와 설명서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제가 사는 구에는 총 4개의 도서관이 있고 4곳 모두 제가 자주 갑니다. 



책 공예품을 파는 곳도 있고 액세사리를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중소 출판사가 많이 참가했네요. 책의 향기는 물씬 풍기는데 메이저 출판사와 서점이 다 참가 안하는 것은 큰 오점입니다. 이게 다 메르스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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