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참 신기한 사물입니다. 보통의 사물들은 자신을 도드라지게 보이는데 있는 힘을 다 쓰거나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보호색으로 자신을 가립니다. 그런데 거울은 자기 색이 없고 외부의 모습을 담아서 자신을 채웁니다. 이 거울은 자신을 보여주기 보다는 남의 생김새를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거울은 "니 자신을 알라"라는 아포리즘이 형상화 된 사물 같습니다. 거울 때문에 인간은 자신을 크게 각성하는 동물이 되고 나라는 주체를 정확하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 거울은 두 개의 세상을 연결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영화관인 KOFA가 시작하면 나오는 영상이 있는데 바닷가에 거울을 잔뜩 세워 놓아서 바다와 해변이 하나가 된 느낌을 주더군요. 이렇게 거울은 두 개의 세상을 연결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란의 설치예술가인 Shirin Abedinirad는 거울을 이용한 설치예술작품을 잘 만드는 작가입니다. 이 작가가 최근에 메소포타미아나 잉카 제국의 피라미드 모양의 거울 설치예술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 작품은 전면을 거울처럼 반사되는 재질로 만들어서 외부의 풍경을 모두 흡수하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2개의 세상이 유기적으로 잘 공존하는 느낌이네요
이 작가분은 거울을 이용한 다른 작품도 만들었습니다. 계단에 반사판을 달아서 하늘을 담았습니다. 하늘과 땅이 바로 링크 되었네요. 저길 걸어서 내려가면 구름을 밟고 내려가는 느낌이겠네요. 단, 치마 입은 여성은 저기로 내려가면 남 좋은 일(?)을 하게 됩니다.
저도 작은 손거울 하고 작은 이젤 하나 사서 반사판 사진을 찍어 볼까 합니다.